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복원성불량 내부결함” vs “내부요인 설명안돼”

선체조사위, 침몰원인 기자간담회장도 위원간 팽팽 “솔레노이트 고착 후 침수” “기익 소음 발생후 급격히 기울어”

2018-08-06 21:14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세월호 침몰원인을 조사해온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위원장 김창준·선조위)는 6일 두가지 안을 담은 보고서 내용을 언론에 발표했다. 이로써 선조위는 1년4개월 간의 활동을 종료한다.

선조위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위원들이 3대 3대으로 나뉘어진채 침몰원인을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김창준 선체조사위원장은 “참사원인에 대해 일치된 의견을 얻지 못했다. 국민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권영빈 소위원장은 일치된 의견을 얻지 못했다고 참사원인을 찾는데 실패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김창준 위원장, 김영모 부위원장, 김철승 위원 등 3인은 복원성 불량 상태에서 솔레노이드밸브 고착으로 인해 연쇄 침수를 일으켜 침몰했다는 ‘내인설’을 담았다.

내인설 : 복원성 불량-솔레노이드밸드 고착

김창준 위원장은 내인설을 두고 “대단히 불량했던 복원성에서 출발했다. 고박 상태가 부실했고, 사고 발생시 침수 침몰 지연시킬 수밀구역의 수밀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한마디로 출항해서는 안됐던 배였다는 것이 내인설의 결론”이라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 등은 복원성이 불량한 상태로 운항중이던 세월호가 2014년 4월16일 오전 8시26분경 수동조타로 변경됐는데 오전 8시48분57초경 세월호 2번 타기펌프의 파일럿 밸브에 부착된 솔레노이드 B밸브 고착현상이 발생해 (조)타가 통제불능상태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세월호가 이 때문에 8시49분13초부터 8시49분39초까지 26초 동안 선수방위각이 34도나 변하는 등 급선회를 하면서 제대로 고박되지 않은 화물이 쏟아지면서 45도 이상 기울어지는 횡경사를 발생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후 해수가 세월호의 통풍구-핀안정기실-맨홀-기관장비으로 연쇄 유입돼 전체가 침수됐다고 결론 내렸다.

▲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권영빈 위원등이 지난 1일 세월호 좌현 핀 안정기 쪽 선체 손상 부위를 촬영한 영상. 사진=선조위 영상 갈무리
권영빈 제1소위원장, 이동권 위원, 장범선 위원 등 3인은 선체 내부의 요인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며 외력 가능성도 배제해선 안 된다는 ‘열린안’을 담았다.

열린안 : 끼익 소음후 기울어, 내부 요인으론 설명안돼…외력 배제못해

권영빈 소위원장은 “열린안이라고 입장을 정했다. 외력 부분에는 3인의 입장이 갈리지만 우리는 열린안이라는 하나의 입장으로 모아갔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무엇보다 내인설을 주장하는 위원들과 객관적 데이터인 복원성부터 다르게 해석했다. 권 소위원장은 “세월호 선체 인양후 나타난 객관적 사실 근거해 조사해본 결과 세월호 복원성은 좋았다. 복원성 수치 중 G0M 0.59~0.6 정도로 판단했고, 라파 코리아 측의 통보도 0.612로 참사 당시 상당히 양호했다”고 설명했다. 화물 고박에도 권 소위원장은 “화물 고박 규정 위반했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고박 부실이 침몰 원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외력설의 흔적을 두고 권 소위원장은 “8월1일 저와 이동권 위원과 목포신항에서 선체 내부를 봤는데 좌현 핀안정기실 내부 데크스토어라는 긴 창고 내부의 대변형을 발견했다. 리프팅빔으로 가려져있던 선체 외판에 외부충돌로 의심할 흔적을 발견했다. 외부 충돌이 없다는 입장이 선체의 흔적으로 부정됐다”고 했다.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은 인천행 타기펌프와 제주행 타기펌프가 있는데, 고착된 것은 인천행 타기 펌프였다. 권 소위원장은 “인천행 타기 펌프를 제주에 갈 때 사용했겠느냐. 저는 아니라고 봤지만 장범선 위원은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설령 솔레노이드밸브가 고착됐다고 해도 우현 급전타를 만들어냈는지에는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 ‘열린안’의 주장”이라고 밝혔다.

