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KBS·MBC 시청자는 어디로 갔을까

2000년~2018년 프라임시간대 9개 채널 시청률 분석 결과
JTBC·tvN 성장 속 KBS1은 1/2, MBC는 1/3 시청률 급감
SBS는 20~49 시청률 강세, 채널A·TV조선은 총체적 위기

2018-08-23 10:11       정철운 기자 pierce@mediatoday.co.kr

2000년의 우리는 거실 앞에 앉아 TV를 켜고 MBC와 KBS1 KBS2 SBS를 차례차례 돌려본 뒤 볼 게 없으면 잠깐 EBS를 틀까 고민하다 TV를 꺼버리곤 했다. 2018년의 우리는 셀 수 없이 많은 채널 속에 살고 있다. MBC KBS1 KBS2 SBS는 수많은 채널 중 하나에 불과하다. 떨어진 시청률을 두고 지상파 PD들만 탓해선 안 되는 시대의 ‘격변’이 있었다.

1969년 TV개국 이후 KBS와 MBC는 40년 가까이 방송의 모든 것이었다. 하지만 이후 10년 간 플랫폼 환경은 급변했다. 2018년 상반기 기준 프라임시간대 시청률은 지상파채널 33.41%, 유료방송채널 17.68%, 종합편성채널 9.13%로, 3대2대1로 분할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상파채널이 ‘비대칭규제’를 주장하며 중간광고 도입 등을 요구하는 이유다.

프라임시간대 편성은 메인뉴스를 가운데 놓고 예능과 드라마가 맞붙는 지형이다. 공교롭게도 KBS와 MBC는 메인뉴스의 공정성과 영향력 하락 속에 시청률이 하락해왔다. 반면 JTBC는 메인뉴스가 성장하며 시청률이 동반 상승했다. tvN은 수많은 실패에도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예능 실험을 이어가며 안착했다. 채널전략이 실패한 일부 종편은 홈쇼핑 연계편성으로 미디어렙법을 어겨가며 수익을 내는 실정이다.

미디어오늘이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의뢰해 2000년부터 2018년(상반기)까지 프라임시간대(오후7시~오후11시) 수도권 시청률을 분석해 지난 18년간 채널별 흐름을 정리했다.

▲ 디자인=이우림 기자.
▲ 디자인=이우림 기자.
▲ KBS1

가구시청률 기준 KBS1은 2000년 15.87%에서 2005년 12.23%까지 매년 하락했다. 2006년에는 12.62%, 2007년에는 15.08%로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때만 해도 2G폰을 쓰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KBS1은 2008년 14.34%로 하락한 뒤 이명박정부 2년차였던 2009년 11.37%로 크게 하락했다. 특히 2008년과 2009년 사이 20대와 30대 시청률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이는 이 무렵 KBS의 공정성 후퇴와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KBS1은 2012년 12.51%로 회복세를 보였으나 2013년 다시 11.91%를 기록하며 2016년까지 11%대를 유지하다 고대영 사장 시절이던 2017년 9.36%로 한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다. 2018년 현재 가구시청률은 8.41%. 18년 전에 비해 절반 가까이 하락한 수치다.

KBS1은 고령층 채널이 됐다. 연령대별 시청률에서 2000년 당시 4.08%였던 20대 시청률은 올해 0.76%로 나타났다. 수도권에 사는 20대 100명 중 7시부터 11시 사이 KBS1TV를 시청하는 사람이 1명도 안 된다는 의미다.

KBS1은 평일 메인뉴스 직전 편성된 일일드라마가 15% 이상의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하는 가운데 전통의 ‘가요무대’, ‘전국노래자랑’이란 투톱이 1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여전히 높은 시청률 볼륨을 유지하고 있지만 중장년층에 기대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KBS2와 색깔을 달리해 중장년층을 겨냥한 편성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중장년층을 위한 공영방송만의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다만 60대 시청률의 경우도 안심할 순 없다. 2000년 20.34%를 기록한 60대 시청률은 올해 처음으로 두 자리 수가 무너지며 9.51%를 나타냈다.

