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출신 국방위원 “비육군 장관 파격? 육군만 해야하나”

[인터뷰] 예비역 육군준장 민홍철 더불어민주 간사, 연합 등 파격 평가에 “육군 기득권 중심의 타성에 젖은 사고”

2018-08-31 16:04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새 국방장관 후보자에 공군출신 정경두 합참의장이 지명되자 연합뉴스 등 일부 언론이 ‘연거푸 비육군 출신이 지명돼 파격’이라고 강조했다. 예비역 육군준장 군 법무감 출신의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그럼 국방장관은 모두 육군만 해야 파격이 아닌가”라며 “육군 기득권 중심의 타성에 젖은 사고”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송영무 국방장관을 경질하는 대신 지명한 정경두 합참의장(공군대장)은 공사 30기로 공군에서만 36년간 군 생활을 해왔다. 정 후보자는 이양호 전 장관에 이어 24년 만에 공군출신이 장관 후보에 올랐다.

이를 두고 연합뉴스는 30일 오후 송고된 기사 ‘정경두 합참의장, 국방부 장관 후보자 발탁…또 비육군 파격 인사’에서 “정경두(58) 합참의장이 30일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전격 발탁된 것은 기존의 육군 기득권을 허무는 또 한 번의 파격 인사로 평가된다”며 “해군 출신인 송영무 예비역 대장이 문재인 정부의 첫 국방장관으로서 임무를 수행한 데 이어 연거푸 ‘비육군’ 출신이 국방수장 후보자에 올랐다”고 썼다. 이 매체는 군 관계자의 입을 빌어 “비육군을 중심으로 한 파격 인사가 거듭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연합은 “그러나 육군 중심의 군 기득권을 타파하고 국방개혁을 추진하는데 난관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국방부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확정한 ‘국방개혁2.0’의 과제 대부분은 육군에 집중됐다. 장성 76명 감축을 비롯해 병력 및 대규모 부대 감축 등이 대부분 육군이 해결해야 하는 것들”이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해군 출신 송 장관도 적잖이 애먹었다는 말이 군내에 파다한 것을 보면 기득권 세력의 저항 강도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고 썼다. 

연합뉴스는 계엄령 문건 이후 안보지원사령부 창설 과정에서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기득권이 표출하는 불만의 목소리를 적절하게 조율하고, 군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는 강력한 리더십 발휘가 정 후보자에게 주어진 일차적인 과제라는 지적도 나온다고 주장했다.

▲ 정경두 국방부 장관 후보자. 사진=국방부

이 같은 평가기류는 다른 언론에서도 나타난다. 중앙일보는 31일자 3면 머리기사 ‘이번엔 공군 출신 정경두 … 군 개혁 위해 또 비육군 발탁’에서 “육군이 주류인 군에서 잇따라 비육군 출신을 국방 수장에 앉히는 파격”이라고 썼다.

세계일보도 2면 머리기사로 ‘비육군 출신 또 파격…정경두 “국방개혁 완성에 최선”’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정 후보자로서는 기무사 계엄령 문건 파동으로 불거진 ‘하극상’ 논란에 따른 군내 동요를 어떻게 수습할지가 관건”이라고 썼다.

매일경제도 31일자 기사에서 “국방부 장관을 해군 출신에 이어 공군 출신이 맡게돼 현 정부의 육군(육사) 배제 기조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비육군을 중심으로 파격인사가 계속되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매경 역시 정 후보자 앞에 놓인 ‘난관’을 두고 “육군 중심 군 기득권을 타파하고 국방개혁을 추진하는데 난관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며 연합뉴스가 썼던 내용과 대동소이한 전망을 내놨다.

대구일보도 30일자 기사에서 “경남 진주 출신의 정경두(58) 합참의장이 30일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전격 발탁된 것은 기존의 육군 기득권을 허무는 또 한 번의 파격 인사로 평가된다”고 썼다.

이를 두고 예비역 육군 준장(육군 법무감) 출신이자 국회 국방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민홍철 의원은 육군 중심의 사고에 바라본 타성에 젖은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

민 의원은 31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앞으로 국방도 문민 기반으로 가야하고, 3군의 균형발전을 위해 골고루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기존에 육군의 기득권 중심의 사고에서 온 평가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미래지향적 군사력 건설과 한반도 안보정세에 맞춰 국방개혁을 어떻게 추진해나갈 것이냐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며 “그런데 육군이 아닌 해공군이 장관후보자가 됐다고 파격이다. 그건 아니라고 본다. 육군 출신만 장관을 하라는 법은 없다. 그런 타성과 프레임, 그런 사고 자체를 일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민 의원은 “능력 있으면 할 수 있다. 육군이 아니라 해서 국방개혁이나 육군의 발전에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다”며 “균형발전과 각 군의 군사력 건설, 국방예산, 국방개혁 등이 다 짜여있기 때문에 누가 장관을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 안보에 있어 국방력을 만들어 갈 것인가에 있다”고 강조했다.

비육군이 파격이라는 주장의 배경을 두고 민 의원은 “육군 위주로 가야한다는 것도 하나의 프레임이다. 인력 측면에서 육군이 많다보니, 과거부터 ‘육방부’라는 얘기도 많았다. 예산 배분도 육군 위주였으나 정부가 거쳐가면서 점차 3군의 균형 발전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오히려 앞으로는 문민 출신이 국방장관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육군 중심의 군 기득권을 타파하고 국방개혁을 추진하는데 난관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연합뉴스 등의 관측에 민 의원은 “기득권들이 개혁에 반발하고 저항이 있을 것이라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이는 극복해나가야 할 일이다. (이는 다들) 큰 틀에서 동의하고 있는 문제다. 육군 출신이 아니라 어느 군 출신이라도 그런 의지와 정부의 뚜렷한 합일점이 형성돼 있기 때문에 개혁을 해나가는데 문제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송 장관의 경질을 두고 민 의원은 “송 장관도 국방개혁의 의지를 갖고 했으나 설화와 같은 지엽적 문제 등이 있어 그렇게 됐다. (교체문제는) 어디까지나 인사권자의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민 의원은 자신이 육군 준장 출신이라는 점을 두고 “육군 출신 법무감으로 25년 간 육군의 제도와 법률, 작전 측면에서 같이한 간접 경험에서 볼 때는 육해공 해병대가 자군 이기주의 빠져있을 때가 있다”며 “무기체계 획득과정에서 예산편성을 두고 최근들어 해·공군에 예산이 많이 투자됐을 때 육군이 육군은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피해의식이 있다. 6·25 때나 재래식 전쟁시엔 병력 위주이기 때문에 육군이 강하지만 현대전은 해공군 전력이 중요하다는 면에서 (예산 문제로) 자군 이기주의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국방부 장관의 자질을 두고 민 의원은 “군사적 식견도 필요하지만 외교적 정무적 판단도 굉장히 중요하다”며 “특히 남북관계가 있기 때문에 유연성 갖고 군사력을 활용해야 한다. 그동안 군 출신이 장관을 해오다 보니 너무 경직돼 있다. 무조건 북한을 적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야당이 주적개념을 넣으라 하지만 저는 반대한다. 이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민 의원은 “군이 이제는 사람에 충성할 것이 아니라 국가에 충성해야 한다. 그동안 무력을 갖고 (권력을 위해) 해왔던 것처럼 해선 안되고, 국민에 대해 봉사하고 무엇보다 군 내에 법치주의가 작동이 돼야 한다. 그것이 문민 통제”라고 강조했다.

▲ 민홍철 국회 국방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사진=민홍철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