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위원 셀프민원 ‘추적60분’ 천안함편 “문제없다”

천안함 다룬 KBS ‘추적60분’, 합리적 의혹제기에 반대 입장 충실히 반영해 전원합의 ‘문제없음’

2018-08-02 21:30       금준경 기자 teenkjk@mediatoday.co.kr

KBS ‘추적60분’이 또 다시 천안함 의혹을 다뤘고 제작진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다시 불려왔다. 그러나 법정제재를 받고 소송전까지 이어졌던 이전과는 다른 결론이 나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는 2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지난 3월28일 방영된 KBS ‘8년 만의 공개, 천안함 보고서의 진실’을 심의한 결과 ‘문제 없음’ 결정했다. ‘추적60분’은 민군합동조사단의 조사보고서와 달리 국방부가 제공한 CCTV영상이 원본이 아닐 수 있고 사건 당시 해병대 초소에서 천안함을 촬영한 TOD영상이 사실과 다를 수 있다는 의혹을 다뤘다.

방송 뒤 논란이 이어졌다. 자유한국당 추천 김석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지난 4월 전체회의에서 “한쪽의 편향된 주장만 담았다. 공영방송의 가치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이어 방통심의위 통신심의소위원회 소속인 한국당 추천 이상로 위원이 직접 민원을 넣고 사무처에 심의를 재촉했다.

▲ 지난 3월 방영된 KBS '추적60분' 화면 갈무리.

이상로 위원을 비롯한 민원인들은 ‘추적60분’이 △과학적으로 검증이 끝나고 결론이 난 사안에 근거 없는 의혹과 음모를 제기하고 △민주당 의원 인터뷰만 방송하며 일방적 내용으로 구성하고 △신뢰하기 힘든 인양업체 관계자 등 비전문가들의 개인적 견해를 사실인 것처럼 방송하고 △생존자나 유족의 증언, 당시 조사에 참여했던 해외 전문가들 의견을 방송하지 않아 부적절하다고 문제제기했다.

방통심의위에 출석한 강윤기 KBS TV프로덕션3팀장은 민원 내용을 반박했다.

강 팀장은 “김영철 방한으로 천안함 논란이 다시 불거졌고, 사회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모두가 합의할 결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보고서 자체를 불신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결론이 맞다고 해도 중요한 자료의 팩트가 사실과 다르면 지적하고 고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방송 내용 가운데 비전문가들의 설득력 떨어지는 의혹제기가 많다는 민원에 강 팀장은 “신상철씨가 등장하지만, 이 분이 주장하는 다른 논리는 담지 않고 CCTV영상이 원본이 아니라는 의견만 담았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국내 최고 영상전문가 등에게 물었다”고 말했다. 강 팀장은 “인양업체쪽에 인양 관련 내용을 물었다. 30년 넘게 인양작업한 전문가이고 천안함 인양에도 참여했다”고 밝혔다.

강 팀장은 다른 쟁점에도 △결론을 단정하지 않고 CCTV영상이 원본이 아니고 TOD영상에 드러난 의문 등 해소되지 않는 의혹을 제기하고 반론도 충실히 담았고 △민주당 뿐 아니라 바른미래당,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입장도 같은 분량으로 담았고 △인양 전문가에게 인양 관련 문제를 묻는 등 전문성을 벗어난 인터뷰를 하지 않았고 △합동조사단 출신 인사들에게 여러 차례 입장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 2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 회의. 사진=방통심의위 제공.

박상수 위원(바른미래당 추천)은 방송에 천안함 생존 장병들이 등장하지 않은 걸 지적했다. 그러자 강 팀장은 “우리는 조사보고서를 다뤘기에 대상은 국방부, 민군합동조사단이라고 생각했다”며 “생존 장병은 KBS가 다른 프로그램에서 다룬적 있다. 고민했으나 보고서 내용을 다룬다는 취지에는 맞지 않다고 봤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강 팀장은 생존장병을 다루는 후속보도를 하겠냐는 질문에 “계획은 없지만 장병들의 상처와 고통을 나누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기회가 된다면 제가 하고 싶다”고 말했다.

논의결과 여권 추천 허미숙·심영섭·윤정주 위원을 비롯해 바른미래당 추천 박상수 위원도 ‘문제 없음’을 결정했다. 박상수 위원은 “전반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허미숙 부위원장은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사건을 보도하면서 공정성과 균형성을 유지했는지, 당사자들 의견을 편견없이 반영하려 했는지 등을 살폈다”며 “의견진술에 설득력이 있다”고 밝혔다.

방통심의위가 천안함 의혹을 다룬 KBS ‘추적60’분을 심의한 건 처음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방통심의위는 ‘추적60분’ 천안함편에 법정제재인 ‘경고’를 결정했다. 그러나 이어진 소송에서 방통심의위가 패소해 제재 처분은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