▲ KBS2

KBS2의 가구시청률은 2000년 11.26%였고 2005년 12.33%까지 올랐다. 2007년 두 자리 수가 무너져 9.97%를 기록했다가 2009년 11.87%, 2010년 12.69%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1박2일’과 ‘개그콘서트’ 등 예능프로그램의 성공과 관련 있다. 그러나 2015년 9.36%로 다시 한 자리 수를 기록했고 2017년 9.24%, 올해는 9.15%로 떨어졌다. 2000년 당시 KBS2의 20대 시청률은 KBS1보다 높은 4.41%였는데, 올해는 1.38%를 기록했다.

흥미로운 점은 KBS2의 40~50대 시청률이다. 2000년 당시 5.08%였던 40대 시청률은 현재 4.81%로 18년 전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다. 50대 시청률의 경우도 2000년 당시 5.61%, 2018년 현재 5.28%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격차가 크지 않다. KBS2는 KBS1과 달리 18년 전 수준으로 40~50대 시청층 볼륨을 프라임시간대에서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KBS1의 경우 2000년 9.75%였던 40대 시청률이 현재 2.25%이며, 2000년 13.68%였던 50대 시청률이 현재 4.25%다. 40~50대 시청층은 KBS2의 큰 자산이다.

KBS2의 핵심은 드라마다. 그 중에서도 토·일 7시55분 편성된 주말드라마의 영향력이 여전히 업계 최고다. 현재 방영중인 주말드라마 ‘같이 살래요’의 12일자 방송분은 34.4%, 19일자 방송분은 33.4%를 기록했다. 주말 8시~9시는 KBS2의 상징이자 프라임시간대 가운데 지상파가 빼앗기지 않고 있는 최후의 시간대다. 앞서 tvN은 KBS출신 나영석·신원호·김원석PD로 KBS의 9시 시간대를 무너뜨렸다.

▲ 디자인=이우림 기자.
▲ 디자인=이우림 기자.
▲ 디자인=이우림 기자.
▲ MBC

MBC는 18년 전 프라임시간대에서 독보적인 1위 채널이었다. 2000년 가구시청률은 18.28%로 모든 방송사를 압도했다. 특히 30대 시청률이 10.07%로 매우 높았으며 10대와 20대에서도 1위 채널이었다.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MBC는 2005년 SBS에 가구시청률 1위 자리를 내주었고 2007년에는 KBS1에 1위를 빼앗겼다. 그 후 11%대를 유지하던 MBC는 공정방송을 위한 170일 파업이 있던 2012년 9.81%를 기록, 한 자릿수로 하락했다.

2013년 다시 11%대를 회복한 MBC는 2016년 9.64%를 기록했고 김장겸 사장 첫 해였던 2017년 7.11%로 곤두박질쳤다. 장기간 신입채용이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경영진이 노노갈등을 조장하고 특정 노조를 탄압하면서 조직 내 창발성이 사라진 결과였다. 이 같은 여파는 2018년 현재까지 이어지며 MBC는 올해 상반기 기준 프라임시간대 시청률 5.89%를 기록해 KBS와 SBS에 비해 눈에 띄게 뒤쳐진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올해 초 ‘무한도전’의 종영과도 연관이 있다. MBC 내부에서 김태호PD의 복귀를 기다리는 이들이 적지 않은 이유다.

MBC로서는 김재철-안광한-김장겸 등 경영진과의 갈등 속에 과거 진보 성향의 젊은 시청 층은 JTBC·tvN·SBS 등에게 빼앗기고, 보수성향의 중장년층은 종편 등에게 빼앗기면서 지속적으로 시청률 하락 요인만 발생했다. 18년 전 10%가 넘었던 30대 시청률은 현재 1.60%다. MBC는 40대 시청률에서도 2.60%를 기록하며 SBS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MBC가 버티는 힘이었던 예능과 드라마마저 올해 총체적인 부진을 거듭한 결과 바닥을 쳤다. 하지만 ‘PD수첩’이 연달아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는 방송을 내보내며 MBC는 점점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금 MBC에 필요한 건 조급할수록 실패를 쌓아나가야 한다는 믿음이다.

