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노회찬 타살’ ‘문재인 뇌출혈’ 허위정보 적극 배열했다

유튜브가 직접 배열한 인기영상 450건 분석, 허위정보·극단적 콘텐츠 다수에 저작권 위반 콘텐츠도 못 걸렀다

2018-07-31 12:38       금준경 기자·이소현 대학생 기자 teenkjk@mediatoday.co.kr

유튜브가 직접 배열한 ‘인기영상’ 목록에 소위 ‘가짜뉴스’로 불리는 허위정보, 극단적 주장이나 음모론을 제기하는 콘텐츠가 다수 포함됐다. 유튜브가 모든 콘텐츠를 심의할 수는 없지만 적극 배열하는 콘텐츠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미디어오늘이 유튜브 ‘인기영상’ 상위 30개를 15일(7월9~27일 평일 기준)동안 분석한 결과 허위정보, 자극적 정보, 저작권 위반 콘텐츠가 다수였다. 인기영상은 유튜브 모바일과 PC화면에서 ‘인기영상’탭을 클릭하면 나오는 영상 리스트로 맞춤형 콘텐츠가 제공되는 메인화면과 달리 모든 이용자에게 같은 콘텐츠를 배열한다. 유튜브에 따르면 유튜브 인기영상은 조회수, 조회수 성장률, 동영상 게시 기간 등을 반영해 배열한다.

유튜브는 극단적 성향의 콘텐츠가 많아 ‘가짜뉴스’ 유통 플랫폼이라고 비판받는다. 물론, 유튜브 콘텐츠 양이 많고 일괄 기준을 적용하기 모호한 경우가 많아 유튜브가 문제 콘텐츠를 일일이 심의하고 가려내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인기영상’은 네이버가 모바일 메인에서 직접 기사배열 하는 것처럼 플랫폼이 직접 매일 80여건의 영상을 배열하기에 문제 콘텐츠의 확성기 역할을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 유튜브 인기영상 뉴스 콘텐츠 순위. 디자인=이우림 기자.

▲ 유튜브 인기영상 장르별 순위. 디자인=이우림 기자.

조사대상 기간 인기영상 450건 가운데 뉴스·시사 콘텐츠는 143건으로 나타나 유튜브에서 뉴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이어 코미디·오락(71건), 체험·관찰(42건), 음악(29건), 영화(24건), 음식(24건), TV프로그램(20건), 토크(17건), 스포츠(11건), 애니메이션(11건), 게임(10건) 순이었다. 

이 가운데 극우보수성향의 인터넷 방송 콘텐츠(55건)가 가장 주목 받았다. 진보성향의 인터넷 방송 콘텐츠(4건)를 압도했다. 해당 콘텐츠는 레거시미디어에 해당하는 신문·방송 콘텐츠(43건)보다도 주목받았다. 이는 저작권 위반 콘텐츠를 제외한 수치다.

극우보수성향 인터넷 방송 인기콘텐츠를 채널별로 보면 ‘황장수 뉴스브리핑’(13건), ‘팬엔드마이크 정규재’(9건), ‘뉴스타운TV’(5건), ‘태평TV’(4건), ‘높바람’(3건) ‘신의한수’(3건), ‘뱅모’(3건), ‘윤창중 칼럼세상TV’(2건), ‘엄마방송’(2건), ‘조갑제TV’(1건), ‘고성국TV’(1건) 순이었다. 이들 콘텐츠에는 극우보수성향 논객인 황장수, 정규재, 김진, 조갑제, 고성국, 윤창중, 주옥순 등이 출연한다.

이들 채널 가운데 일부는 의혹을 부풀리거나 음모론적인 콘텐츠를 쏟아냈다. LA시사논평TV는 “문재인 최악상태 재기불능(?)”이라는 제목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뇌출혈로 쓰러졌다는 내용의 건강이상설을 다뤘다. ‘신의한수’는 “문재인의 이상한 행동과 건강이상설” 제하의 콘텐츠를 내보냈다. 이 방송에서 출연자는 “인지능력이 없다고 할지 배울수도 없는 것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긴급속보...트럼프는 경고했고! 문재인을 더 이상 남한의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문재인은 무기징역에 처하여야 마땅하다 충격” “CIA 기밀문서가 문재인을 박살냈다!” 등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한 콘텐츠가 많았다.

▲ 유튜브 인기영상 가운데 허위정보나 편향적 내용을 담은 콘텐츠 화면 갈무리.

고 노회찬 의원의 타살설 뉴스도 이어졌다. 태평TV는 “노무현 유서와 노회찬 유서의 작성자는 동일인이다” “노회찬 누가 왜 죽였나? 자살 위장 타살의 비밀과 금도굴 범죄” 콘텐츠를 통해 노회찬 의원이 타살이라고 단정했으며 ‘잔치국수 먹방’으로 논란이 된 뉴스타운TV역시 “노회찬 의원 투신 자살...의심되는 타살 의혹?”(뉴스타운TV) 콘텐츠를 통해 타살설을 다뤘다.

안희정 사건과 관련한 영상 “전 김지은씨가 더 웃깁니다”는 “핫이슈 충격적인 비밀”이라는 문구로 시작해 “김지은 지금이라도 양심선언 하시길. 성폭행 아니예요 서로좋아한거 맞아요” 등의 내용이 기계음성으로 나온다.

뉴스 콘텐츠 143건 가운데 저작권 위반 콘텐츠도 20건이나 있었다. 저작권 위반 콘텐츠는 채널A 등 방송뉴스 화면에 방송사 로고를 가리고 내보낸 콘텐츠, 팟캐스트나 라디오 방송에 이미지를 넣은 콘텐츠, 신문·인터넷 신문의 기사를 텍스트로 만들고 기계음이나 이미지를 넣어 내보내는 방식이다.

▲ 유튜브 인기영상 가운데 저작권 위반 콘텐츠 갈무리.

이처럼 유튜브는 공적 성격이 강한 뉴스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양질의 뉴스를 배열하는 데는 소극적이다. 

유튜브 전 엔지니어인 기욤 샤스로는 지난 2월 가디언을 통해 “체류시간에만 집중된 유튜브 추천 시스템은 필터버블과 가짜뉴스를 발생시킬 수밖에 없었다”며 “유튜브 동영상의 품질과 다양성 개선을 위한 알고리즘 수정방안을 제시했지만 채택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앞서 2016년 미국대선 기간 가디언이 유튜브의 자동추천영상을 분석한 결과 643개의 편향 콘텐츠 중 551개가 트럼프를 지지하는 내용으로 나타났다. 이용자 체류시간을 늘리려는 상업적인 목적이 유튜브의 문제적 콘텐츠 배열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미디어오늘은 저작권 위반 콘텐츠, 허위정보 콘텐츠 등의 링크를 보내며 구글코리아가 이 같은 콘텐츠를 인기 영상에서 거르지 않는 이유를 물었다. 구글코리아는 “정책에 위배되는 영상이 발견될 때에는 검토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이러한 영상을 걸러낼 수 있는 알고리즘과 시스템을 훈련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원칙적인 입장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