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 전한 말

대북특사 결과발표, 김 위원장 비핵화 의지 재확인,
선제조치에 상응조치 얘기했지만 협상재개 의지,
교착상태 북미관계 풀릴지 주목

2018-09-06 12:10       이재진 기자 jinpress@mediatoday.co.kr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방북 특사단이 밝혔다.

특사단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6일 춘추관에서 방북 결과 발표문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본인의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하고,이를 위해 남북 간에는 물론 미국과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8월6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방북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유튜브 갈무리
이번 방북 특사단의 성패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메시지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 쏟아졌다. 북이 대북 제재 완화를 요청하고 종전선언을 추진해야 한다며 미국과 신경전을 벌였던 것에 비춰봤을 때 김 위원장이 내놓은 메시지는 막혔던 북미관계 협상이 재개될 긍정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김 위원장이 “미국과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해 직접협상 재개를 원한다는 표현으로도 읽힌다. 협상을 할 조건이 무르익은 건지 불분명하지만 적어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협상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의지는 확인했다.

정의용 안보실장은 “김 위원장은 자신의 비핵화 의지가 분명하다, 여러 차례 천명했다고 강조하고, 자기의 의지에 대한 국제사회 의문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북은 그러면서 비핵화 조치를 선제적으로 조치했는데 이걸 선의로 받아들이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풍계리 핵 시험장과 미사일엔진실험장 폐쇄를 두고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정 실장은 “(김 위원장은) 실질적이고 의미있는 조치였는데 국제사회 평가가 인색한 것에 대해선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 깨지지 않았다며 협상 재개의 뜻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정의용 안보실장은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하는 구체적인 발언이 있었느냐’라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신뢰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북미간 협상이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답했다.

또한 정 실장은 “참모는 물론 그 누구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인 얘기를 단 한번도 한 적이 없다고 했다”며 “이런 신뢰 기반 아래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내에 북한과 미국의 70년 적대 역사 청산하고 북미관계를 개선해 나가면서 비핵화를 실현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협의는 하지 않았지만 “북은 선제적 조치들에 대한 상응하는 조치가 이뤄진다면 북한 비핵화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조치들을 계속 해나갈 수 있다고 강하게 밝혔다”고 정의용 실장은 전했다. 이미 선제적 조치를 취했으니 미국이 행동할 차례라며 ‘행동 대 행동’ 원칙을 강조한 말이지만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여지를 열어놓았다는 뜻이다.

종전선언 문제도 심도있게 논의됐다. 방북 결과 발표문에 종전선언이라는 말이 담기지 않았지만 김 위원장이 면담에서 종전선언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고 정의용 실장은 전했다.

정 실장은 “종전선언은 이미 4·27 회담에서 올해 안에 실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이고 관련국의 신뢰를 쌓기 위한 여기에 필요한 첫 번째 단계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북한도 우리 판단에 공감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미국과 우리나라 일부에서 우려하는 종전선언을 하면 한미동맹이 약화되고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종전선언과는 상관이 없는 거 아니냐는 입장 표명을 해왔다”고 말했다.

비록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지만 남북 및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적대관계를 공식 청산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인 종전선언이 필요하다는 북한의 주장을 확인했다.

정 안보실장이 우리 정부가 생각하는 종전선언의 성격에 “정치적 선언”이라고 한 것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남북이 종전선언을 먼저하는 것이 대북 제제 및 비핵화 조치 문제를 풀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쌍방 교감한 것으로 보인다.

▲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5일 방북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3차 남북정상회담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사단은 “남과 북은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2박 3일간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며 “회담 준비를 위한 의전, 경호, 통신, 보도에 관한 고위 실무협의를 내주 초 판문점에서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한 정권 수립일인 9·9절과 9월말 유엔 총회 일정을 감안해 정상회담 일정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두차례 남북정상회담은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열렸지만 3차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답방하는 형식에 따라 평양에서 열린다. 국제사회의 이목이 평양에 쏠리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내놓을 메시지도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두번의 정상회담이 하루 만에 진행된 반면 3차 정상회담은 사흘 동안 진행된다는 점에서 여러 프로그램에서 두 정상이 평화 메시지를 바탕으로 남북관계 발전을 모색하는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쏟아낼 수 있다.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해서도 “판문점선언 이행 성과 점검 및 향후 추진방향을 확인하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 및 공동번영을 위한 문제, 특히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 방안을 협의”하기로 하면서 북미관계를 풀 계기를 만들지도 주목된다.

특사단은 “현재 남북 간에 진행 중인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대화를 계속 진전시켜 나가고,남북정상회담 계기에 상호 신뢰 구축과 무력충돌 방지에 관한 구체적 방안에 합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개성에 설치된 남북공동연락소도 정상회담 이전 열기로 했다. 공동연락사무소는 문재인 정부 남북관계 개선의 상징적 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사단은 “이번 특사 방북 결과는 미국 등 유관국에 상세히 설명하고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며 “앞으로 남과 북은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노력해 나감으로써 남북관계 발전,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정착에서 보다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