▲ SBS '미운우리새끼'.
▲ SBS

2017년에 이어 2018년 20대, 30대, 40대, 50대 연령층에서 시청률이 가장 높은 채널이다. KBS와 MBC가 파업 등으로 부침을 겪을 때 오랜 기간 흔들림 없이 편성전략을 유지해온 결과로 보인다. 2000년 당시 SBS는 20대 2위, 30대 2위, 40대 3위, 50대 3위 수준이었다. 2000년 가구시청률에서도 15.07%로 MBC와 KBS1에 이어 3위였고 이 추세가 이어지다 2005년, 2006년, 2009년, 2010년 1위를 기록했다. 2010년은 월드컵 독점중계에 따른 효과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SBS는 2014년 9.18%로 첫 한 자리 수를 기록하며 4위로 뒤처졌고 2015년 8.66%, 2016년 8.94%를 기록하며 3년 연속 4위를 기록했다. 이는 JTBC와 tvN의 성장과도 무관치 않았다. 2018년 SBS는 8.28%의 가구시청률로 KBS2와 KBS1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SBS는 가장 이상적인 20~49 시청률을 갖고 있다. ‘미운 우리 새끼’와 같은 예능프로그램이 20%가까운 시청률로 흥행하고 평일 드라마가 타사에 비해 선전하는 가운데 ‘스브스뉴스’로 젊은 채널이란 이미지를 준 점도 주요했다. 메인뉴스의 경우 주말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SBS에게 가장 민감한 경쟁자는 20~49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는 JTBC다.

▲ JTBC 보도화면 갈무리.
▲ JTBC

종합편성채널의 ‘돌연변이’ JTBC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 2012년 0.74%로 출발해 이듬해 1.28%→1.48%→1.65%로 매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다 필리버스터와 태블릿PC국면이 있었던 2016년 2.20%, 조기대선이 있었던 2017년 3.62%로 크게 상승했다. 이는 JTBC의 최순실 국정농단에 따른 효과였다. JTBC는 손석희 보도담당 사장이 앵커로 버티는 ‘뉴스룸’을 중심으로 드라마·예능이 선전하며 시청률이 오른 특별한 케이스다.

JTBC는 2018년 상반기에도 3.92%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JTBC는 올해 30대와 40대 시청률에서 KBS1을 앞섰고, 40대의 경우 MBC보다 시청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종편3사와 비교했을 때 압도적인 성과다. 이제 JTBC는 종편에 묶을 수 없다. 그러나 지상파에 묶이기에는 메인뉴스를 제외하곤 아직 볼륨이 부족하다. JTBC로서는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와 ‘라이프’와 같은 웰메이드 드라마가 지속적으로 편성되는 가운데 ‘아는 형님’을 비롯한 예능라인업의 지속적인 성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 MBN

보도채널에서 종합편성채널로 변신한 MBN은 교양프로그램 편성에서 재미를 보며 2014년 1.79%, 2015년 1.85%로 2년 연속 종편4사 중 가구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2016년 2.05%를 기록했으나 JTBC에 밀려 2위를 기록했고 2017년에는 2.21%로 역시 상승세를 보였으나 2위에 그쳤다. 2018년 현재 MBN 가구시청률은 2.34%다. 채널A와 TV조선에 비해서는 나은 수치다.

MBN은 ‘나는 자연인이다’와 ‘알토란’같은 교양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김주하 앵커가 진행하는 메인뉴스도 ‘뉴스룸’에 이어 종편 가운데 메인뉴스 2위를 유지하고 있다. MBN은 과거 영업일지 논란과 최근의 홈쇼핑 연계 편성 논란, 과거 독립PD 폭행 논란에 더해 최근에는 보도국 간부가 보도국 단체 카톡방에 음란물을 올렸다가 감봉3개월 징계를 받는 등 채널이미지를 하락시키는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

