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누우면 바로 곯아떨어지지.” 바다에서 나흘 만에 돌아 온 한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이 힘없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지난 22일 오전, 가족들은 시험 인양을 보러 바다로 나갔다. 다행히도 시험 인양이 성공했고 이후 실제 인양 작업이 진행됐다. 나흘을 배에서 보냈다. “그래도 고맙다고 인사하러 가야지” 사흘 내내 컵라면에 쪽잠을 잔 가족들이 팽목항 등대 쪽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팽목항 등대에서는 매달 넷째 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전남지역 예술인 추모공연이 진행되고 있었고 여느때보다 추모객도 많았다. 세월호가 인양됐으니...
정치인을 죽일 땐 그를 과거에 가두고, 살릴 땐 미래를 얘기한다. 미디어오늘에서 기자생활을 했던 조윤호는 저서 ‘프레임 對 프레임’에서 이런 독해법을 제시했다. 실제로 이를 통해 많은 기사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저자는 내게 유리한 의제를 던지고 이를 유지하는 힘, 즉 프레임을 읽어내고 프레임 전쟁을 파악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보수 언론은 문재인에게 끊임없이 ‘그런데 노무현은?’을 물었다. 이런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문재인은 자연스럽게 ‘대선 주자 문재인’이 아니라 ‘노무현의 비서실장’이 돼버린다. 이런 프레임은 유권...
검찰이 24일 성남시청의 한 시간선택임기제 공무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는 이유로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 이 후보는 “검찰은 정치탄압과 경선개입을 중단하라”며 비판했다. 성남시 시간선택제 공무원인 A씨는 지난 2월 약 20일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촛불 개혁 가장 잘할 후보는 이재명’, ‘이재명을 뽑아야 하는 이유’ 등 이 후보 지지글과 영상 131건을 올렸다. 이에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A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중앙선관위는 디지털포렌식 방법을 이용해 A씨의 스마트폰을 분석...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가 아니라 집회와 시위다. 촛불집회는 선거로 선출하지 않은 헌법재판관도 압박할 수 있다. 선거로 뽑은 대표를 집회로 끌어내렸다. 선거는 수렴하지만 집회는 발산한다. 대한민국 헌법은 집회·시위의 정신을 계승한다. 3·1운동으로 건립된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4·19의 이념을 기억한다. 몇 달만 눈치 보면 되는 선거는 권력자에게 유리한 방식이고, 집회와 시위는 언제든 민의를 내뿜을 수 있는 민주주의의 방식이다. 촛불의 승리와 선거의 한계 광장에서 헌법 1조2항이 자주 소환됐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
선상에서 세월호 인양작업을 지켜보던 미수습자 가족들이 나흘만에 팽목항을 밟았다. 이들은 팽목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하고 죄송하다”며 “최선을 다해 도와달라”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25일 낮 12시25분, 미수습자 가족들을 실은 주황색 해경 고속단정이 물살을 가르며 팽목항으로 들어왔다. 이날 오전 해양수산부는 세월호를 반잠수식 선박 위에 올리는 작업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남은 작업은 날씨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가족들이 팽목항 부두를 밟자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여기저기서 연신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나흘만에 육지를...
3기 방송통신위원회가 마지막 회의에서 KBS에 부동산 사업을 허용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야당추천 위원들의 반발로 논의가 연기됐다. 방통위는 24일 오전 과천정부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KBS에 부동산을 활용해 사업을 허용하고 △KBS의 EBS 통신지원 업무를 명확히 하는 내영을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상정했다. 방통위는 “UHD방송준비나 광고수입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KBS가 자체부동산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라며 “방송법에 ‘부동산활용사업 수입’을 신설하고 ...
세월호 인양이 최대 고비를 넘겼다. 해양수산부는 오전 4시10분께 최종 선적 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선상에서 이를 지켜본 미수습자 가족들도 이날 오전 팽목항으로 향할 예정이다. 해수부는 25일 오전 0시50분께 세월호를 반잠수식 선박에 실었고 이날 오전 4시10분께 반잠수식 선박을 약 1.5m 부양해 세월호 선체를 반잠수식 선박에 올리는 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오전 10시 진도군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로써 소조기까지 완료해야 하는 ‘세월호 선체 수면 위 13m 인양에서부터 반잠수식 선박에 선적’까지...
대선을 앞두고 미디어 업계는 ‘가짜뉴스’를 거르는 ‘팩트 체크’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SBS, JTBC 등 방송사와 조선일보, 국민일보, 중앙일보 등도 대선을 대비해 펙트체크 코너를 신설했다. 포털사이트인 네이버 역시 대선 특집 페이지에서 팩트체크 코너를 마련했다. ‘가짜뉴스’에 대응하는 방식이 처벌이 아닌 ‘팩트체크’로 모아지는 흐름이다.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선 보도 진단 연속 세미나: 대선보도, 사실확인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는 “조기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의 네거티브 전략이 어느 때보다도 치열해질 ...
MBC ‘PD수첩’을 무너뜨리는 건 극우·보수 세력의 숙원 과제였다. PD수첩이 2008년 광우병 문제를 다루며 미국 쇠고기 수입 위험성을 고발하자 광우병 촛불집회는 활화산처럼 타올랐다. 민심을 읽지 못한 이명박 전 대통령(MB) 지지율은 취임 첫해 10%대로 곤두박질쳤다. MBC PD수첩에 대한 MB의 트라우마는 이때부터였다. 그가 MBC를 바라보는 시각은 2015년 2월 출간된 자서전 ‘대통령의 시간’에 잘 드러나 있다. “MBC가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ㅇ
“이 상은 하늘에 있는 사랑하는 유민이한테 먼저 전해주고 싶어요. 우리 유민이가 알고 기뻐해 줬으면 좋겠어요. 세월호 인양도 됐고 박근혜 탄핵도 됐으니 이제 좀 하늘에서 마음 편하게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24일 SBS를 통해 방송된 제29회 한국PD대상 시상식에서 특집 부문 작품상을 받은 tbs ‘가슴에 담아 온 작은 목소리’ 진행자 ‘유민아빠’ 김영오씨는 이날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에서 세월호 인양 모습을 모고 안산으로 올라오는 중이었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발생 후 1073일 만에 수면 위로 올라온 세월호를...
