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세제개편이라더니 혜택만 사라졌다”

집단에너지협회·김성환 민주당 의원실 긴급토론회
친환경 예너지인 열병합발전에 쥐꼬리만한 혜택마저 빼앗아 전력시장서 도태 우려

2018-08-30 20:32       김예리 기자 ykim@mediatoday.co.kr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친환경 에너지 세제개편안’이 오히려 열병합발전의 세제지원 효과를 없애고 시장 내 입지를 좁힌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과 한국집단에너지협회(김응식 회장)는 30일 오후 서울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집단에너지 연료 요금 긴급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 전문가와 관계자들은 “정부 세제개편안은 열병합발전 관련 내용을 빠뜨리고 있으므로 환경편익을 고려해 세제혜택을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열병합발전이란 전기와 난방용 열을 생산하는 발전 방식이다. 같은 양의 연료로 전기만 생산하는 일반 복합화력발전보다 효율이 높고,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배출이 낮다. 유정민 서울에너지공사 선임연구원은 “송배전 환경편익이 특히 중요하다”며 “우리나라 주요 발전시설들이 수도권과 먼 곳에 위치하는데, 열병합발전 등 집단에너지는 송배전 시설을 회피할 수 있다”고도 짚었다. 지난해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총 주택의 16%(270만 가구)가 사용하는 지역난방이 여기에 속한다. 발전량은 2015년 기준 국내 전체발전량의 6.4%를 차지한다.

그동안 열병합발전용 LNG(액화천연가스)는 일반 발전용 LNG(액화천연가스)에 비해 세금을 kg당 약 18원 감면 받았다. 복합화력발전용 LNG는 개별소비세로 60원을 내야 하지만, 열병합발전용 LNG는 ‘탄력세’를 적용 받아 42원만 냈다. 그런데 지난달 30일 정부가 발표한 ‘2018년 세법 개정안’에서는 이 세제 혜택이 사라졌다. 일반 발전과 열병합발전용 LNG 개별소비세를 나란히 12원으로 인하해서다.

▲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과 한국집단에너지협회(김응식 회장)는 30일 오후 서울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집단에너지 연료 요금 긴급토론회’를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토론 참석자들은 “제목은 친환경 세제개편안이지만, 디테일은 반대로 갔다”고 비판했다. 김창섭 가천대학교 에너지IT학과 교수이자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은 “세제 개편은 발전 과정에서 핵심 외부효과를 전반적으로 내부화하는 조치였다”며 “석탄과 가스, 열병합발전이 가진 외부성을 공평하게 내부화할 거라 생각했는데, 차별적”이라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채덕종 이투뉴스 기자는 “정부가 시뮬레이션(모의 가동) 과정에서 집단에너지 비용을 포함했는지 확인하고 싶다”며 환경 편익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제는 전력시장에서 우선순위가 바뀌는 것이라고 참가자들은 말했다. 환경 편익을 인정받아 ‘탄력세’ 형태로 받던 세제혜택이 사라지면 열병합발전 방식이 전력시장에서 배제될 수 있다. 열병합에너지 사업자인 SK E&S 관계자는 발언을 청해 “집단에너지 업계가 18원의 혜택을 봤는데도 SK를 포함 거의 모든 업체가 적자였다. 이 상태에서 (일반발전용 LNG와 비교해) 18원은 우리 업계에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창섭 교수는 “집단에너지사업자는 다른 사업자와 달리 제도를 통해 수익률을 철저히 통제 받는다. 반면 독점성이 있어 두 성질이 양립하면서 지금까지 왔다”며 “현재는 배가 고프다고 했더니 밥그릇을 빼앗아간 상황”이라고 묘사했다.

전문가와 관계자들은 정부가 환경에 대한 열병합발전의 편익을 고려해 세제 혜택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정민 선임연구원은 “독일과 스웨덴, 덴마크 등 열병합발전 정책을 적극 펼치는 나라들은 전력시장 내 열병합발전 사업자들을 명확히 보상한다”며 “우리도 친환경 분산형 전원인 열병합발전을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를 연 김성환 의원을 대신해 참석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집단에너지는 두말할 나위 없이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저감효과가 뛰어나 활성화해야 한다”며 “이번 개편안을 빨리 고쳐 합리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 30일 오후 열린 ‘집단에너지 연료 요금 긴급토론회’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이에 토론자로 참석한 배정훈 기획재정부 환경에너지세제과장과 이경훈 산업부 에너지수요관리과장은 “세법개정안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경훈 과장은 “시행령으로 열병합 발전에 30% 감면하는 탄력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논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