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SNS매니저 “난 조직에서 가장 멍청한 질문하는 사람”

[브랜드 저널리즘 현장을 가다 ②]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셜미디어 매니저 제이슨 타운슨(Jason Townsend)을 만나다

2018-08-31 10:15       정민경 기자 mink@mediatoday.co.kr

721개 SNS 계정 통해 대중과 날마다 소통…
보도자료 작성, 기자 응대 같은 전통적 홍보도 병행

나사(미국 항공우주국, National Aeronautics & Space Administration)는 누구나 아는 브랜드다. 나사는 달 착륙 소식을 알리고 우주정거장을 만들고 수많은 연구 성과를 냈다. 미국 국가항공우주법(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ct)은 “나사의 활동과 그 결과에 관한 정보를 가장 광범위하고 적절한 전파를 사용해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나사의 소셜미디어팀은 공무원이다. 이들은 721개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만들고 또 없애면서 시민과 직접 소통한다.

나사가 SNS 계정을 운영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이유는 대부분 ‘브랜드 저널리즘’을 한다는 기업 또는 기관과 다르다. 이들은 SNS 활동으로 수익을 얻지 않기에, 클릭 수를 늘리려고 혈안이 되지도 않는다. 다만 기관의 특성상 기술적 문제를 쉽게 전달해야 하는 게 관건이다. 이들의 활동은 전적으로 공익이다.

제이슨 타운슨(Jason Townsen)은 현재 나사의 SNS 매니저로, 2012년 나사가 SNS 활동을 시작할 때부터 나사 계정을 관리해왔다. 그는 나사의 수백 개 계정을 통해 날마다 대중에게 수 만 건의 질문을 받아, 전문가에게 답을 구한 뒤 쉽게 풀어 전달한다. 기자와 비슷하다.

미디어오늘은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나사 본부에서 제이슨 타운슨을 만났다. 인터뷰는 미국 현지시각 지난 16일 오후 3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 2012년부터 NASA의 소셜미디어팀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는 제이슨 타운슨(Jason Townsen)이 8월16일 오후 3시(현지시각) 워싱턴D.C에 위치한 NASA 본부 건물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정민경 기자.
제이슨 타운슨을 포함한 나사 소셜미디어팀은 721개의 계정에 쏟아지는 3만~3만 5000개의 질문을 체크한다. 소셜미디어팀 정규직은 14명이지만 116명의 파트타임 직원 등 모두 130명이다. 작업은 10개의 팀으로 나눠 진행한다. 파트타임 직원은 소셜미디어팀 외 다양한 일도 한다. 학생부터 SNS전문가, 과학자 등 다양하다. 나사 본부는 메인 계정을 관리하고 나머지 계정은 파트타임 직원과 협력한다. 매일 쏟아지는 수만 개의 질문에 모두 답을 줄 순 없다. 제이슨은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을 추려내고, 특이한 질문은 따로 대답을 준비한다”고 했다.

답변을 끝내면 나사 뉴스를 가공해 소셜미디어에 올린다. 예로 ‘우주 걷기’ 이벤트 날엔 우주인들과 협업해 영상을 만든다. 19개 플랫폼의 계정을 운영하는 만큼 ‘원소스 멀티유즈’가 필수다. 하루에 올리는 콘텐츠는 3~5개 정도지만 각각 플랫폼에 맞게 올리면 수백 개의 개별 콘텐츠가 된다. 유튜브 ‘나사 TV’에 콘텐츠를 올리고, 페이스북과 나사 어플, 애플TV에 등록하고, 인스타그램 스토리로도 올린다. 플랫폼에 영상을 올린 뒤엔 이를 팟캐스트로 가공해 업데이트한다. SOUND CLOUD에도 각종 음성을 올린다.

제이슨은 다양한 계정을 운영하는 이유를 “대중의 다양한 욕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어떤 사람은 화성 로봇을 깊이 알려고 하지만 어떤 사람은 망원경으로 본 예쁜 우주사진만 보고 싶어한다”고 했다. 독자 맞춤형 정보제공을 위해 다양한 계정을 활용한다.

▲ NASA가 운영하는 다양한 트위터 계정들. 현재 NASA는 270여 개의 트위터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사지출처=NASA 소셜미디어팀.
수만명의 대중을 직접 만나는 나사 소셜미디어팀이지만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기자들을 통해 대중을 만나는 전통적 홍보팀 역할도 한다. 보도자료는 아침 11시까지 웹사이트에 올린다. 나사 건물에도 기자실이 있고, 상주 기자도 있다. 그러나 기자들이 나사가 주는 보도자료를 그대로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한다.

