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청와대행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

직전까지 공영방송 이사였던 최 변호사 청와대행… 나쁜 선례 지적도

2018-09-06 15:17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today.co.kr

청와대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에 최강욱 변호사(50)를 임명했다. 7일부터 청와대에 출근한다. 군법무관으로 일하다 변호사로 활동한 그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법위원장, 대한변협인권위원 등을 지냈다.

언론계에선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로 친숙하다. 지난 2012년부터 올 7월까지 6년간 방문진 이사 활동을 했다. 방문진은 MBC 관리·감독 기구로서 MBC 사장 임면권이 있다.

최 변호사는 MB정부 YTN 불법 사찰 의혹 관련 국가를 상대로 한 YTN 기자들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맡는 등 언론 탄압 문제라면 선두에 서길 주저하지 않았다. 지난해 YTN 사장후보추천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최근까지는 KBS 미디어비평 프로그램 ‘저널리즘 토크쇼J’, KBS 라디오 ‘최강욱의 최강시사’, 채널A ‘외부자들’ 등에서 방송인으로 활동하며 인지도를 넓혔다.

방문진 이사 활동 역시 평가받고 있다. 방문진 이사회가 비공개로만 진행되던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그는 회의석상에서 나온 방문진 이사들 발언을 수기로 기자들에게 브리핑하는 유일한 존재였다. 모든 것이 비공개 밀실로 진행되던 때다.

▲ 최강욱 변호사. 사진=이치열 기자
극우 인사 놀이터로 변질한 방문진 이사회에서 정연한 논리로 무장해 치열하게 뉴라이트 주장을 반박했던 그는 기자에게 “방문진 이사회 전날에는 밥맛이 뚝 떨어진다”고 토로했다. “가장 고생한 방문진 이사”란 평가가 MBC 안팎에서 나온다.

하지만 이번 청와대행에 비판 시선도 있다. 공영방송 이사 임기가 끝난 지 2개월도 안 된 시점인데 청와대행이 적절했느냐는 지적이다. 그가 맡은 청와대 직무가 직접 언론과 연관된 직무가 아니더라도 언론사 관리·감독 기구 인사의 청와대행은 더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6일 통화에서 “직업선택 자유는 존중돼야 한다”면서도 “임기가 만료한 후 바로 청와대로 간 것인데 MBC 독립성에 바람직한 선택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6년 간 방문진 이사로 활동한 만큼 청와대행은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 변호사 개인 의도와 무관하게, 방문진·KBS 이사직을 청와대행 수단으로 인식할 수 있다.

최 변호사와 비슷한 사례가 있다.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2016년 20대 총선 비례대표로 출마해 당선된 권 의원은 2012년 8월부터 3년 간 방문진 이사였다. 그가 비례대표로 출마했을 때 공영방송 이사 출신이 자신을 추천한 정당에 입당하고 직접 선거에 출마하자 의견이 분분했다.

허원제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20대 총선 출마를 위해 2015년 12월 상임위원직을 던지고 새누리당 공천을 받았지만 낙선했다. 그는 2016년 11월 박근혜 정부 정무수석에 오르기도 했다.

‘세월호 보도 참사’ 책임자로 꼽히는 길환영 전 KBS 사장이 지난 6월 재보궐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사례도 ‘방송의 독립성’을 유명무실하게 전락시킨 사례로 꼽혔다.

지난 5일 임명장을 받은 KBS 이사 11명 가운데 천영식 이사는 문화일보 전국부장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을 지냈다. 청와대에서 방문진·KBS 이사직으로 ‘넘나듦’이 지나치게 자유롭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김동찬 사무처장은 “최문순 지사가 MBC 사장을 퇴임하자마자 민주당 공천을 받았을 때만해도 굉장한 논란이었다”며 “민경욱 KBS 앵커가 박근혜 청와대로 갔을 때도 그랬다. 공적 언론기구 인사가 퇴임 후 정치권으로 자릴 옮기는 것에 제대로 된 사회적 논의는 없었다. 정치권이 여전히 방송 독립성에 둔감하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