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태, ‘덕수’의 고은 변호 “하라마라 하기 어려워”

인사청문회서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덕수’의 고은 변호, 미투 피해자 입 막으려는 위축 효과 노린 것” 지적

2018-09-10 18:36       정민경 기자 mink@mediatoday.co.kr

10일 이석태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가 공동대표였던 법무법인‘덕수’가 고은 시인이 제기한 최영미 시인 상대 명예훼손 손해배상 소송을 맡은 일에 대한 질의가 나왔다.

앞서 지난 7월 말 고은 시인은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최영미 시인과 언론사를 상대로 10억 원대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 손해배상 소송을 ‘덕수’가 맡은 것을 두고 인권전문 법무법인으로 알려진 곳이 오히려 ‘미투’ 운동을 위축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고은 시인이 최영미 시인과 언론사를 상대로 10억 원의 손해배상을 냈는데, ‘덕수’가 소송대리인을 맡았다. 성추행 피해자 법률지원을 하는 입장에서, 오히려 (최 시인 편에서) 목소리를 높여주셔야 하지 않나”라고 물었다. 이어 채 의원은 이 사건의 수임에 이석태 후보자가 관여했냐고 묻자, 이 후보자는 “관여한 바 없다”고 말했다.

▲ 10일 이석태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채 의원은 “지금은 후보자가 법무법인 덕수를 나왔지만 대표 변호사였으니까 이 사건을 맡았을 때 관련 의견을 피력한바 있나”라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특별히 그 사건에 대해 협의한 바 없다”며 “제가 보기엔 김형태 법무법인 덕수 공동대표가 고은 시인 알고 있고, 저하고는 말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번에는 채 의원이 “고은 시인 대리인을 맡은 것을 알게 되셨을 때, 철회하자는 의견을 말한 적 있냐”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김형태 대표는 저와 함께 공동 대표여서, 본인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제가 (사건을) 하라, 마라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채 의원은 “고은 시인의 거액 소송은 실제 어떤 피해나 금전적 취지보다는 결국 성범죄 피해자의 증언과 입을 막으려는 ‘위축 효과’를 노린 거라고 생각한다”며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도 이전에 고은 시인의 손해배상 소송이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라는 취지의 지적을 한 적 있고, 이런 관점에서 후보자께서 법무법인 내에서 목소리를 냈어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석태 후보자는 가장 의미 있는 결정으로 ‘호주제 폐지’를 꼽기도 했는데 채 의원은 이를 두고 “가장 기억에 남는 결정으로 ‘호주제 폐지’를 꼽으신 것에 비해 미투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이 아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헌법재판관이 되시면 사회적인 열망이나 기대를 좀 더 반영하시는 재판관이 돼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채이배 의원은 성범죄 피해자가 가해자로 지목된 이의 성범죄 사실을 폭로했을 때, 가해자로 지목된 이가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대한 이석태 후보자의 입장을 물었다.

이석태 후보자는 “일반적인 경우에는 필요하지만, 미투 운동에서는 사실상 어려운 점도 있어서 완화해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