▲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6일 서울 중구 저동 사무실에서 활동을 종료하면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외력의 정체가 뭐냐는 질문에 권 소위원장은 “외력가능성을 조사해야 한다는 일치된 의견이었다. 외력이 존재했는지 여부는 3인 위원의 판단에 차이가 있다. 외력검증TF의 활동이 외력의 정체를 찾는 활동이 아니라 존재의 가능성을 찾는 활동이었기에 외력 정체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범선 위원은 “착저(배가 해저에 닿는) 과정에서 손상됐으리라 생각하는데, 그 보다 선체가 훨씬더 많이 찢어진 게 확인됐다. 덮을 수 없고, 분석해서 원인을 찾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대로 내인설 결론을 낸 위원들은 외력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김철승 위원은 “예를 들어 자동차 접촉사고로 외판에 스크래치가 생겼는데, 내부 기관도 엉망이고 다 부서져있다는 얘기와 같다. 이런 상식적이지 않은 상황에 외부충격설 주장은 납득이 안된다. 미수습자를 찾기 위해 B데크 선수에 들어갔더니 가로 방향으로 균열이 있었다. 계속 진행될 염려가 있었기 때문에 원형타입으로 이를 막기 위해 조치했다. 핀안정기 뿐 아니라 외프레임 등 다른 곳도 다 엉망이다. 하필 왜 핀안정기만 문제삼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미확인 수중물체가 받았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김창준 위원장도 “내인설의 입장에서 외력설은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고 했다.

다른 외력 가능성… 앵커 침몰 가능성은?

핀안정기 주변의 외력 외에 다른 곳에 작용한 외력의 흔적은 없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권영빈 소위위원장은 “구상선수부 아래쪽에 보면 비틀림이 약간 있다. 외판 손상 용역에서는 건조과정에서 수리 과정에서 좌우 불균형을 낳을 수도 있다는 해석했다. 일단 우리는 증거를 좀더 모으기 전에 외부 흔적에 대해 판단을 하지 않았다. 이것이 다 외력의 흔적이라서가 아니라 왜 이런 손상이 발생됐는지 열어놓고 정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답했다.

김지영 감독의 영화 ‘그날 바다’ 등에서 제시된 ‘좌현 앵커 침몰설’을 두고 권 소위원장은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럽다”면서도 “앵커설은 가설의 옳고 그름이 떠나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했다고 본다. 영화 ‘그날 바다’를 많은 관객이 본 건 진상규명 열망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권 소위원장은 “세월호 앵커설, 또는 항적이동설이 내용으로 충실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여전히 그 부분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 선조위 차원에서 닻 충돌설은 작은 테마로 조사해서 몇가지 확인된 사실이 있지만 추가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열어두자는 결론을 냈다. 이는 개인적 의견”이라고 답했다.

뉴스타파 기자 ‘권 위원 스킬이 늘었다’ vs ‘모욕적 언사’ 갈등빚기도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뉴스타파 기자와 제1소위원장이 갈등을 빚기도 했다. 김성수 뉴스타파 기자는 권 소위원장을 두고 “스킬이 늘어서 그런지”라는 표현을 썼다. 김 기자는 ‘권 소위원장이 내인설 주장을 검경합수부 주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든지, 세월호가 복원성이 좋은 상태라고 SNS 상태로 홍보를 하고 계시다’, ‘권 소위원장 등의 안을 보고 좋아할 사람은 청해진해운 등 선사이겠구나’라는 평가가 있는데 어떤 견해인가라고 물었다.

이를 들은 권 소위원장은 “기자가 모욕적인 언사를 했다. 스킬이 늘었다니요. 선조위 활동하면서 언론인터뷰한적 거의 없다. 현장에서 묻는 말에 대답했을 뿐이다”라고 말하자 김성수 기자는 “그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드리겠습니다”라고 사과했다.

권 소위원장은 “솔레노이드밸브 고착이 확인됐다는 것 외엔 다른 내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건 검경합수부 내용과 대동소이하다”고 말했다. 그는 청해진 해운이 좋아하겠다는 지적에 대해 애초 답할 가치가 없다고 했으나 이후 “청해진 해운 책임은 솔레노이드밸브로 결론이 난다거나 외력설에 의해서였다거나 해도 희생자를 구하지 않은 청해진 해운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외력설이 면죄부를 주는 것 아니다”고 말했다.

▲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6일 서울 중구 저동 사무실에서 활동을 종료하면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왼쪽부터 권영빈 위원, 김창준 위원장, 김영모 부위원장. 사진=조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