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트럼프 임기내 비핵화, 파격 없으면 어려워”

문정인 교수, ‘남북,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핵 전망’ 강의…“완전한 비핵화, 2022년(트럼프 임기)까지 이뤄질지…동결, 신고, 사찰, 검증 과정 겪으면서는 우려가 있다”

2018-09-07 18:11       정민경 기자 mink@mediatoday.co.kr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가 7일 국회 강연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 이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일반적 비핵화 과정(동결, 신고, 사찰, 검증)을 겪으면서는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정인 교수는 국회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후 북핵 전망’ 강의에서 북미관계 향후 전망을 “제일 큰 문제는 완전한 비핵화가 2022년 1월(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까지 이뤄질까”라고 말했다.

문 교수는 “완전 비핵화는 무얼 의미하냐는 논쟁이 가능하고, 사전에 합의해야 한다”며 “완전 비핵화는 북한이 해체대상 핵시설, 핵물질, 핵무기, 탄도미사일, 핵 지식을 가진 핵과학자와 기술자를 완전 없애는 건데 앞으로 2년 반 사이 할 수 있을지, 그 다음 사찰과 검증까지 할지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문 교수는 “북한이 핵탄두를 화끈하게 폐기하는 등 협조하면 가능하겠지만 지금처럼 교과서적 처방 순서(동결, 신고, 사찰, 검증)에 따르면 완전 비핵화에는 우려가 있다”며 “우리가 아는 검증 주의자들의 순서가 아니라 중요 부분의 해체를 동결 다음으로 가고, 신고를 그 다음으로 하는 등 파격적 조치가 없다면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 5일 특사단으로 북한을 방문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2021년 1월 초에 끝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안에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겠다”고 전했다. 문 교수는 관련 질문을 받자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겠냐. 2년 반 만에 비핵화 이뤄진다면 우리에겐 축복이고 그런 목표를 향해 나아야 한다”고 했다.

문 교수는 “북미 신뢰가 쌓인 상황에서 신고·사찰·검증에 들어가야지 그렇지 않으면 아주 사소한 것으로 싸움이 붙고, 그러면 파국을 맞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북미 신뢰를 강조했다.

▲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사진=노컷뉴스 윤창원 기자.
한편 문 교수는 7월 중순 이후 북미교착은 이미 예고된 상황이라고 했다. 문 교수는 “미국은 북핵 일괄타결 입장이고 북한은 점진적,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른 핵 폐기를 주장해, 교착은 예고됐다”며 특히 갈등은 종전선언에 입장차이라고 했다. 미국은 ‘선 신고 사찰, 후 종전선언’이라는 입장을, 북한은 ‘선 종전선언, 후 신고 사찰’이라는 입장이라서다.

미국이 종전선언에 소극적인 이유는 종전선언을 받아주면 주한미군 철수, 나아가 한미동맹 균열까지 이어질 우려와 북한이 약속을 위반하고 도발행동을 하면 군사행동을 취하는데 제약이 있어서다.

문 교수는 “한국 정부 입장은 ‘종전선언 채택과 북핵신고, 사찰을 동시에 하자’는 것이고, 사실 종전선언을 제일 먼저 주장한 건 문재인 정부”라고 말했다.

최근 문재인 정부는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해 서해 군통신선 재개, 이산가족 재상봉,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를 취했다. 문 교수는 “미국은 종전선언과 별도로 한국의 행보에 우려를 표한다. 미국은 남북 행보의 속도를 북미행보의 속도에 맞추자고 한다. 이런 미국의 태도는 현 국면을 풀어나가는데 제약으로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문 교수는 중국 변수도 지적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과 2차 회동 후 북한의 태도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중국도 북한이 선호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을 선호하기에 미국과 대척점을 이루고 있다.

문 교수는 “중국은 중국을 뺀 남북미 3자 종전선언에도 부정적 입장을 취할 것 아닌가 우려된다”며 “이런 중국의 행보는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에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