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작심한 듯 “당리당략 거둬라”

국무회의 주재 국회 방북 동행 재요청… 남북관계 변화 정치권 따라가지 못한 불만 표현

2018-09-11 12:57       이재진 기자 jinpress@mediatoday.co.kr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 한번 3차 남북정상회담의 국회 동행을 요청했다. 임종석 비서실장이 방북 국회 정당 대표 특별단을 구성하기로 하고 5당 정당 대표들에게 초청의 뜻을 밝힌 데 이어 대통령이 직접 당 대표에게 설득의 메시지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11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우리는 이번 평양 정상회담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해 다시 한 번 큰 걸음을 내딛는 결정적인 계기로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미 대화의 교착도 풀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강력한 국제적인 지지와 함께 국내에서도 초당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며 “이처럼 중차대한 민족사적 대의 앞에서 제발 당리당략을 거두어 주시기 바란다. 국회 차원에서도 이번 정상회담을 국회 회담의 단초를 여는 좋은 기회로 삼아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초당적 협력 차원에서 방북 동행을 통해 남북 교류 협력에 나서달라는 호소다. 동시에 방북 반대를 ‘당리당략’이라고 비난하고 압박하는 모습으로 비춰져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반발도 예상된다.

▲ 문재인 대통령.

4·27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에 여아가 정상회담 이후 논의하기로 합의하면서 정부는 국회 동행만이라도 성사시켜 대표적 남북교류 협력의 성과 내지 상징을 만들고 싶은 의지가 강하다. 하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한반도 비핵화가 진전되지 않았다거나 국회 동행으로 정부의 들러리가 되지 않겠다며 방북 동행에 반대의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회 동행 반대에 정치권이 남북관계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다는 불만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18일부터 2박3일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다. 올해 3번째 열리는 정상회담이다. 남북 관계가 새로운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며 “이제 남북 간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공동선언이 아니라 남북 관계를 내실 있게 발전시켜나가는 것이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남북미 간의 군사적 긴장과 적대 관계 해소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려고 한다. 그래야만 남북 경제 협력과 한반도 신경제지도의 추진이 본격화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대북 특사 파견 이후 북미 관계에도 구체적인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기본적으로 북미 간의 협상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그러나 북미 간의 대화와 소통이 원활해질 때까지는 우리가 가운데서 중재하고 촉진하는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도 제게 그러한 역할을 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3차 남북정상회담이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촉진의 장이 될 수 있다며 협력을 당부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과 6월 북미 정상회담에서 남북미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적대관계 종식에 합의했다. 그에 따라 북한은 여러 가지 실천적인 조치를 취했다. 앞으로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고, 실제로 작년 11월 이후 일체 핵과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고 있다”며 “또한 핵실험장과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폐기하고, 미군 유해를 송환하는 등의 성의와 진정성을 보여주었다. 미국과 한국도 미국의 전략자산이 전개되는 대규모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는 것으로 화답했다”고 말했다. 북미 양측이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가 충분히 형성됐음을 강조하는 말이다.

문 대통령은 “이제 북한이 보유 중인 핵을 폐기하는, 한 차원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려면 다시 한 번 북미 양 정상 간의 통 큰 구상과 대담한 결단이 필요하다”며 “북한은 핵 폐기를 실행해야 하고, 미국은 상응 조치로 여건을 갖춰줘야 한다. 그 과정에서 양국은 70년의 적대 관계에서 비롯된 깊은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 북미 간의 진정성 있는 대화가 조속히 재개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로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했다면서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로 관계가 진전될 것이라는 기대를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