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원전 부식·관통 2년… 아직도 원인 못찾아”

환경련·원자력안전연구소 한빛4호기 구멍 발견에 “총체적 부실 우려…망치로 두드리는 검사 그쳐”

2018-09-03 15:42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한빛원전 4호기의 격납건물에 8cm 이상 깊이의 구멍이 다수 발견되자 환경·원자력안전 단체가 총체적 부실이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그런데도 정부가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환경운동연합과 원자력안전연구소(소장 한병섭)는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에 연 기자회견에서 한빛 4호기 격납건물 공극 발견을 두고 이같이 지적했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처장과 한병섭 원자력안전연구소장은 원자력 산업계와 이를 감독해야 할 규제기관이 이미 2년 전 격납건물 내부철판이 관통 부식됐는데도 여전히 변한 게 없다고 질타했다.

앞서 이들은 2016년 6월 한빛원전 2호기에서 격납건물 철판(라이너 플레이트:CLP)과 외부 콘크리트 경계면의 135개 지점에서 부식이 확인됐으며, 심지어 관통부까지 발견됐고, 한울·고리 원전에서도 동일한 상황이 밝혀졌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2년 전 격납건물 내부철판 관통 부식이 발견된 이후에도 변한 것이 없다”며 “안전을 장담하던 산업계와 규제기관은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제대로 된 조사와 근본원인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 7월28일 발족한 민관합동조사단에 한수원은 격납건물에 8cm 이상의 유의한 공극의 발생 가능성을 부인하고 확인 시 전면 조사를 수용하겠다고 호언장담했는데도 이번에 공극을 발견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들은 “조사의 편의성을 위해 한빛 4호기 상부 돔과 격납건물 상단을 제외한 약 1000곳에 대한 부분 점검 과정에서 최대깊이 30㎝의 공극을 포함한 14개소의 공극(30㎝, 23㎝, 21㎝ 각 1개소, 8㎝이하 11개소)이 발견되어 원전 전체에 대한 전면 재검사를 수행해야 될 처지에 이르렀다”며 “콘크리트 균열과 내부 철근 부식까지 의심되는 상황이라서 총체적 부실이 우려되지만 사업자나 규제기관 모두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에서 열린 원전 격납건물 안전성 확보 위한 제언 기자회견에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처장이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심지어 부실 조사를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부식이 확인된 이후 지난해 3월 17일 열린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선 ‘모든 원전의 CLP(격납건물 철판 : 라이너 플레이트)를 점검한 후, 결과를 종합해 평가·분석 예정’이란 내용을 포함시킨 후 나흘 뒤인 같은달 21일 한빛 2호기 부식의 근본 원인 조사없이 재가동을 승인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한빛원전 3, 4호기의 경우 철판 부식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한국수력원자력(주)의 보고를 인정했다.

그러나 한빛원전 4호기는 지난해 7월 60m 길이의 격납건물 원주(둘레) 철판 내부에 두께 20cm 공간에 콘크리트가 채워져있지 않은 ‘환형공동’ 현상이 발견되기도 했다. 증기발생기 내부에서는 20년간 방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망치까지 발견됐다.

이번 한빛 4호기 공극(구멍) 발견 과정과 관련해 원자력안전연구소 등은 “이번 한빛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와 타 원전에서의 전수 조사는 격납건물 안전 현황을 확인하는 유의미한 과정이지만 결국 격납건물의 내벽 인근의 부실시공에 대한 일부 확인에 불과하다”며 “이 사건의 초기부터 제기되어온 원인규명과 철판부식과 격납건물 열화(부식 마모 등으로 삭는 현상)에 대한 어떠한 답과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 방법도 망치를 두드려서 확인하는 식이어서 원시적이라는 비판이다. 원자력안전연구소 등은 “철판두께 측정을 부적절한 측정방식으로 진행하고 콘크리트 공극 조사 지점을 일부 부위로 한정해 무작위로 진행하고 공극(구멍) 확인 방법은 가장 원시적인 방법인 망치로 두드려서 확인하는 타격법(Impact Method)을 사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병섭 원자력안전연구소장은 3일 “타격법은 (격납건물 내벽 철판에서부터 안쪽 방향으로) 짧은 영역 밖에 확인할 수 없다”며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검사방법은 ‘초음파’, ‘엑스레이’, ‘중성자’, ‘열화상 방법’ 등 많이 있는데도, 가장 선택하기 쉬운 방법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원안위와 한수원에 △격납건물 부실시공에 대한 원인과 책임 규명 △격납건물 철판 부식 원인규명 △장기적인 격납건물의 열화 현상 감시 및 검사 대책 마련 △격납건물 및 원전 구조물 안전 진단 및 보증할 수 있는 규제 체계 마련 등을 요구했다.

▲ 원자력발전소 방호벽 구조. 이미지=원자력안전연구소
▲ 전남 영광에 위치한 한빛 원전.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