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대체인력 채용 과정에서도 비리 드러나”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블랙리스트 작성한 황헌 전 보도국장, 처벌 피하려 인사위 직전 사표…파업 대체인력 채용과정 비리도 확인”

2018-08-23 15:23       노지민 기자 jmnoh@mediatoday.co.kr

지난 2012년 MBC 총파업에 참여한 기자들을 이른바 ‘신천교육대’ 등으로 보내고, 대체인력 채용을 진행한 이들의 책임이 가려질까. ‘취재기자 블랙리스트’ 작성과 채용 비리 관련자들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앞두고 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모두 공개하라는 요구가 나왔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김연국, MBC본부)는 23일 성명을 내고 “사측은 2012년 파업 대체인력 불법 채용과 이후 채용 과정에서의 비리 조사 결과와 황헌 전 보도국장이 두 차례에 걸쳐 작성한 블랙리스트 실체와 감사 결과를 모두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취재기자 블랙리스트’는 지난 2012년 7월 취재기자 인사발령을 앞두고 황헌 당시 보도국장이 권재홍 당시 보도본부장에게 보낸 취재기자 인사안을 말한다. MBC 감사국은 지난 6월21일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상균, 방문진) 이사회에서 ‘취재기자 블랙리스트’ 감사 결과를 보고한 바 있다.

감사국 징계요구로 24일 인사위원회를 앞둔 황 전 국장은 지난 21일 돌연 사표를 제출했다. MBC본부는 “황헌은 방송독립을 침해하고 제작자율성을 말살한 공정방송 파괴범으로 이명박 청와대와 국정원, 김재철, 안광한, 김장겸의 충실한 하수인이었다”고 주장하며 “해고가 마땅한 중대 사규 위반 행위이자 형사처벌까지 가능한 범죄행위이지만 사측은 징계도 없이 사표를 그대로 수리했다”고 비판했다.

▲ 황헌 전 MBC 보도국장. ⓒ MBC

감사 결과를 보면 황헌 당시 보도국장은 2012년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파업을 전후해 두 차례에 걸쳐 권재홍 당시 보도본부장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우선 파업 20일을 넘긴 2월25일 황 전 국장은 권 전 본부장에게 이메일을 보내 “우리가 가진 가장 큰 힘은 사규다. 궁극적으로 형(권재홍)과 제가 이 힘든 싸움을 보람 있게 끝맺을 수 있는 지름길이자 유일한 수단”이라며 “회사가 반드시 일벌백계해야 하는 대상”들을 언급했다.

‘일벌백계’ 대상은 △기자회 제작거부 주도한 기자·영상기자회 간부(3명) △배후에서 파업을 독려하거나 불참자를 회유·협박한 사원(3명) △파업 뉴스인 ‘제대로 뉴스데스크’제작에 참여한 사원(12명) △좌충우동 돌발행동으로 MBC 뉴스·명예를 훼손한 사원(1명) △파업에 참여한 고참·간부급 사원(6명) 등 24명이었다. 

그해 7월7일엔 파업 종료로 업무복귀를 앞둔 취재기자들을 부서배치하는 인사안이 전달됐다. 최우선 보도부문 배제 대상 리스트(15명)와 인사 배제 리스트(66명) 등이다. 

감사국은 이 리스트가 실제 인사발령에 반영됐다고 판단했다. 7월18일 인사발령 결과 2월 이메일의 ‘일벌백계 대상’ 24명 가운데 해고(2명)·정직(9명)·교육발령 및 징계성 전보(7명) 등 18명이 징계 또는 징계성 교육·전보됐고, 7월 이메일의 ‘보도부문 배제 리스트’ 66명 중 43명이 정직 또는 징계, 교육 등으로 보도부문에서 배제됐다.

감사국은 황 전 국장이 2012년 7월7일 오후 ‘파업종료에 대비해 인사안을 짜서 올려라. 노조 전임자, 기자회 집행부, 파업 참여 보직자, 대기발령 받은 자들은 보도국 각 부서에 배치하면 업무 진행에 어려움이 예상되니 참고하기 바란다’는 권 전 본부장 지시를 받아 인사안을 작성한 사실을 소명했다고 전했다. 황 전 국장은 다만 미디어오늘에 감사보고서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파업기간 도중 대체 인력을 채용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적발됐는데 이 또한 황 전 국장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본부는 “2012년 파업 기간 김재철은 43명 파업 대체인력을 이른바 ‘시용’이라는 이름으로 채용해 파업 참가자들이 하던 업무에 투입했다. 노동법이 금지하고 있는 명백한 불법 행위”라고 비판했다.

실제 24일 인사위에는 황 전 국장 외에도 불법 채용 및 채용 비리 관련자로 파악된 당시 채용 책임자 4명, 채용 과정에서 허위 경력을 제출하거나 비리를 저지른 정황이 드러난 기자 4명도 함께 회부됐다.

MBC본부는 “적폐 경영진은 이후 신입사원 공채를 중단했고, 특히 보도부문의 경우 경력기자 채용과정에서 사상검증, 노조 불가입 요구 등 불법행위를 자행했다. 이렇게 채용된 시용과 경력기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세월호 사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건 등에서 각종 편파 왜곡보도에 동원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