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단에 식사대접 안 했다고 “북한 폭력집단”?

[아침신문 솎아보기] 김정은 ‘트럼프 첫 임기 내’ 비핵화 시한 제시에도 조선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특사단 성과 전부”

2018-09-07 08:33       강성원 기자 sejouri@mediatoday.co.kr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8~20일 2박3일간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3차 남북 정상회담을 갖는다. 대북특사였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6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정상회담에서는 판문점 선언 이행과 성과점검 및 향후 추진방향을 확인하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 및 공동번영을 위한 문제, 특히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특사단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첫 임기가 끝나는 2020년까지는 한반도 비핵화를 완료하겠다는 시간표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다수 언론은 김 위원장의 분명한 비핵화 메시지와 함께 구체적인 시간표까지 받아내며 북미 대화 재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7일자 아침종합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남북 정상, 18~20일 평양서 ‘비핵화 조치’ 논의”
국민일보 “南北 중단없는 경협 위해 ‘CEPA’ 체결하자”
동아일보 “김정은 ‘트럼프 첫 임기내’ 비핵화”
서울신문 “김정은 ‘트럼프 첫 임기내’ 비핵화 시한 첫 제시”
세계일보 “시한 제시한 김정은 ‘트럼프 첫 임기 내 비핵화’”
조선일보 “김정은, 비핵화시한 내밀며 ‘종전’ 요구”
중앙일보 “김정은 ‘미국 동시행동 땐 적극 비핵화’”
한겨레 “김정은 ‘트럼프 첫 임기내 비핵화’ 이행 시간표 꺼냈다”
한국일보 “김정은 ‘트럼프 임기 내’ 비핵화 시한 첫 제시”

하지만 유독 이번 대북 특사단 방북 성과를 깎아내리며 날 선 시각을 유지한 언론도 있었다. 조선일보는 “오는 18일부터 2박3일간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사단이 북과 합의하고 온 것은 사실상 그게 전부”라고 비판했다. 특사단이 김 위원장과 ‘북핵 리스트’를 놓고 이것 없이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고 제대로 전달했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김정은은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받고 특사단과 식사도 함께하지 않았다”고 나무랐다.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도 ‘혼밥 프레임’을 부각하며 ‘식사 외교’ 홀대 논란을 부추겼던 조선일보는 이번에도 특사단이 식사 대접을 받지 못했다고 발끈했다. 조선일보는 과거 ‘간장 두 종지’ 칼럼 논란 때도 그랬지만 유독 ‘밥’에 집착한다.

조선일보는 “심지어 저녁은 우리 특사단 5명끼리만 먹었다고 한다. 국가 정상의 위임을 받아 방문하는 특사단을 이렇게 대접하는 경우가 있나. 아무리 상식이 통하지 않는 폭력집단이라고 해도 도를 넘었다”고 북한을 비난했다.

반면 동아일보는 “북한이 핵무기·시설 리스트를 제출하고 원자로와 우라늄농축시설의 핵물질 생산 활동부터 중단하는 실질적 이행 조치에 나설 단계”라고 촉구하면서도 “북한 공식 매체가 김정은의 입에서 나온 비핵화 관련 발언을 보도한 것 자체는 진일보한 태도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중앙일보도 “북한 비핵화의 교착상태를 뚫고 남북 협력에 새로운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대북 2차 특사단이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고 평가했다. 중앙일보는 “이번 방북에서 가장 큰 성과는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 재확인이다. 남북은 또 오는 18∼20일 평양에서 3차 남북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적극 설득해 비핵화의 구체적 행동을 끌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한국일보는 “극도로 신중한 인물인 정의용 실장이 언론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본인의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자신 있게 언급한 건 특사단이 들고 간 북미 중재안에 대해 김 위원장이 수용 의향을 밝혔다는 사실의 방증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일보는 “특사단이 중재안을 놓고 미국과 미리 협의하지는 않았으리라는 게 전문가들 중론”이라고 전했다. 핵 시설·물질 신고목록 제출이라는 북한의 성의 있는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대북 안전보장 조치인 종전선언 가운데 뭐가 선행돼야 하느냐를 놓고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우리가 미국 요구의 대변자처럼 비치면 북한이 반발했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라는 것.

한국일보는 “중재안에는 북미 정상 모두 국내 정치적으로 큰 손해를 보지 않으면서도 양보의 명분을 제공하는 방안이 담겼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짐작한다”며 “전문가들이 꼽는 대표적 ‘윈윈’ 방안은 북한은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 완료 시한까지 핵 신고를 하도록 하고 미국은 반대급부이자 비핵화 유인책으로서의 조기 종전선언에 합의하게 하는 절충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