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의 소상공인 집회를 보는 세 갈래 시선

[아침신문 솎아보기] 조선·중앙일보, 모두 최저임금 탓
경향신문, 상가임대차법 개정 막는 한국당 규탄 회견
세계일보, 1·6면에 ‘치솟는 임대료’ 고발한 기획기사

2018-08-30 09:03       이정호 기자 leejh67@mediatoday.co.kr

전국의 소상공인들이 29일 비가 오는데도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제갈창균 외식업중앙회장은 집회를 시작하면서 “저임금 근로자를 위한 최저임금 인상이 영세 자영업자를 궤멸시키고 있다”고 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도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어떠한 사과도 없이 소상공인들이 반대해온 주휴수당 시행령 개정안을 보란 듯이 입법 예고했다”며 정부를 비난했다.

▲ 경향신문은 30일 4면에 소상공인들이 국회 앞에서 상가임대차보호법 국회 통과를 막는 자유한국당을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연 사실도 소개했다. 

조선·중앙일보 최저임금이 모든 것의 원흉

▲ 조선일보 12면
조선일보는 30일자 신문에 이날 집회사진을 1면에 실은데 이어 12면에서도 ‘식당·편의점·PC방…가게 문까지 닫고 빗속의 절규’라는 제목으로 상세히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 기사 작은 제목에도 “매일 15시간 일해야 먹고살아, 정부가 영세 자영업자 다 죽여, 요구 외면땐 제2 제3의 총궐기”라며 집회에 나온 자영업자들의 얘기를 그대로 옮겼다. 참가자들은 이날 청와대를 향해 상여와 함께 행진도 했다.

중앙일보도 6면에 ‘폭우 속 광화문 소상공인 3만명 자영업 망하면 대한민국 파산’이란 제목으로 이날 집회를 상세히 다뤘다. 중앙일보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비판한 집회 참가자들 목소리를 담았다. 이날 집회엔 야당 정치인 53명도 참석해 발언도 했다.

▲ 중앙일보 6면

상가임대차법 개정 막는 한국당 규탄 회견

경향신문은 4면에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최저임금 폭탄, 임대료가 문제… 자영업자들 두 갈래 목청’이란 제목으로 조선, 중앙일보와 다른 결로 보도했다. 광화문 집회에선 ‘최저임금 폭탄’과 정부 비난에만 집중한 반면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요구하는 국민운동본부는 같은 날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상가 계약갱신기간을 10년으로 늘리는 법 개정을 요구했다.

국민운동본부는 이날 상가임대차보호법 국회 통과를 막는 자유한국당을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향신문은 같은 소상공인들이 벌인 두 소식을 대비해서 소개했다. 경향은 광화문 집회와 기자회견 사진을 모두 실었다.

▲ 경향신문 4면

세계일보 ‘치솟는 임대료’ 고발한 기획기사

세계일보는 30일 1면에 ‘젠트리피케이션 넘어 상생으로’라는 제목의 기획시리즈를 시작했다. 세계일보 1면 기사는 ‘주변 상권 뜰 때마다 밀려나는 문화예술인’이란 제목으로 서울 홍대와 서촌 일대의 상권을 집중 분석했다. 세계일보는 “사람 몰리자 임대료 대폭 올려, 건물주 등쌀에 싼 곳으로 전전”이라는 작은 제목으로 조물주 위의 건물주를 정조준했다.

세계일보는 6면 전면을 털어 해설기사도 썼다. 세계일보는 6면 머리기사에 ‘치솟는 임대료 감당 못해…乙은 오늘도 이삿짐 싼다’는 제목을 달았다. 홍대 앞 거리엔 과거 소규모 공방과 라이브카페, 특색 있는 소품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했고 인도 커리와 중식, 양식 등 다양한 식당들도 많았다. 그런데 2000년대 후반부터 상업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홍대 문화의 다양성을 이끌었던 문화예술인들은 중심 상권에서 밀려났다. 이들이 떠난 자리에는 대형 커피숍과 휴대전화 판매점, 프랜차이즈 식당이 들어섰다. 이렇게 홍대 앞 상가는 2013년 292곳이 폐업을 신청하면서 펜틀리피케시션이 절정을 이뤘다. 이후 매년 200여곳이 문을 닫았다. 경실련 관계자는 “홍대 업소들의 평균 영업기간이 5.02년인 것을 감안하면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보장하는 5년이 지나자마자 임대료 등의 문제로 둥지내몰림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세계일보는 부정적인 것만 소개하진 않았다. 6면 아래쪽엔 건물주들이 임대인들과 상생협약을 맺고 펜트리피케이션을 막은 ‘해방촌 신흥시장’ 사례를 ‘임대료, 물가상승률만큼만…건물주 44인의 실험’이란 제목으로 자세히 소개했다. 그러자 서울에서도 낙후지역이었던 신흥시장은 상권이 서서히 살아나면서 세련된 상가와 허름한 건물이 공존하고 있다.

▲ 세계일보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