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경찰, 쌍용차노조 손배소 취하해야”

[아침신문 솎아보기] 파업노조원 폭력 부각시킨 조선일보, 조사위 갈등 거론한 동아일보
동아일보 ‘부드러워진 이해찬 TK 파고들기’… 이해찬 민주당 당대표 통합 행보 소개

2018-08-29 08:15       이정호 기자 leejh67@mediatoday.co.kr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가 28일 쌍용차 파업 경찰진압 사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의 핵심은 2009년 폭력진압을 MB 청와대가 승인했고, 강희랑 당시 경찰청장이 경찰의 공장 진입에 부정적이었는데 조현오 당시 경기지방경찰청장이 상급자를 제치고 청와대에 직접 전화 걸어 공장 진입을 승인받았다는 것이다. 진상조사위원회는 경찰에 쌍용차 과잉 진압을 사과하고 노조를 상대로 한 손배배상 소송을 취하하라고 권고했다.

▲ 한겨레 12면

한국일보 “경찰, 쌍용차노조 손배소 취하해야”

한겨레신문은 29일자 1면에 이 사실을 ‘쌍용차 폭력진압 MB 청와대 승인 있었다’는 제목으로 보도하고 12면에도 ‘이명박이 죽였다…쌍용차 해고자들 폭우 가른 절규’라는 제목의 해설기사를 실었다. 경향신문도 29일 ‘이명박 청와대가 쌍용차 폭력 진압 승인했다니’라는 제목의 사설을 썼다. 경찰은 파업 노동자를 진압만 한 게 아니다. 경향신문 사설은 “경찰관 50명으로 구성된 ‘인터넷 대응팀’은 온라인에 노조원들의 폭력성을 부각하는 댓글과 영상 등을 오리는 ‘댓글공작’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경향은 사설에서 “(진압) 후 9년 동안 해고자와 가족 등 30명이 목숨을 잃는 비극이 됐다”며 “(경찰이) 쌍용차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16억69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소송도 취하해야 한다. 그것이 쌍용차 사태로 고통받고 희생된 노조원가 가족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했다.

▲ 경향신문(왼쪽)과 한국일보의 사설

한국일보도 29일 ‘불법 공권력 남용 확인한 쌍용차 진압… 경찰, 손배소 취하해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진압 과정에서 테이저건, 다목적 발사기는 물론 전례 없이 헬기까지 동원돼 공중에서 발암물질이 함유된 최루액을 뿌렸다. 대테러 작전이나 인질 구출이 목적인 경찰특공대를 노사 자율 해결이 원칙인 노동쟁의 현장에 투입한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경찰 투입을 비판한데 이어 “공권력 행사에 총체적으로 문제가 있었는데도 계속 배상을 고집하는 것은 또 다른 국가폭력이다. 경찰은 조사위 권고대로 쌍용차 과잉 진압을 사과하고 소송을 취하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파업노조원 폭력 부각시킨 조선일보, 조사위 갈등 거론한 동아일보

한겨레와 경향신문 만이 아니라 한국일보까지 사설로 경찰에게 손배소를 취하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조선일보 등 보수신문은 정반대로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29일 11면에 ‘법원 판결까지 뒤엎으라는 경찰 인권조사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진상조사위원회의 권고 자체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선일보는 2009년 노조의 쌍용차 평택공장 점거 농성의 위법성을 집중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노조가 화염방사기를 쏘고 새총과 사제 무기로 경찰을 공격해 경찰 122명이 다치고 헬기 등이 파손돼 2심 법원까지 노조가 경찰에 손해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고 설명했다.

▲ 조선일보 11면

동아일보도 29일 12면에 ‘2심 판결 난 쌍용차 파업에도 면죄부 주라는 경찰 조사위’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동아일보는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 위원 10명의 이름까지 그래픽으로 소개하면서 “진상조사위 내부에서도 사법부가 이미 판단한 사안에 대해 반대 취지로 권고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고 소개했다. 동아일보는 “위원 10명 중 과반수인 6명이 소송 취하 권고에 찬성해 의결됐다”며 “사법부가 불법 시위로 인한 피해를 두 차례나 인정한 소송을 경찰 스스로 포기하는 건 사실상 경찰청장의 배임죄라는 주장까지 나온다”고 썼다.

쌍용차 진상조사위 권고를 둘러싸고 조선·동아일보와 한겨레·경향·한국일보의 논조는 이처럼 극명하게 갈렸다.

동아일보 ‘부드러워진 이해찬 TK 파고들기’

동아일보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 대표를 추겨 세웠다. 이해찬 대표는 과거 노무현 정부 때 총리를 지내며 동아, 조선일보 등 보수신문과 갈등해왔다. 이 때문에 이 대표는 자신을 늘 “수구언론이 가장 기피하는 정치인” 자평해왔다. 이번 당 대표 선거전에도 이 같은 구호를 내걸었다.

그런데 동아일보는 29일 10면에 ‘6년전과 달리 부드러워진 이해찬… TK 파고들기 전략 시동’이란 제목의 기사를 썼다. 동아일보는 이 대표가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구미에서 열기로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이 대표가 2012년 민주통합당 대표에 취임했을 때 “패악무도한 (이명박) 정권을 끝장내야 한다”며 강성투쟁을 선언한 일을 지적하며 달라진 모습을 부각시켰다. 동아일보와 이 대표의 밀월관계가 얼마나 더 지속될지 지켜볼 일이다.

▲ 동아일보 10면과 경향신문 8면(오른쪽 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