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는 어떻게 ‘교육 비전문가’가 됐나

교육공무직원법 오해 아닌 오해 불러일으키며 교육현장 모르는 비전문가로 낙인

2018-09-03 15:34       이재진 기자 jinpress@mediatoday.co.kr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사퇴 목소리가 커진다. 유 후보자는 6년간 국회 교육문화위원회 경험과 11번의 대변인 직을 역임한 소통능력을 내세우지만 지난 2016년 대표 발의한 법안이 교육현장을 도외시했다는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현장을 몰라서 교육부 수장에 오를 자격이 없다는 주장이다.

유은혜 후보자가 대표 발의한 법안은 지난 2016년 11월28일 ‘교육공무직원의 채용 및 처우에 관한 법률안’이다. 당시 유 후보자는 해당 법률안의 제안이유에 대해 “학교회계에서 보수를 지급받고 있는 학교비정규직(학교회계직원)은 현재 약 14만 명(2016년 4월1일 기준)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33%가 학교비정규직임.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서는, 학교비정규직 문제해결이 필수적인 상황”이라며 “현재 학교회계직원 중 기간제 사용율은 17.7%이며, 해당 기간제(2만4947명) 중 교육부가 분류한 상시지속적 업무대상자, 즉 무기계약 전환대상자가 8588명에 이름. 채용시부터 무기계약으로 채용했어야 하나 기간제로 채용하고 있음. 또한 상시지속적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무기계약 전환대상에서 제외되는 직종과 인원수도 상당해, 시도 차원에서 교육공무직 조례가 통과되어 운용됨에도 불구하고 고용불안이 반복되고 있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 후보자는 “동일노동을 하고 있음에도 근속연수가 길어질수록 정규직과 임금격차가 커지는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음. 가령, 동일노동을 하는 학교급식실 공무원 조리원과 비정규직 조리원의 임금차이는 1년차 68%에서 10년차 53%, 20년차 46% 수준으로 낮아짐. 전체 평균은 정규직의 60%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라며 “이에 본 법률 제정안을 통해, 학교를 비롯한 교육기관에 교육공무직이라는 새로운 직제를 신설하고, 학교와 교육행정기관의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인 교육공무직원으로 채용하도록 하여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하고자 함”이라고 밝혔다.

유 후보자의 교육공무직법안 취지는 전국 14만 명에 이르는 학교 비정규직에게 공통적인 임금체계가 없어 각 지역별로 수당지급액 등 총 지급액이 다르고,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따라 노동차별 실태를 시정하기 위해서 교육공무원직제를 신설해 차별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었다.

해당법률안은 유 후보자가 대표 발의하긴 했지만 당을 가리지 않고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정의당 추혜선, 노회찬, 심상정, 이정미 의원을 포함해 현재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이해찬 당 대표까지도 법안 발의에 서명했다. 하지만 해당 법률안은 교직원의 이해관계와 얽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반발이 거세 결국 같은 해 12월 19일에 폐기하기에 이른다.

문제가 된 조항은 법안의 부칙 제2조 제4항인 ‘사용자는 교육공무원직원 중에서 교사의 자격을 갖춘 직원은 관계 법령을 준수해 교사로 채용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조항은 오해 아닌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예산이 증가돼 정규직 교사 또는 공무원의 채용 인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 더해 임용고시를 통해 교사가 된 사람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반발이 거셌다. 쉽게 말하면 어렵게 임용고시를 통과한 사람이나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역차별을 받는 게 아니냐는 논리였다. 법안에 따르면 학교가 계약직 교사의 계약기간이 끝나면 갱신하지 않고 2년 단위로 기간제 교사를 충원할 수 있도록 하되 학교가 2년 이상 계속 교사로 사용하겠다면 정규직과 동일한 대우를 해주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유 후보자는 반발이 거세자 해당 조항을 삭제하기로 했지만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미 법률안 제3조에 “교육공무직은 교원 또는 공무원이 아닌 사람”이라고 명시했지만 오해 아닌 오해는 풀리지 않았다.

학교비정규노동자 43%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에서 계약해지를 당하거나 쪼개기 계약으로 불이익을 받는 것을 시정하기 위한 게 법안의 취지였지만 유은혜 후보자는 학교 현장을 모르는 교육 비전문가로 찍혀버렸다.

▲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내정된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월3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2년 전 논란이 유 후보자가 장관 후보자에 오르자 재현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유은혜 의원은 2016년 11월, 학교 공무직들의 처우개선 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그 골자는 비정규직의 신분을 안정시키고, 교원자격증이 있는 공무직을 교사로 선발하는데 우선권을 주며, 공무원으로서의 책임은지지 않되 노동자로서의 이익은 최대한 추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내용”이었다며 “제발, 교육정책 추진과정에 학교의, 교사들의 목소리를 듣고 반영해주시길 바란다. 교문위원 경력 몇 년이 교육계 전문가임을 말해주지 않는다”며 지명철회를 요구했고, 4만7천여 명이 동의했다. 유 후보자가 2016년 발의한 내용을 비판하며 지명철회를 요구하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물은 20여건에 이른다. 유 후보자의 블로그 ‘안부 게시판’에도 발의 법안 내용을 지적하며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글이 수십 건 올라와 있다.

언론 보도도 호의적이지 않다. 대표적으로 조선일보는 유 후보자 임명 발표 이후 <교육계가 반대 앞장 선 ‘미운털 유은혜’>, <국회 교문위서 6년 활동…교육계선 “현장 경험 없어” 우려도>, <유은혜 바라보는 교육계 ‘불안한’ 시선> 등 부정적인 보도를 내놓고 있다.

유 후보자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유 후보자는 3일 서울 영등포구 교육시설재난공제회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2016년 발의한 교육공무직법은 당시 14만명에 달한 학교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해당 법안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교사로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교육공무직이라는 별도의 직제를 만들어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학교비정규직 문제가 있었지만 현 정부 들어 “비정규직 문제가 해소되는 상황”이라며 발의할 이유가 없다고도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도 학교비정규직 차별대우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상당하다. 유 의원이 발의한 교육공무직원에 해당하는 학교 사서나 영양사들은 최저임금을 조금 상회하는 임금을 받고, 수당도 교원과 큰 차이를 보이는 만큼 교육공무직 차별을 시정하는 법안이 필요하다.

배동산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정책국장은 “교육공무직법 취지는 교육현장에 교원과 일반공무원, 학교비정규직이 있는데 학교비정규직도 공교육 발전과 유지 및 운영에 필요한 일을 하는만큼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위해 직제를 만들자는 게 목표였다. 교사로 만들어달라는 소리가 아니었다. 논란의 된 조항은 전환관련 조항이 아닌 교원을 확충하려는 조항이었다”면서 “2016년 법안 내용으로 유은혜 후보자를 반대하는 것 자체가 근거가 없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우리 사회의 심각한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꼭 필요한 과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