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해랑 EBS 사장 퇴진 요구, 새 국면 돌입하나

전국언론노조 EBS지부 “장해랑 사장과 방통위에 대한 언론노조 중재 결렬… 전 직원 대상으로 사장 퇴진요구 서명운동”

2018-08-24 09:13       노지민 기자 jmnoh@mediatoday.co.kr

전국언론노조 EBS지부(지부장 유규오, EBS)가 ‘UHD 송신비 각서’ 논란과 관련해 장해랑 EBS 사장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효성, 방통위) 측이 사과를 거부했다며 사장퇴진 요구 강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EBS지부는 23일 오후 경기도 일산 EBS 1층 스페이스홀에서 비상총회를 열고 이같이 전했다.

EBS지부는 지난 6일과 9일 허욱 방통위 부위원장과 두 차례 면담을 가졌으나, 허 부위원장이 유감 표명과 재발방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장해랑 사장은 지난 11일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이 중재차 면담했지만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고 했다.

장 사장은 지난해 12월14일 허욱 방통위 부위원장이 제시한 ‘수도권 지상파 UHD 송신 지원에 관한 합의 각서’에 합의한 의혹으로 퇴진 요구를 받고 있다. EBS지부가 공개한 각서 내용은 △EBS의 수도권 지상파 UHD 방송을 위한 송신설비 구축 비용 4분의3을 KBS가, 4분의1은 EBS가 부담 △위 사항은 수도권 지역 지상파 UHD 방송(보조)국에 한함 △EBS의 타 지역 UHD 송신 지원 사항은 관련 법령 개정 이후 해결 등이다.

▲ 전국언론노조 EBS지부가 지난달 27일 장해랑 EBS 사장과의 면담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전국언론노조 EBS지부

장 사장은 각서 서명을 부인하고 있다. 앞서 ‘전략적 판단에 따라 서명했다’던 그는 지난달 30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기억의 혼선으로 회사를 충격의 수렁으로 빠뜨렸다”며 “(각서는) 스쳐 지나가는 문건이었고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간부들에게도 공개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EBS지부는 방송법상 UHD 송신 설비 비용은 KBS가 부담하도록 돼 있음에도 방통위가 무리하게 중재에 나섰고 장 사장이 EBS 이사회도 거치지 않은 채 독단으로 합의했다고 지적한다.

유규오 지부장은 이날 “(취재 결과) 각서 내용은 방통위 중재안이었고 당시 KBS가 파업 중이어서 새 사장이 오면 다시 얘기해보자고 했다. 이전 EBS 사장 때는 안 된다고 했다가 장 사장이 전향적으로 그 정도 해주겠다고 했다”며 “합의서도 협약서도 아니고 왜 각서라는 표현을 썼는가. 유의미성을 가지려고 일방이 서명해 보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2일 이효성 방통위원장도 각서 존재를 시인했다.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위원장은 “법이 약간 모호하고 미비된 부분이 있다”며 “국회에서 빨리 해결하라고 하니까 허욱 방통위 부위원장이 나름 각서를 만들어 양쪽에 서명을 요구했는데 응하지 않아 없던 일이 됐다”고 말했다.

▲ 전국언론노조 EBS지부가 23일 오후 경기도 일산 EBS 스페이스홀에서 비상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노지민 기자

EBS지부는 다만 법이 모호하다는 이 위원장 주장을 ‘면피성’으로 규정했다. 유규오 지부장은 “(방통위는) 법에 명시된 것과 다른 행위를 한 것이 들통나 이를 면피하려고 하는데 그렇다고 위법성이 숨겨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EBS지부는 KBS의 UHD 송신비 지원은 방통위가 UHD 방송서비스사업을 허가할 때 내걸었던 조건이라며 “KBS가 법적 책무를 계속 거부할 경우 방통위는 특단의 대책을 세울 수밖에 없다”는 지난 2016년 12월 방통위 전체회의 발언(고삼석 상임위원)을 근거로 댔다.

유 지부장은 “4기 방통위에서는 이 안을 공식으로 논의한 적도 없는데 합의각서를 들이대는 건 전두환 군부 시절에나 할 일”이라며 “납득도 안 되고, 처리가 가능할 거라고 믿었다는 것은 무능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유 지부장은 “언론노조에서 중재 시간을 달라고 해서 지난 2주 동안 계획을 늦췄다. 중재는 안 됐고, 애초에 계획했던 전 직원 서명운동으로 EBS 직원들 의지를 모아서 방통위와 국회에 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 사장 관련해 ‘밀실 각서’ 외에 별건들이 있어 준비하고 있다. 압박할 수 있는 부분은 얼마든지 있다. 방통위에 대해서도 반드시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도 일산 EBS 사옥 1층 로비에 마련된 전국언론노조 EBS지부 농성장에서 EBS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노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