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해고 막으려 고양국제고 학생들 모였다

‘학교보안관 해고 반대’ 학생연대 결성, “이게 비정규직 제로 정책?”… 공청회 개최·해고철회 주장

2018-08-27 19:38       손가영 기자 ya@mediatoday.co.kr

고양국제고 비정규직 노동자가 공공부문 정규직화 과정에서 해고 통보를 받자 재학생·졸업생 200여 명이 연대단체를 결성해 해고 반대 운동에 나섰다.

고양국제고 재학생·졸업생으로 이뤄진 ‘보통사람들’(보안관님 해직사태 해결을 위한 학생행동)은 27일 오후 고양국제고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안관 해직 과정에서 노사 간 협의가 있었느냐. 보안관의 정규직화 전환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 고양국제고 재학생·졸업생으로 이뤄진 ‘보통사람들’(보안관님 해직사태 해결을 위한 학생행동)은 27일 오후 고양국제고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고 예정인 학교보안관의 복직을 촉구했다. 사진=손가영 기자

고양국제고는 교내 시설경비업무를 주간엔 용역노동자인 ‘학교보안관’ 2명에, 야간엔 시설경비원 ‘사감’ 1명에게 맡겨 왔다. 학교보안관은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하루씩 번갈아 가며 경비실을 지킨다. 이들은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생들의 출입, 외부인 출입, 택배보관 등 관리를 맡고 있다.

반대운동은 보안관 해고 사실이 알려지자 마자 시작됐다. 보통사람들 대표인 재학생 권혁진(18)씨는 지난 12일 보안관으로부터 ‘그동안 고맙고 즐거웠다. 31일 부로 학교를 떠난다’는 말을 듣고 ‘정부 정규직화 방침에 어긋난다’고 여겼다. 권씨는 ‘사람을 모으면 우리 힘으로 바꿀 수 있다’며 친구와 논의했다. 지난 17일 관련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하자마자 같은 날 재학·졸업생 100여 명이 모였고 27일 200명을 넘겼다.

권씨는 회견에서 “보안관님들은 고양국제고를 6년 동안 지켜줬고 덕분에 개교 이래 외부인에 의한 안전사고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해고 후) 현재 사감 선생님들이 해당 업무를 맡게 되는 것은 해고 노동자의 업무를 다른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권씨는 학교와 교육청에 “우리는 궁금하다”며 “어째서 현존하는 정책 중 단 하나도 우리 보안관님들을 보호해주지 않는지. 왜 그 누구도 잘못된 행정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지. 보안관님들의 해직 과정에서 노사 간 협의고 존재했는지”를 물었다.

▲ 고양국제고 재학생·졸업생으로 이뤄진 ‘보통사람들’(보안관님 해직사태 해결을 위한 학생행동)은 27일 오후 고양국제고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고 예정인 학교보안관의 복직을 촉구했다. 사진=손가영 기자

이날 기자회견엔 재학생 80여 명이 7교시를 마치고 나와 함께 했다. 총동창회 대표 및 졸업생 10여 명, 보통사람들을 지지하는 일부 학부모도 자리했다. 이들은 △보안관 정규직 전환 △관계자들이 모두 모일 수 있는 공청회 개최 △모든 공공기관에서 일어나는 비정규직 해고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해고일은 오는 31일이다. 경비실 근무를 서던 보안관 신아무개씨(63)는 이들을 지켜보며 눈물을 흘렸다. 박씨는 “자식같은 아이들이 저렇게 반대하니 창피하고 고맙고 감동적”이라며 “‘너 잘렸다’ 하며 남의 직업을 무자르듯 하는 데, 사람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 교육청은 직고용 대상이 아니라고 하고 학교는 교육청과 협의하라고 빠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2013년부터 올해까지 1년마다 바뀌는 용역업체와 계약을 체결해왔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 “고양국제고의 학교보안관은 교육청 차원의 정규직화 대상은 아니지만 고용 안정을 위해 학교 측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교육청은 학교보안관을 정규직 미전환 직종인 ‘학교안전지킴이’의 일종으로 분류했다.

교육청은 학교보안관은 특정학교가 필요에 따라 뽑은 직종으로 타 학교와 형평성을 맞추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경기도교육청은 주간 학교시설경비 업무에 한해 자원봉사 성격이 강한 위촉직 ‘학교안전지킴이’에 맡기고 있다. 고양국제고는 직무 책임을 더 높이기 위해 임금 등 처우를 대폭 개선해 학교 재랑으로 ‘학교보안관’을 간접 고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