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와 소통하는 젊은 시사토크쇼 기대해 달라”

[인터뷰] KBS 1TV ‘오늘밤 김제동’ 제작진 이윤정 PD

2018-08-22 18:22       노지민 기자 jmnoh@mediatoday.co.kr

내달 10일부터 월~목 오후 11시30분 KBS 1TV에서 방영되는 ‘오늘밤 김제동’은 프로그램명이 정해지기도 전에 논란에 휩싸였다. 기획 단계에서 ‘김제동이 KBS 뉴스 앵커를 한다’는 잘못된 소문이 퍼졌고, 여러 시간대 편성안이 전해지는 과정이 구성원 갈등 양상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수개월 간 프로그램을 준비해 온 제작진은 정작 프로그램 기획취지나 내용을 알리기도 전에 해명부터 해야 했다.

‘오늘밤 김제동’은 KBS에겐 여러 의미를 안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평일 심야시간대 데일리 시사토크쇼로는 약 8년 만의 부활이다. 김제동씨는 KBS 2TV 인기 예능 프로그램 ‘스타골든벨’ 진행자에서 갑작스럽게 하차한 뒤 약 9년 만에 KBS 프로그램의 고정 MC로 돌아온다. 정부에 쓴소리를 하는 프로그램이나 출연진이 사라졌던 지난 2009년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제작진은 ‘KBS가 만드는 데일리 시사토크쇼’의 전형적인 이미지를 깨고 그동안 없었던 새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젊은 시청자와도 소통하는 30분짜리 시사토크쇼를 만들기 위해 15년차 이하의 PD들로만 제작진을 꾸렸다. 사회를 맡은 김제동씨의 장점을 살려 생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실시간으로 시청자와 소통하는 방법도 구상 중이다.

제작진 가운데 한 명인 이윤정 PD는 “큰 틀은 갖췄고 시뮬레이션을 하며 다듬어나가는 단계”라며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회의를 하고 있다. 김제동씨도 직접 KBS에 와서 PD들과 프로그램 톤이나 방송 주제 등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등 열의가 강하다”고 전했다. ‘오늘밤 김제동’은 어떤 프로그램일까.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이 PD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 KBS 데일리 시사토크쇼 '오늘밤 김제동'의 진행자 김제동씨. ⓒKBS
-‘데일리 시사 토크쇼’를 기획한 이유는.

“KBS에 다양한 시사프로그램들이 있는데, PD들이 제작하는 것은 ‘추적60분’처럼 장기 탐사프로그램이나 ‘소비자리포트’처럼 특정 주제를 다루는 기획 취재물이 많다. 과거 ‘시사투나잇’이나 ‘시사360’처럼 오늘 일어난 이슈들을 기민하게 담을 프로그램 그릇이 없다는 점이 오랫동안 문제라 여겨졌다. 또 KBS 시사 프로그램 틀이 오래되다보니 젊은 층이 보기에는 아무래도 재미가 떨어지고 친절하지 않다. 새로운 트렌드로 시사프로그램을 개비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했다.”

-‘오늘밤 김제동’은 언제부터 준비했나.

“시사 이슈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트렌드를 반영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는 논의는 되게 오래 전부터 있었다. 실질적으로 기획팀이 꾸려진 시점은 지난 6월 초부터다. 처음에는 PD 3명으로 시작했는데 한 명 한 명 충원됐다.”

-젊은 프로그램을 표방하는데, 제작진 연차는 어떻게 되나.

“나름 KBS에서는 젊은 팀이다. 15년차 이하 PD들로만 구성돼있다. TV방송 뿐 아니라 웹이나 모바일에서 봤을 때에도 볼만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보자는 의도로 젊은 PD들에게 기획을 맡겼다.”

-차별화 전략이 있나.

“젊은 시청자들은 시사 이슈 시장에서 ‘새로 온 손님’이다. 이들에게 단골이 선호하는 메뉴만 주는 건 불친절하다. 시사프로그램 언어들이 경직돼있지 않나. 일상 언어가 아니라 더 불친절하게 느껴지고 나의 이야기로 느껴지지 않는다. 뉴스가 실시간으로 소비되지만 배경이나 맥락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걸 이해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어떤 이슈가 발생했을 때 큰 그림까지 함께 볼 수 있는 맥락을 제공하려 한다.”

-프로그램 구성 방식은.

“(고정패널은) 아마 있을 것 같은데 아직 섭외 단계다. 기억할 가치가 있는 이슈를 2~3개 선정해 풍부한 맥락을 제공하려 한다. 이슈에 대해 진행자가 묻고 답을 듣는 형태로, 인터뷰가 필요한 당사자들이나 해석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형식이 기본이 될 것 같다. 때에 따라서는 팽팽한 이슈에 대해 토론하거나 양측 입장을 들어볼 수도 있을 것이다. 기존 시사프로그램과는 분명 다를 것이다. 방송을 보여드리고 나서 더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두려 하나.

“시청자와의 실시간 소통을 강화할 것이다. 젊은 친구들은 혼맥, 혼밥을 즐겨하는데 콘텐츠를 볼 때는 유튜브에서처럼 함께 보고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트렌드이자 (방송에도) 필요한 부분이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보면서 실시간으로 웹이나 모바일 여론에 적극 피드백하는 형식으로 설계하고 있다. 방송은 KBS 1TV, 유튜브, 페이스북, myK 채널에서 동시 스트리밍할 예정이다.”

▲ 지난 17일 KBS 1TV '오늘밤 김제동' 제작진과 MC 김제동씨(우측 가운데)가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오늘밤 김제동'은 9월10일부터 매주 월~목 오후 11시30분 방영된다. 사진=제작진 제공

-김제동씨를 MC로 섭외한 이유는.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슈들을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그것을 대중 언어로 풀이할 수 있는 능력은 더욱 탁월하다. 실시간 소통을 강화하려면 일상 언어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공감과 소통 능력 면에서는 손꼽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JTBC ‘김제동의 톡투유’ 같은 프로그램 진행에서 드러난 사람 냄새 같은 것들이 김제동씨 장점이고, 시사 프로그램에서도 충분히 가치 있다고 생각했다.”

-프로그램 편성 관련해 논란이 있었는데.

“새로운 프로그램 런칭할 때 편성은 항상 이렇게 진행된다. 이리저리 조정하는 과정도 있고 쉽게 편성이 나올 때는 없다. 이 과정이 너무 생중계되다시피 외부로 알려지면서 기사가 생산됐는데, 첫 시작이 사실과 전혀 다르게 ‘김제동이 뉴스를 한다’, ‘앵커를 한다’고 전해지면서 논란이 불거져 안타까운 마음이다.”

-시청자들에게 어떤 프로그램으로 다가가고 싶은가.

“오후 11시30분은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이다. TV 앞에 앉아 있는 사람보다는 누워서 스마트폰으로 기사를 읽어본다든지 페이스북 등 SNS를 보며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이다. 시청자들이 다음날 아침 일어났을 때 ‘이 정도 알고 있으면 다른 사람과 대화할 수 있다’고, 30분이라는 방송 시간 동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놓치지 않았다고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