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정보는 얼마나 털렸을까

[2018 인터넷투명성보고서]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만 연 평균 28만6113건…한 달에 약 1만7000건 정보 삭제·차단

2018-08-29 17:43       정철운 기자 pierce@mediatoday.co.kr

한국 인터넷투명성보고서 연구팀이 2014~2017년까지 이뤄진 정부의 인터넷상 감시(감청, 신원정보제공 등)와 검열(사이트 차단, 게시물 삭제 등) 현황을 분석한 ‘한국 인터넷투명성보고서 2018’을 내놨다.

인터넷투명성보고서는 구글이 지원하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공익법률상담소가 수행하는 연구사업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심의위원회·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정부 공개 자료와 네이버와 카카오가 공개한 투명성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3~2017년까지 통신제한조치(감청)는 연 평균 406건으로 모두 6494개 계정에서 이뤄졌다. 그 중 인터넷에 대한 통신제한조치는 연 평균 254건, 1272개 계정에서 이뤄져 문서 수를 기준으로 모든 통신제한조치의 62.5%를 차지했다. 통신제한조치의 주체는 98.8%가 국가정보원이었다.

▲ 2018 인터넷투명성보고서.
지난 4년간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송수신 번호, 시간, 위치 등 통신 내역·기록에 대한 확인)은 연평균 28만6113건, 모두 690만5331개 계정에서 이루어졌다.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 계정 수는 2013년 1611만4668건, 2014년 1022만8492건에서 2015년 548만4945건, 2016년 158만5654건, 2017년 105만2897건으로 감소추세다.

2013~2017년 통신자료제공(가입자 신원정보 확인)은 연평균 103만4036건, 953만9337개 계정에서 이뤄졌다. 그중 인터넷 서비스 가입자에 대한 통신자료제공은 연평균 9만5910건, 37만6319개 계정에서 이루어졌고, 모든 통신자료제공의 약 3.9%(계정수 기준)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통신자료제공은 법원의 허가 없이 수사기관의 요청만으로 쉽게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대량으로 요청되고, 또 제공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연간 전체 인구수의 18.4%에 달하는 950만 개 이상의 계정 정보가 조치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통신사업자에 대한 압수·수색(통신 내용, 기록, 신원정보 모두 확인 가능) 현황은 현재 정부가 공개하지 않는다. 때문에 네이버와 카카오의 투명성보고서에 의존해야 한다. 이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두 사업자에 대한 압수수색은 9538건으로 1079만1104개의 계정이 제공됐다. 보고서는 “통신의 내용까지 확인할 수 있는 압수·수색이 이렇듯 방대한 양으로 행해지고 있는 것은 통신감시에 있어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 2018 인터넷투명성보고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통신심의의 경우 2016년까지 심의건수가 꾸준한 증가추세이며 2016년에는 2011년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했다.. 보고서는 “매주 2회 회의, 회의 1회당 약 2000여건 심의, 한 달 약 1만7000건의 정보를 삭제, 차단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는 국내 포털서비스 업체 등 국내 소재 서버에는 정보의 삭제나 이용해지 및 정지, 해외 서버 내 정보에는 KT 등 망사업자에 대한 해당정보의 접속차단으로 내려진다.

2017년 총 시정요구 대상 정보 중 불법정보는 총 7만9655건으로 93.9%, 유해정보는 2049건으로 2.4%, 권리침해정보는 3168건으로 3.7%를 차지했다. 그 중 음란·성매매 정보가 3만200건(35.6%), 사행성 정보는 2만1545건 (25.4%), 불법 식·의약품 정보는 1만8556건(22.0%)으로, 이 세 개의 유형이 전체의 88%를 차지했다.

국가보안법 위반 정보의 시정요구 비율은 2014년 전체의 0.9%, 2015년 1.2%, 2016년 1.3%, 2017년 2.0%로 상승세를 보였다. 유해정보 시정요구도 2014년 전체의 0.8%, 2015년 1.5%, 2016년 1.9%, 2017년 2.4%로 상승했다. 이에 보고서는 “불법성의 판단이 명확하지 않은 국가보안법 위반과 판단자의 자의적 해석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유해정보들에 대한 시정요구 건수가 증가하는 것은 우려할만한 대목”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2017년 제19대 대선과 관련해 실시된 선관위의 사이버 범죄 조치는 선거법을 과도하게 적용하여 후보자에 대한 의혹제기나 비판적 여론에 대해서도 삭제 명령을 내린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