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권 뺏긴 항공노동자 노동부장관 면담요구

공항‧항공사 원‧하청 직원 1만8백명, ‘필수공익사업 지정 폐기’ 노동부장관 면담 요구

2018-08-29 14:49       손가영 기자 ya@mediatoday.co.kr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돼 실질적 파업효과가 유명무실한 공항·항공사 노동자들이 ‘파업권 회복’을 주장하며 노동부장관에 직접 면담을 요청했다.

인천공항공사·한국공항공사,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공항·공사와 항공사 노동자 1만800여 명이 소속된 전국공공운수노조는 29일 오전 고용노동부에 공문을 보내 “필수공익사업 지정 폐기에 대해 항공노동자와 직접 대화하자”며 9월 중 노동부장관 면담을 요구했다.

▲ ‘항공재벌 갑질격파 시민행동’은 24일 저녁 7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조양호·박삼구 회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사진=항공재벌 갑질격파 시민행동

노조는 지난달 19일에도 필수공익사업 지정 폐기 관련한 법 개정 의견서를 노동부에 제출했다. 노동부는 지난 16일 노조에 “지난 1월부터 노사관계 법·제도 개선 전문가 위원회를 구성해 개선방안을 논의 중이다. 노사정 사회적대화를 통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이에 노조가 “이 문제는 시의성있게 해결돼야 한다”며 직접 대화를 촉구했다.

항공·공항 노동자 1만800여명은 지난달 항공산업을 필수공익사업과 필수유지업무에서 제외시켜야 한다는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이들은 공동선언문에서 “항공사가 완전한 개인 회사임이 여실히 드러났지만 무슨 공익을 수호하는지 알 수 없는 제도는 여전히 노동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항공노동자 파업권이 상실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오너일가는 온갖 갑질을 다 저질렀고, 견제력을 잃어버린 노조는 부패한 회사를 자정할 실력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문제 조항은 항공운수사업을 ‘필수유지업무’로 정한 노조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시행령이다. 동 시행령은 탑승수속 및 보안검색, 조종 및 승무, 항공기 급유·유도·제설 등 항공운수업 전체를 14가지로 분류해 필수유지업무로 정한다.

노조법 제42조2가 정하는 필수유지업무는 ‘필수공익사업 중 업무가 정지되는 경우 공중의 생명·건강이나 공중의 일상생활을 현저히 위태롭게 하는 업무’다. 필수유지업무 지정 사업장은 파업 등 쟁의행위가 제한된다. 노조가 파업권을 따내도 업무가 최소한으로 운영되도록 업무유지 업무와 비율을 노사 협정으로 정해야 한다. 이 비율을 어기면 불법이 된다.

노동계는 업무유지율이 실질 파업효과를 무력화해왔다고 비판해왔다. 가령 업무유지율이 약 80%인 대한항공조종사노조는 2016년 파업 때 2314명 중 482명만이 파업이 가능했다. 업무유지율이 77.5% 가량인 승무원은 전체 6000여 명 중 1350여 명만 파업이 가능했다.

▲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국세청 앞에서 열린 대한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한 세무조사 촉구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자료사진) 사진=민중의소리

항공노동자들은 △항공운송시장은 10개 국적사 및 외항사 84개가 경쟁하는 데다 △대체노선이 충분하며 △인천공항을 대체할 아시아지역 허브공항도 많고 △국내 취항한 외국항공사도 대폭 증가했다며 필수유지업무 폐기를 주장했다.

이들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사 수송분담율은 10년 간 20~25%대로 낮아졌고 △KTX·SRT 고속철도 등 내륙운송 대체수단도 다양해졌다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는 공동선언에 함께 한 항공유관사업장은 37개며 이 중 공항운영사 소속 노동자는 5500여명, 민간항공사 소속 노동자는 2500여명, 조업사 원‧하청노동자는 2800여명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