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한껏 띄운 청와대

국회 의장단, 외교통일위원장, 5당 대표에 방북 공식 초청…반대 뜻 밝힌 야당 설득 작업 들어갈 듯

2018-09-10 16:52       이재진 기자 jinpress@mediatoday.co.kr

청와대가 국회의장과 정당 5당 대표에게 3차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해달라고 공식 초청의 뜻을 밝혔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10일 춘추관을 찾아 “2018 평양 정상회담 준비위원회는 오는 18~20일까지 2박3일 동안 진행될 평양 정상회담에 문희상 국회의장님을 비롯한 국회의장단과 강석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님,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님,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님,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님,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님, 정의당 이정미 대표님, 이상 아홉 분을 특별히 국회․정당 대표로 초청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임 실장은 “현재 다섯 정당의 대표님 모든 분들이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 화해 협력에 대한 많은 관심과 의지를 갖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5당 대표 한명씩 남북평화 의지를 반영한 발언과 활동을 언급했다.

특히 임 실장은 김병준 위원장에 대해 “과거에 매우 중요한 위치에서 남북 교류 협력에 대해서 실질적으로 이 문제를 다뤄본 경험을 가지고 계시고, 제가 이 분야를 특별히 관심 있게 봤습니다만 혁신비대위원장에 취임하신 이후에도 인터뷰에서 ‘평화라는 가치는 누구도 거부할 수 없다. 평화체제 구축에 대해서 지나치게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9월1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국회의장단과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여야 5당 대표 등 9명을 초청한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청와대가 국회의장단과 5당 대표에게 방북 공식 초청의 뜻을 밝히면서 초청 대상자들의 반응이 주목되는 가운데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에 대해 특별한 메시지를 남겼다. 김 위원장의 과거 노무현 정부 대통령비서실 정책실 실장을 역임했다.

자유한국당은 남북정상회담 국회 동행에 대해 이미 반대의 뜻을 밝힌 바 있는데 청와대 공식 초청에 대해 어떤 답을 내놓을지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임 실장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에게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반도의 평화와 교류 협력에 대해서 강조해 오셨다. ‘한반도 상생경제 10개년 계획’을 발표하신 적도 있고, 최근에 대표 취임 이후에도 남북 평화 문제에 있어서는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 판문점 비준 선언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취지의 말씀을 대표 취임 기자회견 때 한 것으로 저희가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학규 대표도 국회 방북 동행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청와대는 방북단은 통상 정부 관계자로 구성되는 공식 수행원, 일반 사회 분야 인사로 구성되는 특별 수행원, 일반 행정 업무를 맡는 일반 수행원으로 짜여지는데 이와 별도로 국회 정당 특별 대표단을 구성키로 하고 북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단이 구성되면 다른 수행원의 동선과 다른 별도의 일정을 마련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와 함께 남북정상회담 국회 수행을 요청한 바 있는데 국회 정당 특별 대표단이라는 위상을 부여하면서까지 정부의 공식 초청 의사를 밝힌 것이다. 국회 정당 특별 대표단이 동행하면 교류의 폭을 넓힐 수 있고, 남북정상회담의 합의점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거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역시 공식 초청에 대한 반응이다. 자유한국당이 특별 대표단 구성을 비판하며 빠지겠다고 하면 대표단의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현재까지 야당에 국회 정당 특별 대표단 구성에 대해 설명을 하지 않았다며 정무수석를 포함해 안보실장과 비서실장이 직접 방문해 준비과정을 설명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정상회담 직전까지도 야당의 대표단 참여를 성사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자유한국당이 전향적으로 초청의 뜻을 수용해 방북키로 했는데 북한에서 문제를 삼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관계자는 “특사단 방북 과정에서 200명 규모로 하고 이 범위 안에서 우리가 알아서 구성하기로 한 것이 때문에 (방북단 구성은)저희의 권한에 속한다고 봐야 한다”면서 “국회 정당 대표들이 가게 되면 국회 회담 등 앞으로 국회 정당 교류의 계기가 될 수 있는 일정을 협의해야 한다. 원만하게 협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남북정상회담에 국회의원으로 수행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같은날 “야당의 의원들이 단순히 들러리만 서게 된다면 국익을 위해서도 향후 남북과계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대표들이 나서봐야 들러리 역할 밖에 안 된다”면서 “보여주기에 급급해선 안 된다. 남북외교에서 우리의 체통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 지난 9월9일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운데)가 국회에서 열린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여야는 4·27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안을 3차 정상회담 이후에 논의하기로 하면서 정상회담 전 비준동의안 처리 합의는 결렬됐다. 청와대는 11일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지만 소관 상임위인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논의하는 데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비준동의안을 통과시켜 3차 정상회담의 성과물로 남기는 시나리오를 그렸다. 하지만 사실상 정상회담 이전 동의안 처리가 무산되면서 국회 정당 대표 특별단을 구성해서라도 남북 교류의 실질적인 폭을 넓히는데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