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이후 국회 157명 피감기관 돈으로 해외출장

기획재정부·한국수출입은행 등 1인당 1000~2000만 원… 권익위도 위법 혐의 공직자 명단 공개 거부

2018-08-27 12:25       강성원 기자 sejouri@mediatoday.co.kr

지난 2016년 9월 ‘김영란법’ 시행 이후 국회의원과 보좌진 등 157명이 14개 공공기관의 지원을 받아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국민권익위원회 조사결과 이중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관련자는 국회의원 38명과 보좌진·입법조사관 16명이었다. 문희상 국회의장도 38명 명단에는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예산감시 시민단체 ‘세금도둑잡아라’(공동대표 이영선·이상선·하승수)가 지난 23일 국민권익위로부터 받은 ‘타 기관 공직자 해외출장 지원’ 자료를 27일 오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이 자료는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공공기관들이 다른 기관 소속 공직자들의 해외출장을 지원한 내역이다.

국회의원·보좌진 등이 피감기관 예산을 지원받아 다녀온 해외출장 내역을 기관별로 보면 한국국제교류재단이 3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국무총리비서실 30명, 한국국제협력단(KOICA) 24명, 국가보훈처 16명, 수출입은행 14명, 기획재정부 8명, 대한장애인체육회 7명,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7명, 한국산업인력공단 5명,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2명, 재외동포재단 2명, 산림청·민주평통사무처·서울연구원이 각 1명씩이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러시아·에스토니아·노르웨이·네덜란드 조세정책 개발을 위한 해외 선진 사례연구를 명목으로 국회 관계자 8명에게 총 1억4477만 원을 지원했다. 1인당 평균 2000만 원에 가까운 출장비다. 공기업인 한국수출입은행도 8개국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업현장 점검 등을 위한 국외출장에 국회 측 인원 14명의 출장비(1억8186만 원)를 댔다.

▲ 지난 6일 jtbc ‘뉴스룸’ 리포트 갈무리.
앞서 권익위는 지난 5월 1483개 기관을 상대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후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는 사례들을 추려서 지난달 26일 ‘공공기관 해외출장 지원실태 점검결과 및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조사결과 국회의원 38명과 보좌진·입법조사관 16명을 포함한 총 96명의 공직자가 다녀온 해외출장이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권익위는 이들에 대해 “지원 대상자 선정의 객관적 기준, 선정 절차의 적정성 등이 불명확해 공식적 행사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거나 법령에 근거 없이 피감·산하기관이 감사·감독기관 공직자의 해외출장을 지원한 사례”라고 판단했다.

국회의원 등에게 부당지원 소지가 있는 해외출장 사례를 보면 피감기관인 ○○재단이 소관 상임위 국회의원, 입법조사관 등을 지원한 해외출장에서 단순 교류협력 강화를 위한 관계자 면담, 재단의 업무와 관련 없는 해외 공관 운영실태 점검 등을 수행했다.

또 피감기관인 ○○공기업은 소관 상임위 국회의원, 입법조사관 등에게 사업현장 단순 시찰 및 파견 인력 격려 위주의 국익 목적으로 보기 어려운 출장을 지원하기도 했다. 한 정부부처는 법령·기준에 근거하지 않고 매년 관행으로 소관 상임위 국회의원, 입법조사관 등에게 정책 설명 명목의 단순 면담·간담회 참석을 지원했다.

세금도둑잡아라는 “유감스럽게도 국민권익위원회는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는 공직자 명단은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96명의 공직자 명단은 반드시 공개돼야 한다”며 “지금처럼 소속기관이나 감독기관이 자체조사를 하도록 하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해 문제의 사례들을 수사기관 또는 감사기관이 수사나 감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세금도둑잡아라는 지난 22일 피감기관 예산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온 38명 국회의원 명단 공개를 국회 측이 거부하면서 서울행정법원 정보공개소송을 제기했다. 세금도둑잡아라는 “이날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피감기관 지원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온 사례들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 국회, 김영란법 위반 해외출장 의원 명단 공개도 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