PD수첩, ‘장자연 사건’ 조선일보 청와대 압력 의혹 밝히나

홍익표 의원 “청와대 치안비서관까지 압박해 ‘방 사장’ 수사 중지 압력”… 조선일보 측 “전혀 사실 아냐”

2018-07-24 20:53       강성원 기자 sejouri@mediatoday.co.kr

MBC ‘PD수첩’이 24일과 31일 2주에 걸쳐 ‘장자연 리스트’ 사건을 집중 조명하면서 2009년 수사 당시 조선일보가 사주 관련 의혹을 덮기 위해 경찰과 정권을 압박한 정황을 내보낼 예정이다.

앞서 PD수첩은 17일 예고편을 통해 2009년 경기지방경찰청장으로 장자연 사건 수사를 총괄 지휘했던 조현오(63) 전 경찰청장이 당시 조선일보 간부로부터 협박을 받았다는 인터뷰를 공개해 논란이 일었다.

[관련기사 : 조현오 전 경찰청장 “장자연 사건 때 조선일보 협박받았다”]

조현오 전 청장은 PD수첩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조선일보 측에서)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 이름이 거명되지 않게 해 달라고 나한테 협박을 했다”며 “한판 붙겠다는 거냐(고 하더라)”고 폭로했다.

조 전 청장은 또 “조선일보 측에서는 우리 경찰에서 (정보를) 흘리지 않으면 왜 자꾸 그런 이야기가 거론되느냐. 이런 시각을 가지고 굉장히 거칠게 항의했다”며 “‘이명박 정부가 우리(조선일보)하고 한번 붙겠다는 거냐’라는 이야기까지도 했다”고 밝혔다.

MBC ‘PD수첩’은 24일과 31일 ‘고(故) 장자연’ 편 2부작을 방송할 예정이다. 사진=PD수첩 예고편 갈무리.
장자연 사건 수사 때 조선일보의 경찰·청와대 압박 의혹은 지난 23일 민갑룡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도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청문위원인 홍익표 의원은 이날 민 청장에게 “조현오 전 경기청장에 따르면 당시 이동한 조선일보 사회부장, 지금 조선뉴스프레스 대표이사가 경기청을 찾아와서 ‘장자연 사건 수사하러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소환한다는 걸 알고 있다. MB정부랑 조선일보가 한판 붙겠다는 거냐’고 수사 중지 압력을 넣었다고 한다”며 “이런 내용이 24일 MBC ‘PD수첩’ 방송으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당시 조선일보가 조 전 청장뿐 아니라 강희락 경찰청장과 이강덕 청와대 치안비서관 등 경찰 핵심 간부들에게 수사 압력을 넣었다는 것이 취재 결과 드러나고 있다. 이 내용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민 청장은 “네”라고 답했다.

홍 의원은 또 “장자연 사건을 검찰도 재조사한다고 했는데 경찰도 이 사건을 재수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미 조 전 청장은 (조선일보) 압력이 있었다고 했는데 언론 보도 이후에 당시 현직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다시 재조사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홍 의원은 2009년 장자연 사건 수사관이었던 주아무개 경기지방경찰청 형사과 광역수사대 경장이 사건 종결 이후 조선일보와 경찰청이 공동으로 수여하는 ‘청룡봉사상’을 받고 1계급 특진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디어오늘 확인 결과 홍 의원의 주장과 달리 주 경장(현재 경위)은 당시 장자연 수사 전담팀에 속해 있지 않았다. 주 경위는 2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경기청 광수대 인원이 50명이 넘는데, 나는 거기서 근무했을 뿐이지 장자연 수사팀에 들어가지도 않았다"며 "나는 조직폭력배 수사팀에서 살인 사건 수사로 특진한 사람이고 당시 (장자연 사건으로) 분당경찰서에 가서 수사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홍 의원의 질의가 끝난 후 민 청장은 “나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홍 의원이 당부한 그런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민 청장은 24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된 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신임 경찰청장 임명장을 받았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수석부의장. 사진=민중의소리
미디어오늘은 홍 의원이 제기한 조선일보의 청와대 압력 의혹에 대해 당시 청와대 치안비서관이던 이강덕 포항시장 측에 사실관계를 물었지만, 이 시장 측은 “그런 주장을 처음 들었다”며 “이 시장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시장 측 관계자는 “PD수첩 측으로부터도 공식 취재 요청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장자연 사건 때 조선일보 사회부장이던 이동한 조선뉴스프레스 사장은 지난 20일 미디어오늘에 “본인은 조현오 전 청장에게 어떤 형태로든 압력으로 느낄 수 있는 말을 전달한 사실이 전혀 없다”면서 “또한 수사 과정에서 조 전 청장을 만난 일이 없으며 통화한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PD수첩은 이날 방송되는 ‘고(故) 장자연’ 편에서 최근 검찰 재수사 결과 장자연씨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조선일보 기자와 사건 발생 장소에 함께 있었던 동료 배우의 증언 등을 내보낼 예정이다.

제작진은 “당시 경찰은 장자연 사건을 수사하던 중 장자연과 그의 가족 계좌에서 100만 원권 이상의 고액 수표가 약 1억 원가량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그중에는 누구나 다 아는 유명 주류 회사의 A회장 이름도 있었다”며 “수표의 출처를 추적하던 중 2008년 1월 같은 날, A회장과 장자연이 같은 편의 비행기를 타고 필리핀 세부로 향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기사 수정 : 7월 25일 15시 1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