“기자들은 우리 보도자료를 용어 확인이나 인터뷰 질문을 만드는 데 사용한다. 기자들은 보도자료에 무언가를 더해 기사를 만든다.”

수 천만 명의 팔로워가 있지만 제이슨은 여전히 팔로워를 늘리는데 관심을 가진다. “최근 패션잡지 보그(VOGUE)와 협업했다. 여성 비행사 4명을 소개하고, VOGUE채널에서 만든 트위터 채팅(chat)에서 독자와 비행사가 함께 대화를 나눴다. VOGUE의 인스타그램에 우주비행사 훈련 사진도 올렸다. 이후 팔로워가 늘었다. 보통 우리를 구독하는 ‘전형적인 팔로워’가 아닌 이들에게 우리를 알리는 역할을 했다.”

“7만 명 일하는 NASA, 표면만 전하는 건 아닐까 고민” 
폭발, 사고 등 언젠가는 알려질 부정적 이슈도 공개

나사에서 일하려면 우주 전문가 같은 수준이 돼야 하지 않느냐, 공부는 얼마나 하느냐고 물었더니 제이슨은 고개를 저었다.

“우리는 대중과 직접 이야기하는 사람이다. 대중은 대부분 과학자가 아니다. 우리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도 이해할 정도로 풀어서 설명한다. 나는 이 사무실에서 가장 멍청한 사람 같이 보일 수도 있다. 이곳에 있는 전문가들에게, 가장 멍청한 질문을 하는 사람이다.”

제이슨은 기자처럼 전문가에게 대중이 궁금해 할 질문을 대신 던지고, 이를 쉽게 풀어 제공한다. 제이슨과 기자의 차이점은 뭘까. ‘브랜드 저널리즘’과 ‘저널리즘’의 차이가 무엇이냐는 질문이기도 하다. 나사에 부정적 문제를 대하는 태도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기자는 나사에서 큰 실수를 하고 은폐하려는 걸 캐내려고 한다. 제이슨 같은 소셜미디어팀은 이럴 때 어떤 태도를 취할까. 제이슨은 “나사에서 일어나는 안 좋은 일도 공개한다. 대중과 부정적 이슈도 바로바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로켓이 폭발하거나 우주선이 미션에 실패하는 일들이다. 나사의 트위터를 살펴보면 나사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화물운송 계약을 맺은 ‘SPACE X’가 시험 중 폭발하면 트위터에 이를 알리고 나사 TV로 라이브 방송을 내보낸다. 제이슨은 “나사는 정부기관이고, 수많은 팔로워가 있다. 비판적인 의견도 많다. 이들에게 우리가 좋은 이슈를 적극 공개하듯 부정적 이슈도 공개한다”고 했다.

▲ ①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NASA 본부 외관. NASA의 본부 건물은 하얀색의 네모난 건물로, 창문에 붙어있는 NASA의 표지판 등을 보고서야 식별이 가능할 정도로 평범한 모습이었다. ② NASA 본관 로비에 위치한 우주복을 입은 모형물. 사진=정민경 기자.
제이슨에게 다른 정부기관 소속 소셜미디어팀의 사정도 물었다. 미국 대부분의 연방정부 기관에는 나사처럼 소셜미디어팀이 있다. 다른 연방정부와 비교하면 나사의 소셜미디어팀 규모는 큰 게 아니다.
“미국 국방부 소셜미디어팀이 가장 큰 규모다. 국방부 정보는 매우 민감하다. 소셜미디어 에디터가 알린 내용이 잘못될 경우, 다른 나라가 그 정보를 볼 수 있기에 위험하다. 반면 나사 소셜미디어팀은 쉽게 설명하는 게 특징이 있다. 소셜미디어팀마다 각자의 고충이 있다.”

제이슨의 고민은 연구와 성과가 쏟아지는 나사에서 이를 제대로 전달하는지다.
“나사엔 하루에도 많은 일이 쏟아진다. 너무 많은 스토리와 콘텐츠 때문에 최대한 전달해도 표면만 전하는 느낌이다. 나사엔 정부 직원과 하청직원을 모두 합쳐 7만 명이 있는데, 항상 새로운 일이 쏟아진다. 이들을 어떻게 다 다룰지 고민스럽다.”

