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국방부 대변인 설전 “장관 정신 혼미해졌나”

송영무-민병삼 공방 확인요구 묵묵부답에 기자들 질문공세 “인격모독은 삼가야” “이해안돼 쓴 말, 심려끼쳤다면 사과”

2018-07-26 20:39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민병삼 100국군기무대장(육군 대령)의 계엄문건 진실공방과 관련해 국방부 대변인과 기자들도 설전을 벌였다. 국방부는 송 장관이 계엄문건이 문제될 게 없다고 했다는 민병삼 부대장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면서도 구체적인 설명을 해주지 않아 기자들의 거센 질문 공세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한 기자는 송 장관이 정신이 혼미해진 것이냐는 거친 표현을 쓰기도 했다.

26일 국방부에서 열린 대변인 정례 브리핑에서 기자들은 전날 기무사의 국회 국방위원회 제출 보고서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국방부 입장을 따져물었다. 국방부는 25일 저녁 기자들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국회 국방위에 제출된 이른바 국군기무사령부 보고서 내용과 관련, 송영무 장관의 기무사 관련 언급 내용은 사실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다”며 “민병삼 대령(100기무부대장) 자신이 장관 동향 보고서를 작성하여 사실이 아닌 것을 첩보사항인 것처럼 보고하는 행태는 기무 개혁의 필요성을 더 느끼게 하는 증거가 될 뿐”이라고 밝혔다.

앞서 민병삼 부대장은 24일 국회 국방위에 출석해 “장관은 7월9일 오전 간담회에서 ‘위수령 검토 문건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내가 법조계에 문의해보니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한다. 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다만 직권남용에 해당하는지 검토해보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세계일보 박수찬 기자는 26일 브리핑에서 “국방부의 일반적인 입장이라기보다는 비난 성명에 가깝다”고 평가했고, TV조선 안형영 기자는 “장관과 기무사 대령 간에 말이 뭐가 진실이냐가 수사대상은 아니지 않습니까? 피해 나가면 안 된다”고 따졌다. 안형영 기자는 “그러면 이 4쪽 짜리 문건 중에 어떤 내용이 사실이 아닌지를 명확하게 얘기를 해주셔야죠”라고 요구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에 “관련 사안에 대해서만 말씀드렸다. 그 입장에 대해서는 우리가 이미 여러 차례 말씀드려서 추가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했다.

안형영 TV조선 기자가 송 장관이 ‘위수령은 잘못이 아니다’라고 했다는 말은 지난 3월에 문제가 됐던 법무관실에서 작성했던 문건과 관련된 것이라고 얘기하는 것이냐고 묻자 최 대변인은 “저희는 그렇게 보고 있다”고 답했다. 안 기자는 “그러니까 지금 장관이 얘기하신 것은 3월에 얘기한 위수령 문건이 문제가 안 된다는 것이지, 기무사 문건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는 거잖아요. 그렇죠”하고 따졌다. 이에 최 대변인이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그랬더니 안 기자는 “아니, 지금 이렇게 난리가 났는데 지금까지 확인을 안 하시면 어떻게 돼요”라고 따졌다.

▲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이 26일 정례브리핑에서 TV조선 안형영 기자 등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e브리핑 영상 갈무리
안 기자는 특히 “말이 안 되잖아요. 지금은 그렇게 이해한다고 그래놓고. 법무관실은 지난 3월에 문제됐던 것이 다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는데 왜 갑자기 직권남용으로 얘기를 하느냐. 법무관리관이 지금 기무사 관련 수사 진행과 관련해서 앞으로 계획을 설명해 주겠다고 얘기를 하는데 앞뒤가 안 맞잖아요. 장관님이 정신이 혼미하신 겁니까? 갑자기 기무사 문건에 대해서 설명하는데 장관님이 3월에 위수령 문건을 가지고 얘기합니까? 말이 안 되잖아요”라고 비판했다.

이를 듣던 최 대변인은 “그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시니까 그럴 수도 있고요. 지금 말씀을 조금 삼가주시면 좋겠습니다. 표현을”이라고 말했다.

안 기자는 “뭘 삼가를 해요?”라며 “앞뒤가 안 맞으니까 말씀드린 것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안 기자가 왜 3월 얘기가 나오느냐고 얘기한 것은 KBS의 최초 보도에 대한 국방부 입장에 해당 송 장관의 언급이 나오는 것과 관련이 있다. KBS는 지난 12일 KBS <뉴스9> 톱뉴스 ‘[단독] 송영무 국방 “기무사 위수령 검토 잘못한 것 아냐” 발언 파문’에서 송 장관이 기무사의 위수령 문건 검토가 문제될 게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국방부는 그날 밤 기자들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사실이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지난 3월경에 위수령과 관련한 수방사 문건에 대해 ‘청와대를 경호하는 수방사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계획을 작성할 수는 있으나, 선량한 시민을 그 대상으로 했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바 있음”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사실관계를 심대히 왜곡한 위 보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정정보도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안 기자는 기무사가 국방장관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게 잘못됐다고 보느냐고 묻기도 했다. 최 대변인이 ‘제가 대답하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답하자 안 기자는 “제가 왜 이런 말씀을 드리는 거냐 하면 지난 정부에서 장경욱 전 기무사령관도 당시 장관에 인사문제를 청와대에 보고했다가 경질된 적이 있다. 그러면 이것도 잘못된 것이라고 봐야 되겠네요”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국방부 측에서는 안 기자의 일부 표현은 지나친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왔다. 군의 한 관계자는 25일 “인격모독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국방부 대변인의 답변이) 답답해도 기자가 그래도 되느냐. 말을 가려서 해야지, 장관을 정신이 혼미한 사람으로 폄훼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형영 TV조선 기자는 2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정신이 혼미해졌다는 표현은 국방부가 얘기한 3월달 위수령 문건은 이미 국방부 감사관실을 통해 문제 없는것으로 결론났는데 갑자기 법무관리관이 기무사 문건을 얘기하는데 언급했다는게 도무지 이해가 안돼서 만약 그렇다면 헛갈려도 이렇게 헛갈릴수 있냐는 의미로 쓴 것”이라고 밝혔다.

안 기자는 “국방부는 어제 민영삼 대령의 발언은 사실이 아닌것을 첩보사항인양 보고했다는 했는데, 기자들이 사실이 아닌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여러차례 얘기했다는 답변 이외에 사실여부를 확인해주지 않았다”며 “또한 확인해보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9일 간담회 대화에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도 확인하지 않고 대응한 것이어서 이해할수 없다”고 말했다.

안 기자는 “정신이 혼미했다는 표현에 당사자인 송영무 장관이나 가족, 주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렸다면 사과드린다”고 답했다.

기무사가 장관을 감시 견제하는 것이 잘못된 일이냐고 물은 것에 대해 안 기자는 “국방부의 의견을 물은 것”이라면서도 “기무사령관은 장관의 부하인 동시에 통수권자인 대통령을 보필하면저 장관을 감시 견제해왔고, 지난 정부때 장경욱 전 기무사령관도 그런 일을 하다 경질된 적이 있다. 장경욱 전 기무사령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다른 기무사 장성들과 지지 선언을 한바 있다”고 말했다.

▲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군기무사령부의 촛불집회 계엄령 문건 작성과 관련해 독립수사단 구성을 지시한 것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