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김&장 앞에 “고용전망엔 여전히 이견”

[아침신문 솎아보기] 장애등급제 폐지 믿고 5년 농성 멈췄는데
국방백서 ‘주적 논쟁’ 재연되나…조선일보 ·한국일보 정반대 사설

2018-08-23 08:38       이정호 기자 leejh67@mediatoday.co.kr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2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서로 손을 잡고 환하게 웃었다. 장하성 실장은 이날 “경제사령탑은 당연히 김 부총리”라고 말해 경제정책을 놓고 두 사람의 갈등설을 봉합했다.

그러나 동아일보는 이 내용을 23일 4면에 보도하면서 <장하성 “경제사령탑 당연히 金부총리”… 고용전망엔 여전히 이견>이란 제목을 달았다. 이 기사의 작은 제목엔 연말가지는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장 실장과 이른시간내 고용회복은 어렵다는 김 부총리를 대비시켜 두 사람이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각을 세웠다.

▲ 동아일보 4면

웃는 김&장 앞에 “고용전망엔 여전히 이견”

조선일보는 23일 1면에 <카드사·건물주·납세자에게 떠넘긴 ‘대책’>이란 제목의 머리기사를 실었다. 조선일보는 고용대란이 최저임금 때문인데 정부가 자영업대책을 내놓으면서 카드 수수료를 깎고, 건물 임대기간을 10년으로 늘리고, 일자리 안정자금을 늘리는 엉뚱한 방향에 세금 7조원을 퍼부으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 조선일보 1면 머리기사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23일 최근 경기상황과 이에 필요한 정책적 의견을 자영업자·소상인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경기상황에 대한 의견조사’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소상인 경영상황이 위기인 주된 이유를 묻는 질문(복수응답)에 첫째로 ‘내수(판매) 부진’(61.1%)을 꼽았고, 둘째로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직원인건비 부담 가중’(57.5%), ‘경쟁심화’(30.1%), ‘재료비 인상’(29.2%) 등의 순으로 꼽았다.

소상인 경영여건 개선을 위해 필요한 정책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엔 가장 먼저 ‘카드수수료 인하, 세제혜택 등 우대정책’(56.0%)을 꼽았고, 다음으로 ‘최저임금, 업종별·규모별 구분적용 제도화’(53.7%), ‘내수시장 활성화’(52.0%)의 순으로 답했다.

2년 연속 최저임금이 두 자리 수 이상 인상된 상황에서 자영업자와 소상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는 모든 원흉이 최저임금이라는 조선일보의 주장과 달리 내부 부진, 최저임금 인상, 경쟁 심화, 재료비 인상 등으로 다양했다. 해결책을 묻는 질문엔 카드 수수료 인하를 최우선으로 지적했다.

장애등급제 폐지 믿고 5년 농성 멈췄는데…

지난해 9월5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광화문역에서 1842일째 이어가던 농성을 풀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농성장을 찾아 장애인 권리의 3대 적폐인 △장애등급제 폐지 △부양의무제 폐지 △탈시설을 단계적으로 실시하고 이를 논의할 민관협의체를 꾸리기로 약속해서다. 딱 1년 전 얘기다.

▲ 한국일보 12면

그러나 정부는 지난 3월 5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등급제 폐지에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현행 6개 등급 체계 대신 ‘정도’를 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완전 폐지가 아니라는 뜻으로도 들렸다.

보건복지부가 22일 장애인복지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히면서 중증(1~3급)과 경증(4~6급)으로 현행 6단계에서 2단계로 단순화하겠다고 했다. 등급제 완전 폐지가 어렵다는 취지다.

지금도 3급 이상 중증 장애인과 4급 이하 경증 장애인에게 주어지는 혜택이 크게 차이나 늘 말썽이 됐다. 나아가 전장연 등 장애인단체가 반발할 수밖에 없다. 등급제 폐지와 함께 주요하게 요구했던 탈시설 정책도 일부에선 신규 장애인거주시설 입소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예산과 복지 사이에서 줄다리기 해야 하는 정부 입장은 이해되지만 또다시 중증과 경증을 결정하는 종합조사를 둘러싸고 잡음과 시비가 불가피해 보인다.

국방백서 ‘주적 논쟁’ 재연되나…조선일보 ·한국일보 정반대 사설

국방부가 2018 국방백서에 ‘북한군은 우리 적(敵)’이라는 문구를 상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하자, 조선일보가 다시 ‘주적 논쟁’에 불을 지피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23일 <‘북한군은 우리 敵’ 삭제 검토, 왜 이렇게 성급한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이 문구를 삭제하면) 일선 장병들이 정신분열증을 느끼지 않겠나”고 반문하면서 “왜 이렇게 성급하게 난리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혹평했다.

그러나 한국일보는 같은 내용을 사설로 실으면서 <국방백서 ‘주적’ 표현 삭제 검토, 논란거리 아니다>라고 조선일보와 정반대 주장을 폈다. 한국일보는 “북한군을 적으로 규정한 채로 판문점선언에 명시된 적대행위 해소 조치들을 협의해 간다는 것은 모순”이라며 오히려 삭제를 주장했다. 동시에 한국일보는 과거 ‘국방백서 주적 논란’의 재연을 우려하면서 “주적 표현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은 사회 분열을 조장하는 소모적 논쟁으로 흐를 우려가 크다. 6·13 지방선거에서 드러났듯 시대착오적 색깔론이 판치는 시기는 지났다”고 못박았다.

사실 국방백서의 주적 표현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달랐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 국방백서에도 ‘주적’이란 표현 대신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이라고 표현했다. 동일한 소재를 두고 두 신문의 판이한 시각에 대한 해법은 독자들에게 달렸다.

▲ 조선일보 사설(위)과 한국일보 사설(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