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의 ‘갑툭튀’ 출산주도성장에 “해법 꽝”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소득주도성장 비판하고 ‘출산주도성장’ 제안…민주당 “반대중독”, 정의당 “근시안적 포퓰리즘”

2018-09-05 13:08       정민경 기자 mink@mediatoday.co.kr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5일 원내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적폐청산 △탈원전 위주의 정책을 비판하고 ‘출산주도성장’ 정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설 말미에서 김성태 원내대표는 기존 연설문에 없었던 부동산 정책 비판과 함께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판하기도 했다.

소득주도성장 비판이 연설문의 대부분을 차지한 김 원내대표의 연설에 더불어민주당은 “부패한 정권유지를 위해 수십 년 세월 동안 재벌 대기업과 짬짜미로 형님-아우하며 지내온 자유한국당으로서는 결코 용납되지 않을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한국당을 비판하는 논평을 냈다. 이어 민주당은 “탄핵과 새 정부 출범, 재보궐·지방선거 완패라는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받고도 국민의 명령인 적폐청산은 외면하고, 여전히 이명박-박근혜 시절 향수에 젖어있는 것은 아닌지 자유한국당은 통찰하길 바란다”고 썼다.

▲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김 원내대표는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을 비판하고 정부가 ‘슈퍼 매머드급 일자리 예산’을 쏟아 붇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 예산을 ‘출산주도성장’에 써야한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출산장려금 2천만 원을 지급하고, 이 아이가 성년에 이르기까지 국가가 1억 원의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출산장려금으로 매년 8조 원씩, 연간수당은 첫해 1조 6천억 원을 시작으로 매년 1조 6천억 원씩 늘어나 20년 후에는 매년 32조 원의 재원이 투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원내대표는 이 예산을 위해 공무원 연금 개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이 공무원 17만4천 명을 대거 증원하는데 향후 330조 원이 소요된다. 이런 재정을 저출산 극복에 투입할 경우 현실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가 제안한 ‘출산주도 성장’에 정의당은 “출산주도성장이란 기치를 내건 것은 일면 긍정적일지 모르나, 해법은 완전히 꽝”이라고 혹평했다. 정의당은 “공무원 수를 줄이고 그 재정으로 보육지원을 하겠다는 것인데 황당하기 짝이 없다”며 “지난 정부에서 수십조의 재원을 쏟아 부어도 출산 문제가 극복되지 않는 이유는 일자리가 없고, 살 집이 없고, 아이 돌볼 시간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노동, 주거, 보육 문제가 종합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출산율은 점점 떨어질 것이 자명하다. 근시안적인 포퓰리즘으로 국민들을 호도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의 ‘출산주도성장’ 주장에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의견을 남겼다. 정 의원은 “이는 돈을 주면 아이를 낳을 것이라는 저급한 인식을 대변하는 것이며, 아직도 저출산 문제를 인구정책적으로만 보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저출산은 거의 모든 사회문제와 연관을 갖고 있다. 성평등의 문제, 가족구조의 변화와 가족에 대한 인식의 문제, 주택문제, 고용시장의 문제 등등. 이런 이유로 우리정부가 저출산 문제에 대한 보다 포괄적인 사회구조적 접근으로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라며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은 ‘돈’만으로 해결 할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김 원내대표가 이번 연설에서 자유한국당이 지금까지 미진하게 대응해 온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을 폐기하겠다고 말하고, 선거구제 개편을 통해 비례성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한 것에는 긍정적 반응이 나왔다.

정의당은 “원내의 모든 정당들이 선거구제 개편에 동의한 마당인 만큼 합의 가능한 것을 우선 처리하는 지혜를 보여주기 바란다”며 “지금 당장 지난 7월 여야 모두가 합의했던 정의당 심상정 국회의원을 정개특위 위원장으로 한 정개특위 가동을 위해 자유한국당 몫의 정개특위 위원 명단부터 제출하기 바란다”고 제안했다.

한편 연설 말미에서 김성태 원내대표는 문희상 국회의장에 대한 비판도 즉석으로 했다. 김 원내대표는 “문희상 국회의장께서 2018년도 정기국회 개원 연설을 하면서 ‘블루하우스 스피커’를 자처했다”며 “심판이 선수로 뛰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문 의장이 3일 “정기국회에서 4·27 판문점선언에 대한 국회의 비준동의를 다뤄주시길 바란다. 전향적 논의를 바란다”, “남북 국회 사이에 대화의 통로가 열린다면 한반도 평화의 길을 굳건히 하는 데 좋은 토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김 원내대표는 이후로도 계속 문 의장을 두고 ‘대단히 부적절한 코드 개회사’를 했다는 등 비판을 이어나갔고, 본회의 현장에서는 “그만둬라”, “나가라”는 소리와 함께 한국당 측의 “잘한다”는 소리로 소란했다.

김 원내대표의 연설이 끝난 후 문 의장은 “따끔한 충고 잘 들었다”면서 “저의 정치인생 통틀어서 국회가 국회다워야 한다는 의회주의자로 살았고, 의장일 동안 청와대나 정부의 말에 휘둘리는 일이 있다면 정치 인생을 몽땅 다 걸겠고,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장은 “국회의장을 모욕하면 국회가 모욕당한다는 사실을 가슴 속에 명심 해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