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군축’ 오보 논란 심의결과는?

“YTN은 ‘군축’, 통일부는 ‘경축’”
“논평처럼 쓸 게 아니라 취재 더 했어야”

2018-08-31 19:37       박서연 기자 psynism@mediatoday.co.kr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발언이 ‘군축’인지 ‘경축’인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졌던 YTN보도가 심의 제재를 받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들은 YTN ‘군축’ 보도를 두고 기자에게 사실확인은 생명과도 같은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는 30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북한이 8월15일에 군축회담을 열자고 했다는 YTN의 보도를 두고 ‘의견제시’를 결정했다. 방통심의위 제재는 법정제재와 행정지도가 있는데 ‘의견제시’는 행정지도 가운데서도 가장 수위가 낮은 제재다.

▲ 사진=지난 3월29일 YTN'뉴스출발' 보도 화면 갈무리

YTN ‘뉴스출발’은 지난 3월31일 “[단독] 北 ‘8월15일 군축회담 열자’… 돌출 발언?” 리포트에서 “엊그제(3월29일) 남북 고위급회담에 북측 대표로 참석했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오는 8월15일에는 남과 북한이 군비축소에 관한 회담을 열자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리포트를 보면 리 위원장이 남측 천해성 통일부 차관에게 ‘군축합시다’라고 말했는지 ‘경축합시다’라고 했는지 분명치 않다. YTN은 ‘군축’으로 단정했지만, 당시 통일부는 해당 발언을 ‘경축’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해당 리포트를 보도한 김주환 YTN 기자는 미디어오늘에 “(보도가 맞는지) 8월15일까지 기다려보라”며 오보가 아님을 강조했다. 그러나 8월15일 남북의 군비축소 회담은 열리지 않았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15일 김 기자와 다시 통화했다.

김 기자는 “보도할 때 평안도 함경도 출신 탈북자 10명에게 (논란이 되는 부분을) 들려줬다. 모두 다 ‘군축’이라고 했다. 전문기자인데 확인하지 않고 썼겠느냐”며 오보가 아님을 거듭 주장했다. 더불어 “리선권 전화번호를 알려 달라”거나 “리선권한테 전화를 해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 사진=지난 3월29일 YTN'뉴스출발' 보도 화면 갈무리

박상수 위원은 “여러 차례 화면을 보고 입 모양과 소리를 비교해 봤는데 군축이 맞다. 그동안 진행된 과정을 보더라도 군사 긴장 완화를 위해 여러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통일부 차관 생일을 경축하자는 게 말이 안 되는 거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통일부에 따르면 회담 시작 모두발언 때 리 위원장이 “8월15일은 우리 민족 해방의 날이다. 천해성 차관이 8·15가 생일이니까 남다른 인연을 맺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리 위원장이 회담 후에도 ‘경축’이라고 말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허미숙 방송소위 위원장은 “기자는 사실확인이 생명과도 같다는 인식을 DNA처럼 몸에 심어야 한다. 취재가 매우 미흡한 기사다. 모두가 원하는 군축이지만, 희망사항을 보도로 만들어 기록에 남기면 객관성 위반”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