디자인=이우림 기자.
▲ 채널A·TV조선

두 채널은 한 묶음으로 봐도 될 정도로 편성전략이 유사했다. 두 채널 모두 2013년 5·18 북한군 개입설 주장을 여과 없이 내보냈다가 시청자 앞에 사과했다. 보도전문채널이란 느낌이 들 정도로 보도·시사중심 편성으로 보수성향의 중장년층 시청자를 쉽게 끌어들였다. 그러나 그 한계는 곧 드러났다. 2012년 0.60%, 0.58%였던 채널A와 TV조선 시청률은 2013년 1.11%와 1.18%를 기록했고 2014년 1.30%와 1.45%를 기록했으나 이후 시청률 답보상태를 보이다 2017년 각각 1.27%와 1.12%로 2013년 수준으로 돌아갔다.

극우보수성향의 채널이미지는 박근혜정부 초기 ‘득’이 되었으나 지금은 ‘독’이 되어 돌아왔다. 2018년 현재 채널A와 TV조선 가구시청률은 1.36%와 1.49%다.

두 채널의 전망은 비관적이다. 20~49시청률 때문이다. 2012년 0.09%와 0.07%였던 채널A와 TV조선 20대 시청률은 현재 0.12%, 0.07%로 6년 전에 비해 거의 나아지지 않았다. 0.09%와 0.08%였던 30대 시청률 또한 0.29%, 0.14%로 상승폭이 미비하다. 0.21%와 0.14%였던 6년 전 40대 시청율도 현재 0.44%와 0.22%에 그치고 있다. 두 채널을 떠받치고 있는 건 60대 이상이다. 60대 이상 시청률에서 채널A는 1.15%, TV조선은 1.44%를 기록 중이다. 2012년 당시 0.43%, 0.59%였던 것에 비하면 3배 가까이 늘었다. 채널A와 TV조선은 ‘이제만나러갑니다’(채널A)나 ‘모란봉클럽’(TV조선) 외에도 ‘하트시그널’과 ‘도시어부’(채널A), ‘아내의 맛’(TV조선) 등을 편성하며 시청층 확장에 나선 상황이다.

▲ tvN '미스터선샤인'.
▲ tvN

시작은 초라했다. 2007년 가구시청률은 0.32%. 2012년까지도 가구시청률은 0.5%대에 그쳤다. 하지만 그 사이 나영석·신원호·김원석 등 KBS PD들을 영입했다. PD의 영입은 하나의 제작메커니즘을 가져오는 것과 같았다. 특히 나영석이 그러했다. 2013년 0.79%를 기록한 tvN은 2014년 처음으로 1%를 넘었다. 2015년에는 1.88%로 종편4사의 그해 가구시청률을 모두 앞섰다. 2016년에는 2.12%, 2017년에는 2.07%로 주춤했으나 2018년 현재 가구시청률 2.54%를 기록 중이다.

tvN의 전략은 처음부터 젊은 시청층 공략이었다. 이미 20~30대 시청률에서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종편4사를 앞섰다. 그리고 올해 tvN은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 있다. 올해 40대 시청률에서 KBS1을 앞서고 MBC에 근접했다. 이제 tvN은 시청층을 확대하고 있다. tvN이 대중적 인지도를 높인 사건은 ‘응답하라’시리즈의 성공이었고 ‘꽃보다할배’, ‘삼시세끼’등 나영석 예능의 성공이었다.

CGV를 소유하고 있는 CJ는 영화관에서의 영향력을 활용해 영화배우들을 tvN으로 불러들였다. 여기에 수준 높은 극본과 PD가 뭉쳤다. tvN은 ‘미생’, ‘시그널’, ‘비밀의숲’, ‘도깨비’,‘미스터선샤인’등 웰메이드 드라마 채널로 성장했다. ‘미스터선샤인’의 경우 넷플릭스의 투자를 받고 헐리우드 배우 이병헌이 출연했다. CJ가 콘텐츠에 투자할수록 지상파와의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다. tvN은 CJENM의 모든 것이고, 이제 tvN 앞에서 지상파 드라마는 ‘도전자’의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