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노조 “CBS 나침반 잃은 느낌”

경영진에 재정·청취율·송신소 개발·인사 등 문제제기…한용길 사장 “노조 비판 사실과 달라”

2018-09-07 17:50       장슬기 기자 wit@mediatoday.co.kr

한용길 CBS 사장 연임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CBS 노동조합이 경영진에게 쓴 소리를 냈다. 회사 재정과 라디오 청취율 등 경영전반을 지적하며 “나침반을 잃은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CBS지부(지부장 이진성)는 지난 4일 “CBS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란 성명에서 “한 사장이 초임 3년 성과로 가장 많이 언급했고 연임 후 비전으로 제시한 게 ‘과감한 투자 속 흑자경영’, ‘라디오 청취율 상승’, ‘송신소 개발’, ‘제대로 된 인사’”라고 전한 뒤 네 가지 모두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CBS지부는 “인적 투자에 대한 긴축 발언이 수시로 나오고 있는데다 매출은 속수무책으로 급감하고 있다”며 “흑자 경영은 사실상 어려워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매출의 단초가 있으면 단기 적자는 문제가 아니지만 신규 매출의 씨앗도 보이지 않는다”며 “예견됐던 코바코 광고의 감소를 대신할 매출 증대 전략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 서울 목동에 위치한 CBS. 사진=미디어오늘 자료사진

청취율도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4.3%까지 올랐던 표준FM 청취율은 올 1분기 3.7%, 2분기 3.2%, 3분기 3.2%를 기록했다.

CBS지부는 “라디오 주력채널인 표준FM 청취율이 감소세로 돌아선 뒤 반등의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분기별 채널 청취율 조사에서 두 분기 연속 청취율이 감소하고 세 분기 연속 반등하지 못한 것은 2015년 한 사장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CBS 사장의 가장 큰 꿈이 여전히 레거시 미디어인 라디오에 맞춰져 있는 게 합당한가”라고 덧붙였다.

송신소 개발은 한 사장이 제시했던 미래 성장 동력이었다. 송신소 부지는 그린벨트 지역인데 경기도가 그린벨트 해제를 최종 부결했다. CBS지부는 “그린벨트 해제는 최선을 다해도 부결될 수 있는 것”이라며 “결과 자체보다 왜 한 사장의 미래 성장 동력이 송신소 개발 하나에 머물렀느냐”라고 비판했다.

CBS는 오는 9월 인사·조직개편, 오는 10월 전국 워크숍을 진행할 예정이다. CBS 지부는 “CBS는 지금 어디로 가는가를 묻는 대다수 직원에게 분명한 답과 메시지를 주는 인사와 조직개편이 돼야 한다”며 “(워크샵의 경우) 직원들에게 필요한 건 ‘희망의 근거’지 ‘만들어진 분위기’가 아니므로 일단 모여서 즐겨보자는 워크샵이라면 반대한다”고 밝혔다.

성명이 나오고 이틀 뒤인 지난 6일 한용길 사장은 “노조 성명 중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며 입장을 밝혔다.

▲ 한용길 CBS 사장. 사진=CBS

CBS지부가 ‘긴축발언이 수시로 나오고 있다’고 한 부분에 대해 한 사장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긴축을 언급한 적이 없다”며 “근거를 밝혀달라”고 반박했다. 한 사장은 이어 “올 상반기 영업적자가 전년 대비 50억 원 증가하는 등 경영상황이 어려운 건 맞지만 ‘중장기 발전을 위한 과감한 투자 속 흑자 경영’은 변함없는 지향”이라며 “올해도 필요한 부서 인력 충원을 시행하겠다”고 했다.

적자 원인도 설명했다. 한 사장은 “늘어난 비용의 절반이 넘는 13.5억 원은 인건비 증가분이고 본사 시설과 방송 제작환경 개선에 들어간 10억 원도 비용 증가 요인”이라고 밝혔다. 또한 “코바코 광고 감소에도 CMS 방송선교후원 확대 등 대체 수입원을 늘려 지난해 흑자를 달성했다”며 “올해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송신소 개발 부결에 대해 한 사장은 “CBS와 고양시가 함께 마련한 안이 부결된 건 사실이지만 노조는 최종 부결로 규정하며 호도하고 있다”며 “회사는 경기도 도시계획심의위원회를 통과하기 위해 새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답했다.

청취율 관련해 한 사장은 “취임 당시 1.4%(2015년 2분기)까지 추락한 청취율은 등락을 반복하며 꾸준히 상승해왔다”며 “직원들이 청취율을 올리고자 피땀 흘린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사장이 청취율 상승을 강조한다고 저절로 오르는 건 아니”라고도 했다.

인사·조직개편과 워크숍에 대해서도 한 사장은 “인사에 관해 분명한 근거로 문제제기 하면 결과를 십분 수용하겠지만 막연하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해선 안 된다”며 “워크숍은 희망의 근거를 모색하고 공유하자는 취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