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같은 때니 채용 제안 하는 거다, 이런 느낌이었다”

[인터뷰] 2014년 헤드헌팅업체에서 MBC 입사제안 받은 기자

2018-08-28 11:40       정철운 기자 pierce@mediatoday.co.kr

MBC가 2012년 파업 이후 유력 정치인 추천을 받은 기자들을 대거 경력기자로 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일보는 MBC가 2014년 세 차례에 걸쳐 헤드헌팅(재취업중개) 업체를 통해 채용한 경력기자 12명 중 8명이 청와대나 새누리당 출입기자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과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등 당시 청와대·여당 실세 정치인들의 추천서를 바탕으로 채용된 이들이라며 채용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종합편성채널의 한 기자는 한국일보 보도와 관련해 “수년 전 내부에서 ‘내추럴 본 새누리당’으로 불리던 선배가 MBC로 이직했다”고 말하며 보도가 제기한 의혹에 힘을 실어줬다.

이런 가운데 미디어오늘은 2014년 당시 MBC측 헤드헌팅 업체로부터 경력입사 제안을 받고 미팅을 가졌던 보수성향의 한 종합일간지 기자 A씨로부터 당시 상황을 들었다. A씨는 27일 전화인터뷰에서 “2014년 하반기에 한 번 만났다”고 말했고 해당 업체로부터 먼저 연락이 왔다고 전했다. A씨에 따르면 당시 헤드헌터는 “네이버 검색해서 기사 보고 왔다. 입사하면 돈은 지금보다 더 주겠다”고 말했다.

▲ 디자인=안혜나 기자.
특별한 질문은 없었다. A씨는 “질문이 없었다. 면접만 두 번 보면 된다고 했다. 4명을 섭외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당시 우리 신문사가 MBC와 각을 세우고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노조가입여부 같은 질문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헤드헌터의 뉘앙스는 요즘 이럴 때니, 요새 같은 때니 너희들에게 채용 제안을 하는 거다, 이런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A씨는 심지어 자신이 선택된 이유도 듣지 못했다.

헤드헌팅 형식의 경력기자 이직은 흔한 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A씨 역시 “처음에 의아했고 장난하는 줄 알았다. 경력기자를 데려올 때는 보통 담당 팀장이 기자와 만난다. 헤드헌터 업체를 언론사에서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결국 A씨는 MBC 입사 제안을 거절했다. A씨는 “나는 보수 성향이지만 파업했던 기자들에게 욕먹을 자신이 없었다. 내 선택은 파업한 기자들의 밥그릇을 빼앗는 일이었다”고 당시 선택의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