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9월 남북정상회담은 종전선언 발걸음”

광복절 경축사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인’ 인식 중요”… ‘건국’ 언급 없이 ‘3·1운동·임시정부’ 강조

2018-08-15 11:59       강성원 기자 sejouri@mediatoday.co.kr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제73주년 경축사에서 “남북관계 발전은 북미관계 진전의 부수적 효과가 아니라 오히려 남북관계의 발전이야말로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시키는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열린 ‘제73주년 광복절 및 정부수립 70주년 경축식’ 경축사에서 “이틀 전(13일) 남북고위급회담을 통해 ‘판문점 회담’에서 약속한 가을 정상회담이 합의됐다”며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정상 간에 확인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가기 위한 담대한 발걸음을 내딛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남북과 북미 간의 뿌리 깊은 불신이 걷힐 때 서로 간의 합의가 진정성 있게 이행될 수 있다”면서 “남북 간에 더 깊은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북미 간의 비핵화 대화를 촉진하는 주도적인 노력도 함께 해 나가겠다.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인이라는 인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선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다. 내년 8·15는 정부 수립 70주년이기도 하다”며 “국민주권은 임시정부 수립(1919년)을 통한 대한민국 건국의 이념이 됐다”고 강조했지만, 올해 경축사에는 ‘건국’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최근 자유한국당 등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다시 불을 지피는 ‘1948년 건국절’ 논란에 빌미를 주며 불필요한 역사 갈등을 촉발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읽힌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오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열린 ‘제73주년 광복절 및 정부수립 70주년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했다. 사진=KTV 생중계 화면 갈무리.
문 대통령은 이날 “오늘은 광복 73주년이자 대한민국 정부수립 70주년을 맞는 매우 뜻깊고 기쁜 날”이라며 “구한말 의병운동으로부터 시작한 우리의 독립운동은 3·1운동을 거치며 국민주권을 찾는 치열한 항전이 됐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우리의 나라를 우리의 힘으로 건설하자는 불굴의 투쟁을 벌였다”며 1919년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재차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친일의 역사는 결코 우리 역사의 주류가 아니었다. 우리 국민들의 독립투쟁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치열했다. 광복은 결코 밖에서 주어진 것이 아니다. 선열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함께 싸워 이겨낸 결과였다.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힘을 모아 이룬 광복이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여성들이 가부장제와 사회·경제적 불평등으로 이중삼중의 차별을 당하면서도 불굴의 의지로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지난 광복절 이후 1년 간 여성 독립운동가 202분을 찾아 광복의 역사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그 중 26분에게 이번 광복절에 서훈과 유공자 포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은 분단을 극복하기 위한 길”이라면서 “우리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반드시 분단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적 통일은 멀었더라도, 남북 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자유롭게 오가며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우리에게 진정한 광복”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분단은 대한민국을 대륙으로부터 단절된 섬으로 만들었다. 분단은 우리의 사고까지 분단시켰고 많은 금기들이 자유로운 사고를 막았다”면서 “분단은 안보를 내세운 군부독재의 명분이 됐고, 국민을 편 가르는 이념갈등과 색깔론 정치, 지역주의 정치의 빌미가 됐으며, 특권과 부정부패의 온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평화경제, 경제공동체의 꿈을 실현시킬 때 우리 경제는 새롭게 도약할 수 있다”면서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고 평화가 정착되면 경기도와 강원도의 접경지역에 통일경제특구를 설치하고,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철도, 도로 연결은 올해 안에 착공식을 갖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난 1951년 전쟁방지·평화구축·경제재건이라는 목표로 유럽 6개국이 ‘유럽석탄철강공동체’를 창설해 유럽연합의 모체가 됐다고 소개하며 경의선과 경원선의 출발지였던 서울 용산에서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 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를 제안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 공동체는 우리의 경제지평을 북방대륙까지 넓히고 동북아 상생번영의 대동맥이 돼 동아시아 에너지공동체와 경제공동체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동북아 다자평화안보체제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