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디지털소통 방향은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

정혜승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 “환경에 맞춰 거의 모든 시도, 미디어와 경쟁관계 아냐”

2018-08-29 10:22       금준경 기자 teenkjk@mediatoday.co.kr

시장에서 아이를 놓친 엄마가 화들짝 놀란다. 동네 곳곳을 뒤져 찾은 아이는 알고 보니 엄마의 엄마였다. 4분30초짜리 웹드라마가 반전으로 마무리되자 ‘부담과 책임을 함께 나누겠습니다 당신 곁에 치매국가책임제’라는 문구가 나오고 청와대와 피키캐스트의 로고가 나란히 뜬다. 이 영상은 유튜브에서만 55만 조회 수를 기록했다. 

지난 27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에서 미디어오늘이 주최한 ‘저널리즘의 미래 컨퍼런스’에서 기조 발표를 맡은 정혜승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정부도 변화한 환경에 맞춰 어떻게 소통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청와대의 디지털 소통 사례를 공개했다. 문재인 정부는 청와대에 뉴미디어비서관실(현 디지털소통센터)을 두고 ‘디지털 환경’에 맞는 소통을 이어오고 있다.

▲ 정혜승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이 27일 저널리즘의 미래 컨퍼런스에서 기조 발표를 하고 있다.

“재밌고 진지하면서도 호소력 있으며 확산력 있는 콘텐츠.”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에 주문한 콘텐츠 방향성이다. 정혜승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이 같은 방향성이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기도 하다”며 “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거의 모든 시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콘텐츠는 ‘친절한 청와대’ 시리즈다. 정 센터장은 “처음에는 장관이 직접 나와 정책을 소개하는 콘셉트였다”고 말했다. 현재는 대통령이 해외순방 갈 때마다 그 나라 특성을 설명하는 ‘친절한 청와대가 알려드립니다’를 선보이고 있다. 

젊은 세대가 많은 인스타그램에서는 좀 더 발랄한 콘텐츠가 나온다. 청년 일자리 정책 라이브 영상에 ‘청스타 단독 34세 이하 관람가’ 문구를 담아 웹자보를 제작하는 식이다. 정혜승 센터장은 “청와대에서 제작하다보니 진중함을 요구 받았다”며 “서브 (브랜드)를 고민한 결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편하게 소통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스타그램엔 제가 관여하지 않고 젊은 직원들이 만든다. 청와대 비서관, 수석들이 그 누구도 인스타그램을 하지 않는 게 비결”이라고 부연했다.

▲ 청와대 인스타그램 계정 화면 갈무리.

이 외에도 피키캐스트와 협력해 ‘치매국가책임제’ 웹드라마를 제작하고 예능 ‘알쓸신잡’을 패러디한 ‘청쓸신잡’을 제작했다. 이 영상에는 ‘알쓸신잡’ 출연자였던 황교익 맛칼럼니스트가 진행을 맡았다. 조국 민정수석이 개헌 취지와 내용을 설명하는 영상을 세로로 제작해 올리기도 했다. 강경화 장관이 컵라면을 든 모습 등 정부 인사들의 자연스러운 사진은 B컷이라는 이름으로 공개했다.

히트상품은 ‘국민청원’이다. 20만 명이 넘는 지지를 받는 청원엔 청와대가 직접 답변한다. 1년 동안 목표달성 청원은 49건에 달했다. 정 센터장은 “정말 어렵고 복잡한 문제들이 올라오기 때문에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고 했다. ‘낙태죄 폐지’ 등 답변 영상 4건은 100만 이상의 조회 수를 올렸다. 

청와대가 직접 팩트체크에 나서기도 한다. 정 센터장은 “사람들이 이 기사가 어느 언론사의 기사인지 일일이 찾아 정리해준다”고 했다. 최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여성 비서관들과 찍은 사진이 연출된 것이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나온 사진 프레임을 베꼈다는 허위 주장이 제기되자 청와대가 반박하기도 했다.

디지털소통센터가 직접 소통에 나서면서 청와대 기자단이 불편해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 센터장은 “우리는 미디어와 경쟁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뒤 “일방향 매스미디어 시대가 지나고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