※ 이 기획 취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했습니다.
※ 통역=김현아 (Hyunah Kim, 워싱턴DC)

721개 SNS 계정엔 날마다 질문만 3만개

수천만 명 팔로워 거느리는 NASA의 소셜미디어 계정 운영 전략은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 National Aeronautics & Space Administration)의 소셜 미디어팀은 2018년 8월 기준 19개의 플랫폼에서 721개의 계정을 운영한다. 19개의 플랫폼 중 ‘빅3’는 역시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이다. 이미지 중심의 소셜미디어인 인스타그램의 나사 계정(@NASA) 팔로워 수는 3505만명이다. ‘빅3’ 중 가장 많은 팔로워 수를 거느리고 있다. 나사의 전속 사진작가가 촬영해 사진을 올린다. 올라간 우주 관련 사진은 2400여 개이며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하루 동안 게시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 스토리’도 활발하다.

팔로워 수가 두 번째로 많은 나사의 트위터 계정(@NASA) 팔로워는 2944만명이다. 2017년 기준 나사의 계정은 전 세계 트위터 중 59번째로 팔로워가 많은 계정이었다. 메인 트위터 계정 외에도 또 다른 트위터 계정만 270여 개다.

페이스북 계정은 180개다. 페이스북 계정 역시 팔로워가 2112만 명에 이른다. 유튜브(구독자 약 258만명)에서는 ‘나사 TV’를 통해 정책 발표 영상, 우주 영상, 우주선 발사 영상, 전문가들과 대담 영상 등을 제공한다. ‘빅3’ 플랫폼 외에도 다양한 플랫폼의 특성을 살려 정보를 제공한다. 소리를 공유하는 플랫폼인 ‘SoundCloud’에서 나사 계정은 우주선이 담은 우주의 소리를 공유한다.

각 플랫폼마다 수십~수백 개의 계정이 있다. 트위터를 위주로 계정들의 종류를 살펴보면 크게 나사에 소속된 전문가들 계정, 나사가 행하는 프로젝트별 계정, 조직별 계정, 행성별 계정, 센터별 계정 등으로 나뉜다. 예로 태양 정보를 알려주는 계정(@NASASunEarth)처럼 우주의 행성마다 저마다의 트위터 계정이 있고 우주정거장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계정(@Space_Station), 우주정거장 연구개발에 대한 계정(@ISS_Research)등 트위터 계정 하나하나마다 세부 정보가 담겨 있다. 나사의 화성과학 실험실 계획 일부인 큐리오시티는 @MarsCuriosity라는 개별 계정으로 활동한다. 기본적으로는 이런 계정들 위주로 활동하고, 나사의 새 프로젝트가 만들어질 때마다 계정은 추가되기도 하고, 세세하게 나뉘었던 계정들이 하나의 프로젝트 계정으로 합쳐지는 경우도 있다.

어렵게 느껴지는 우주 관련 정보를 쉽게 풀어 제공하고 흥미롭게 만드는 것도 소셜미디어팀의 의무다. 때문에 나사의 소셜미디어팀은 우주에 대한 영화나 노래 등 대중문화 콘텐츠가 만들어질 때를 놓치지 않는다. 

▲ 나사의 소셜미디어팀이 트위터에서 각종 우주에 대한 대중문화 콘텐츠를 언급한 사례. 출처=나사 트위터 계정.
나사의 본계정은 2014년 오스카영화제에서 우주를 다룬 ‘그래비티’(Gravity)가 상을 받았을 때 축하 멘션을 보내고, 2016년 ‘히든 피겨스’가 개봉했을 때는 주인공이자 실존인물인 캐서린 존슨(Katherine Johnson)의 생애를 다룬 콘텐츠를 만들고 홍보한다. ‘코스모스’, ‘인터스텔라’ 등 영화가 개봉해 흥행할 때, 나사 계정에 쏟아지는 질문에 전문가를 대신해 답변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2017년 9월 미국 애틀랜타의 코카콜라에서 진행된 ‘브랜드 스토리텔링 앤드 콘텐츠 마케팅 콘퍼런스’에서 나사가 진행한 발표에 따르면 나사 소셜미디어팀은 ‘팔로워’, ‘팬’, ‘소비자’라는 개념보다 ‘크리에이터’, ‘콜라보레이터’라는 개념을 염두해 일한다고 한다. 나사가 가진 방대한 정보와 인력을 이용해 만든 콘텐츠는 물론이고 디즈니, 구글과 같은 기업과도 협업해 콘텐츠를 만든다. 소셜미디어팀의 다음 과제는 VR, AR과 360도 카메라를 이용한 영상, 3D 비디오 영상 제공과 이를 통한 넷플릭스, 훌루 등 웹사이트에 스트리밍을 확대하거나 다양한 모바일용 어플을 개발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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