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뉴스 콘텐츠, 핵심은 ‘전달력’

[미디어 현장] MBC 14F 채반석 프리랜서·디지털 저널리스트

2018-09-02 13:10       채반석 프리랜서·디지털 저널리스트 media@mediatoday.co.kr
- 톤 고민. 머릿속으로 그림 그리고 설명 상세하게 쓸 것
- 훨씬 더 단문으로 끊을 것
- 입말이 편하게 수정
- 컷마다 여러 가지 생각 / 그림 그리기

처음 간 촬영장에서 적은 메모다. IT 매체에서 2년 반 정도 일하다 퇴사한 이후 지난 6월부터 MBC 뉴미디어뉴스국 14F(일사에프)팀에서 모바일 뉴스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14F에서는 데일리로 타깃 오디언스가 팔로업 하면 좋을 만한 소식을 몇 꼭지 선별하고 소개하고 있다.

이전 회사에서는 기사를 썼지만, 여기선 스크립트를 쓴다. 뉴스와 뉴스 아닌 것의 경계가 흐려지는 것도 있지만, 어쨌거나 소식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이전에 하던 일과 크게 다를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스트레이트보다 조금 더 짧게 쓰면 되지 않을까? 일 시작하고 두 달쯤 지난 지금 시점에서 돌아보니 한참 헛짚었지 싶다. 사실을 전달할 때의 기본은 다르지 않지만, 문장을 구성하고 짜는 방법은 아예 달랐다.

▲ ‘14F’ B팀의 아이템 회의 모습. 사진=금준경 기자
▲ ‘14F’ 스크립트 제작 및 영상 편집 작업. 사진=금준경 기자.
스크립트는 기본적으로 들리는 상황을 생각하므로 점검할 포인트가 기사와 다르다. 단어의 시각적 전달력과 청각적 전달력은 생각만큼 비슷한 수준이 아니다. 눈으로 봤을 때는 익숙하지만, 일상 대화에서 거의 쓰이지 않는 말이 있다. 예컨대 ‘가급적’ 같은 단어. 보통 입말일 때는 없어도 무방하고, 쓴다고 해도 ‘웬만하면’ 같은 표현을 쓴다. 문장 길이도 마찬가지다. 눈은 귀보다 빠르게 정보를 확인하기 때문에 어느 수준 이상의 긴 문장도 가독성엔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말은 조금만 길어도 대번에 전달하려는 의미의 명확성이 떨어진다.

정보 전달의 형식적 차이에서 생기는 차이도 뚜렷하다. 글 기사에서는 사진, 그래프, 동영상 등 함께 쓰이는 멀티미디어 콘텐츠와 글의 유기성이 그리 높지 않다. 사진이나 그래프가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사진이나 그래프를 보지 않아도 이해하기에 큰 무리가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영상은 멘트, 인포그래픽이 유기적으로 짜여 한 번에 전달된다. ‘이 부분은 자막 대신 모션으로 대체하고, 이 멘트는 이러한 자료 위에 얹히기 때문에 이런 말을 빼자’는 식이다. 3분짜리 영상이지만 3~4가지의 소식을 빠르게 전달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정보량이 많다. 최대한 정보의 중첩을 제거하고 간결하게 만들려고 한다. 속도도 신경 쓴다. 정보 습득 속도를 독자가 조절할 수 있는 글과 달리 정해진 속도로 전달되는 상황이라서다.

▲ ‘PICK’ 화면 갈무리.
대부분 기사는 보편성을 갖추기 위해 최대한 친절하게 풀어쓴다. 하지만 14F는 타깃이 있고, 콘텐츠 성격상 간결해야 하므로 그렇게 하지 않는다. 대체로 ‘빼기’가 많다. ‘이 정도는 이미 알고 있겠다’ 싶은 건 생략하거나 줄인다. 때로는 필요한 내용도 뺀다. 핵심적으로 전달하는 내용이 있는데, 충분히 길다 싶으면 그 외에 전달할만한 정보라고 해도 제거한다. 그 말이 있어서 생기는 정보의 가치와 빠져서 생기는 전달력의 무게를 잰다. 스토리는 짜임새만 좋으면 길어도 상관없지만, 정보는 간결할수록 좋다.

▲ 채반석 프리랜서·디지털 저널리스트
더하는 것도 있다. 기사와 달리 정보는 없지만, 효과가 좋은 말은 넣는다. 타깃과의 인게이지먼트를 높일 수 있는 종류의 말도 그렇지만, 연기(?)나 감탄사 같은 것들도 포함된다. 스피커에 인간적인 매력을 더하므로 전달력을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