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특활비 좀 쓴다고 엉터리 기사 써”

국회 특활비 폐지 ‘꼼수’ 보도에 불만 토로 “국회라고 특활비 쓸 일 없겠나… 외교·안보 위해 최소한만 쓸 것”

2018-08-16 16:55       강성원 기자 sejouri@mediatoday.co.kr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이 국회 특수활동비 관련 최근 언론의 비판 보도에 불편한 심경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유 총장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국회 특활비 제도개선 관련 브리핑을 한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 과정에서 “좀 사실에 입각해 보도해 달라. 국회라고 왜 특활비 쓸 일이 하나도 없겠느냐”며 “그거 좀 쓴다고 해서 뭘 미적거리니 뭐니, 제발 그런 엉터리 기사 쓰지 말아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총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회는 오늘부로 외교·안보·통상 등 국익을 위한 최소한의 영역을 제외하고 모든 특활비를 폐지한다”며 “올해 특활비는 특활비 본연의 목적에 합당한 필요 최소한의 경비만을 집행하고 나머지는 모두 반납하며, 내년도 예산도 이에 준해 대폭 감축 편성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외교·안보·통상 등 국익을 위한 최소한의 경비’가 얼마 정도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유 총장은 “그동안 특활비라고 해서 원래 목적에 맞지 않게도 집행했는데 꼭 필요한 경비가 얼마가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많지 않을 것”이라며 “국회의장 독단으로 집행하는 게 아니고 특활비를 집행할 때 의장과 내가 협의해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이 1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특수활동비 폐지 관련 브리핑을 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이와 관련해 “특활비가 사용될 특수활동이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일정과 규모를 전혀 알 수 없어 금액을 특정할 수 없다”면서도 “ 하반기 특활비 31억 원(전체 62억 원) 중 70~80% 이상 대폭 삭감 또는 반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확히 얼마를 삭감할지는 연말에 불용처리된 예산 규모를 보면 유추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박수현 실장도 기자들을 향해 “원내대표단이 이미 폐지하겠다고 말했는데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몫은 남기기로 했다고 정해지지 않은 기준으로 비판 보도를 많이 한 점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국회 특수활동비 ‘완전 폐지’에 합의했다고 발표하고, 문희상 의장이 “의정사에 남을 쾌거”라고 말했지만 많은 언론에선 실제 폐지하기로 합의한 특활비가 원내 교섭단체 지급분(약 15억 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오늘 특활비 폐지로 발표한 것은 교섭단체 특활비이고 특활비 전체는 교섭단체와 의장단, 상임위가 각각이 3분의 1을 사용한다”며 “의장단과 상임위에서 각각 사용하는 특활비는 문 의장이 논의를 주도해서 16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언론은 제1·2당 원내대표가 ‘완전 폐지’하겠다고 밝힌 국회 특활비는 올해 편성된 62억 원 정도 중 교섭단체 특활비 약 15억 원가량이라는 사실을 확인해 보도했다. 이마저도 이미 지급된 상반기 예산 절반은 제외됐다.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민주평화당까지 두 정당을 ‘특활비 유지 꼼수’, ‘국민 기만행위’라고 비판했다.

유인태 총장과 박수현 실장은 정확히 정해지지 않은 특활비 삭감 기준으로 국회가 비판 받았다고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국회는 이날도 정확한 삭감 기준을 밝히지 않았다. 박수현 실장 설명대로 하반기 특활비를 최대 80% 삭감해도 결국 올해도 특활비를 완전 폐지가 아닌 6억 원 이상은 쓰겠다는 말이다.

지난달 5일 참여연대가 대법원 판결에 따라 국회로부터 받아 공개한 특활비 집행내역을 보면 2011~2013년까지 3년 간 국회의장이 해외순방에 쓴 특활비가 61만2000달러(약 7억 원)이다. 가장 많이 쓴 박희태 전 의장이 5차례에 걸쳐 28만9000달러(약 3억 원)를 썼다. 국회가 최소한만 쓰겠다는 하반기 특활비도 이보다 2배나 많다.

참여연대는 이미 “의회외교와 관련된 예산에는 특활비 이외에 국외업무여비 등이 별도로 배정되기 때문에 필요한 예산은 여기에서 지출하고 투명하게 관리하면 된다”며 “한 차례 해외순방을 갈 때마다 국회 특활비에서 5~6만 달러를 지급받는 것은 상식적으로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유인태 사무총장은 법원 판결에도 계속 불복하고 있는 국회 예산 관련 정보공개청구 소송에 “국회는 올해 말까지 준비기간을 거쳐 기존 법원의 판결 취지에 따라 특활비 집행에 관련한 모든 정보공개청구를 수용한다”며 “특활비 외에도 국회 예산 전반에 거쳐 방만하게 또는 낭비성으로 집행되던 부분을 철저히 검증해 절감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유 총장은 이미 항소를 결정한 20대 국회 특활비 등 공개 소송 항소 취하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이번 소송은 특활비뿐 아니라 지난번과 정보공개 청구 내용이 다르다. 공개 범위를 어디까지 어떤 방식까지 할지는 법원 판단을 받아보고 거기에 맞춰 공개하겠다”고 답했다.

지난달 19일 예산감시 전문 시민단체 ‘세금도둑잡아라’가 국회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법원은 “2016년 6월부터 12월까지의 국회 특활비와 업무추진비, 예비금, 의장단 및 정보위원회 해외출장비 세부집행내역을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국회사무처는 지난 9일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했다.

[관련기사 : 국회 특활비 공개거부에 시민단체 국가배상청구 소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