YTN이 보도 부문 외의 생활 프로그램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로 영업 손익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보도 부문의 경쟁력이 저하하고 있다는 내부 비판이 나왔다. 24일 오전 YTN 주주총회에서 전국언론노조 YTN지부(지부장 박진수, 이하 YTN노조)는 이 문제를 지적하며 사측에 보도 부문 경쟁력을 제고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YTN노조는 △9년 연속 신뢰도 1위를 올해 처음 빼앗긴 YTN의 경쟁력 △방송사업 부분 74억 손실 △외주제작 업체 선정 수의계약 의혹 △대표이사 선임 과정 △해고자 문제 등에 대한 해결 방법을 촉...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경선에 참여하게 하기 위해 ARS경선 신청 당시 인증번호를 요구한 건 우석대 태권도학과 뿐이 아니었다. 경북의 한 지역의 당 지역위원장 A씨도 당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경선참여를 독려하며 인증번호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SNS상에는 다른 지역위원장들이 인증번호를 요구하는 메시지 화면 캡처도 많이 올라왔다. 민주당 게시판에도 민주당에서 경선 인증번호를 요구하는데 그 이유를 묻는 게시물도 있다. 1. ‘인증번호’ 요구는 왜? 경북 지역 A위원장은 민주당 1차경선 마감 전날인 지난 8일 자신의 지역 당원들에게 ...
팽목항 세월호 분향소가 미수습자 시신이 수습되기 전에 철거될 지도 모른다. 참사 피해 유가족들이 합동영결식 때까지 존치를 요구하고 있지만 해양수산부 측은 선체 인양시 철수를 약속했다며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진도군청은 지난해 11월 이후 세월호 인양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유족 측에 '선체 인양 시 팽목항 분향소 및 방파제'를 철거 요구를 전달했다. 미수습자 수색·합동영결식 등 인양 후 이어질 작업과 별개로, 선체 인양이 완료될 즈음에 분향소를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이다. 진도군청 측은 '진도항(팽목항) 배후지 종...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심사 결과 ‘탈락점수’를 받은 TV조선이 ‘조건부 재승인’을 받아 생명이 연장됐다. 재승인 조건이 까다롭게 부과됐지만 ‘봐주기’를 했단느 비판이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4일 오전 과천정부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TV조선·채널A·JTBC 재승인 심사 결과 TV조선이 재승인 합격선인 650점을 넘지 못한 625점을 받았지만 3년 ‘조건부 재승인’을 의결했다. 앞서 미디어오늘이 TV조선이 합격 점수를 받지 못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채널A는 턱걸이 점수인 661점을 받았고, JTBC는 731점을 받아 다른 사...
MBC 기자 출신이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캠프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는 박광온 의원이 24일 MBC 후배들에게 “탄핵을 결심한 독한 마음으로, 세월호를 끌어 올린 간절한 마음으로 국민과 함께 공영방송 MBC의 새봄을 만들자”고 독려했다. 박 대변인이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MBC 후배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을 올렸다. 지난 21일 문재인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가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MBC가 심하게 무너졌다”고 작심 발언을 한 후 MBC의 보복성 보도 행태에 대한 우려와 당부의 뜻으로 비친다. 박 대변인은 ...
헌정 사상 최초로 파면당한 박근혜 정부 고위 공직자들이 여전히 특혜와 국부 유출 논란이 있는 외국계 펀드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이하 맥쿼리인프라)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오늘은 지난해 4월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서울행정법원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등 고위 공직자들이 맥쿼리인프라 주식을 보유한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일부 인사들은 맥쿼리인프라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청와대 인사가 맥쿼리인프라 주식을 갖고 있는 등 문제는 심각했다.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 23일 공개한 ‘정부...
25일부터 시작되는 호남권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을 앞두고 24일 후보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각 주자들은 ‘지역균형 발전과 호남 비전’을 중심으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문재인 후보는 호남인사에 차별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문 후보는 “지역균형 발전의 시작은 차별없는 인사”라며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는 고위공직자에서 호남차별을 없애겠다”고 말하며 호남인사 책임총리를 언급했다. 이재명 후보는 지방에 실질적인 예산과 권한을 넘겨줄 것과 기본소득제도를 주장했다. 이 후보는 “지역에 돈과 권한을 넘겨야 한다”며 ...
나는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을까?’ 새벽 6시. 모 대기업 입사 3년차 김대리는 피곤한 몸을 일으켜 출근 준비를 서두른다. 콩나물 시루 같은 지하철을 타고 회사에 도착한 시간은 7시 30분. 9시까지 출근이지만 이 시간까지는 출근해야 성실한 사람으로 통한다. 지난달에 입사한 신입 사원은 이미 출근해서 일을 하고 있다. 박과장님, 정차장님, 오 부장님 차례로 출근한다. 어제 야근까지 하며 정리한 자료는 차장님께 바로 까여 정신없이 다시 쓰기 시작한다. 옆자리 신입 사원은 복사를 잘못해서 과장님께 혼나고 있다. 자세히 들어보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