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조선일보 “장하성 아파트 경비원 줄인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전두환 신군부의 5·18 조작과 왜곡, 미 정부 문서로 확인됐는데

2018-08-21 08:26       이정호 기자 leejh67@mediatoday.co.kr

오늘 신문에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만큼 욕을 많이 먹은 사람은 없다. 대부분의 신문이 고용 파국의 원인을 장하성 실장에게 돌렸다. 자유한국당은 청와대에 경제 파탄 ‘워스트 5’명의 경질을 요구했는데, 한국당이 언급한 5명의 인사 가운데 맨 앞이 장하성 실장이었다.(조선일보 4면)

▲ 한겨레 3면

동아일보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사는 서울 송파구 아시아선수촌아파트마저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경비원 감축을 추진해 경비원들이 해고 위기에 놓였다고 보도했다.(동아일보 5면, 조선일보 4면)

▲ 동아일보 5면
이 아파트 1층 현관 입구에는 ‘경비시스템 개선에 대한 안내문’이란 게 나붙었는데,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116명인 현 경비인력을 64명으로 대폭 줄이려는 계획을 담았다. 개선안에 따르면 다음달 15일까지 입주민 찬반투표로 경비원 감축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아파트 경비원 감축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수년전까진 해마다 연말이면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감축해오던 것이, 최근엔 3~6개월마다 업체를 바꿔 경비원들의 고용불안은 더욱 심해졌다. 한 아파트에서 일하는 경비원들도 서로 다른 업체 소속인 경우도 생겨났다. 전체 인구의 85% 이상이 아파트에 사는 서울 노원구에서 2012년 문을 연 노원노동복지센터는 주요한 사업의 하나가 경비원들의 노동인권을 지키는 일이 됐다. 노원노동복지센터는 달마다 ‘경비원 모임’을 열어 노동권을 지키는 방법을 교육한다. 노원노동복지센터 안성식 소장은 “관리비를 단돈 몇 천원만 더 내면 경비원과 주민들이 공생하는데도 비용을 줄인다며 CCTV 같은 무인화 기기를 설치하지만 주민들의 삶의 질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프랑스 지리학자 발레리 줄레조는 11년 전 한국의 아파트 문화를 관찰하고 쓴 ‘아파트 공화국’(후마니타스)에서 “특히 ‘경비 아저씨’들의 중대한 역할은 강조할 만하다. 이들은 주민들의 개인적인 여러 일을 돕거나 집안의 설비를 고친다. 장바구니를 날라주고, 화분을 옮기고, 아이를 봐주고, 손가락을 다친 아이에게 반창고를 붙여주고, 자전거를 옮기는 아이를 도와주고,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들은 경비원 이상이었다. 그들은 봉사를 의무로 저임금에 고용된 하인들”이라고 했다.

어떤 CCTV도 장바구니를 날라주고, 화분을 옮기고, 아이를 봐주고, 반창고를 붙여 줄 순 없다. 줄레조 박사가 경비원을 ‘저임금에 고용된 하인’이라고 부른 건 1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

전두환 신군부의 5·18 조작과 왜곡, 미 정부 문서로 확인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때 전두환 신군부가 ‘군중들이 인민재판을 통해 사람을 즉결처형하고, 무장폭도 20000여 명이 장기항쟁을 위해 무등산으로 숨어들었다’는 거짓 정보를 미국에 흘린 사실이 드러났다.(한겨레신문 8면, 세계일보 11면)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팀 셔록(67)이라는 미국 언론인이 미국 정부로부터 입수해 광주시에 기증한 5·18 관련 문서 3530쪽을 분석해 이런 사실을 공개했다. 문서에 따르면 전두환 신군부는 광주사태를 최대한 위기상황으로 몰아가 미국이 신군부를 인정하는 발판으로 삼으려 했다는 것이다.

▲ 한겨레 8면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이 1980년 5월25일 작성한 2급 비밀문서에는 “과격파가 (광주의) 실권을 장악하고 인민재판부가 설치돼 몇몇이 처형됐다”는 내용도 있었다. 당시 미국은 전두환 신군부의 이런 거짓정보를 알고 있었다. 당시 주한 미 대사관은 전두환을 무너뜨리는 역쿠데타를 생각하는 군부 소장파와 접촉했으나 실패할 경우 미국에 불똥이 뛸 것을 우려해 중단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관망하는 자세를 취했다는 것이다.

전두환 신군부가 권력 장악을 위해 가짜뉴스에서나 나돌 법한 가공할 조작을 했다는 게 밝혀진 셈이다. 그런데도 조선, 동아, 중앙일보는 이를 지면에 보도하지 않았다. 한겨레와 세계일보 정도만 8면과 11면에 언급했을 뿐이다.

▲ 세계일보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