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디지털 성범죄 대응 본격화

방통위 디지털 성범죄 영상 4584건 적발·297개 ID 수사의뢰, 방통심의위 전담팀 만들고 텀블러에도 대응

2018-07-31 16:43       금준경 기자 teenkjk@mediatoday.co.kr

정부와 심의기구가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 유통 차단과 제재를 본격화하고 있다. 

통신 사업자 규제 권한이 있는 방송통신위원회는 31일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 유통 집중점검’ 중간결과와 후속조치를 발표했다. 51개 웹하드 사업자를 대상으로 점검한 결과 4584건의 디지털 성범죄 영상을 적발했다. 방통위는 관련 영상유통이 많은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할 계획으로 문제가 발견되는 사업자에 과태료, 등록취소 요청 등 처분을 내린다.

또한 방통위는 디지털성범죄 영상물을 유포하고 돈을 버는 상습 유포자 297개 ID를 적발하고 형법상 음란물 유포죄 등 처벌을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이번 중간점검 결과발표는 방통위를 비롯한 관련 기관이 디지털성범죄 영상물의 유통을 뿌리 뽑기 위해 확고한 의지를 갖고 대응하고 있으며,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여 부당한 이득을 얻는 행위는 반드시 처벌받게 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 문재인 정부와 심의기구가 디지털성범죄 문제에 국내 사업자 제재, 해외 사업자 자율규제 협력 등 적극 대응하고 있다. ⓒiStock

통신 콘텐츠 내용 심의를 담당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적극 대응에 나섰다. 4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디지털 성범죄대응팀’을 신설했다. 디지털성범죄대응팀은 지난 4월 신설 이후 3달 동안 5438건의 성 관련 불법촬영물에 시정요구, 자율규제를 결정했다. 평균 10.9일이 소요되던 처리기간은 3.2일로 줄었다.

방통심의위는 해외사업자인 텀블러와 접촉해 자율규제 협력도 이끌어냈다. 텀블러는 미국 SNS사이트로 국내 법이 적용되지 않는 탓에 국내 이용자들이 음란물과 디지털성범죄 영상을 올리는 공간으로 변질됐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4월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열고 피해자 지원 정책을 선보이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디지털 성범죄 영상 삭제 비용을 유포자에게 청구하는 내용의 규칙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9월 ‘디지털 성범죄 피해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지난달 6일 방송통신위원회·여성가족부·경찰 등은 이를 구체화해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 유통이 많은 사업자에 대한 현장 조사 및 행정처분 강화 △성범죄 영상물 상습 유포자 및 방치·조장하는 사업자 경찰 수사의뢰 △음란성이 명백하지 않아 심의가 필요한 경우 방통심의위 긴급심의 요청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을 이용한 불법 광고행위 차단 등 유통방지 대책을 위해 범정부 차원의 협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 성범죄 영상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적극 대응 기조를 보인 건 문재인 정부가 처음이다. 다만,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는 만큼 디지털 성범죄 영상 대응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국회에서도 법안 발의가 이어지고 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6월5일 경찰 등 수사기관 요청시 방통심의위가 불법촬영물을 즉시 삭제, 차단할 수 있도록 명령하는 내용을 담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지난 6월28일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형사소송 과정에서 압수한 디지털 성폭력 범죄 영상물과 사진의 재유포를 막기 위해 관련 압수물을 폐기할 수 있도록 하는 ‘형사소송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