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관제탑’이라 불렸던 삼성 미래전략실 장충기 사장(차장)이 받았던 문자에는 언론계의 노골적인 청탁과 공조 정황이 담겨있었다. 그들은 ‘언론인’이란 외투를 쓴 ‘삼성맨’이었고, 삼성이 지금껏 저지른 국정농단의 공범자들이었다. 하지만 문자로 드러난 공범자들은 조금 억울할지 모른다. 장충기 문자로는 드러나지 않은, 수많은 ‘삼성맨들’ 때문이다. 2008년 ‘이건희 전 회장의 눈물’이란 칼럼을 썼던 박효종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박근혜정부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을 맡았다. 2011년 ‘이건희 회장의 눈물’이란 칼럼을 썼던 문창극 ...
주진우 시사인 기자의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 추적을 다룬 책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저수지를 찾아라’에 이어 다큐멘터리 영화 ‘저수지 게임’이 다음 달 7일 개봉한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기획·제작을 맡은 ‘프로젝트 부(不)’는 지난 16일 ‘저수지 게임’(연출 최진성 감독) 메인 포스터를 공개한 데 이어 18일엔 1분 11초 분량의 메인 예고편도 공개했다. ‘저수지 게임’은 지난 10년간 BBK와 내곡동 사저 등 이명박 전 대통령 관련 의혹을 파헤쳐 온 주진우 기자가 주연으로 출연해 이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모...
박근혜 정부 문화체육관광부가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된 최순실씨가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회사에 수억 원의 정부 광고·홍보사업을 맡도록 하는 등 편법과 특혜를 제공한 정황도 드러났다. 2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노웅래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최순실씨의 차명회사로 알려진 ‘크리에이티브아레나’ 등이 2015년 당시 설립된 지 1년도 안 됐음에도 4억9000만 원의 정부 광고·홍보사업을 수주한 사실을 새롭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노웅래 의원은 “크리에이티브아레나가 정부 사업을 따내는 과정에서도 어김없이 수의계약(경쟁계약이 아...
허일용씨를 만난 것은 올해 2월이었다. 그는 1962년, 자신의 여섯 살 무렵부터 이야기를 시작했다. 할머니 손을 잡고 시장통에 나선 그와 쌍둥이 형은 어느 순간 할머니 손을 놓쳐 길을 잃었다. 할머니를 찾아 배회하던 형제는 인근 파출소에 인계됐고, 영문도 모른 채 이름 모를 어느 섬에 보내졌다. 형은 그곳에서 2년 후 사망했다. 배가 고파 담요를 뜯어먹다 죽었다는 이야기를 누군가가 해줬지만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는 지난해 KBS ‘추적60분’의 도움으로 형의 유골을 53년 만에 찾았다. 유골을 발견한 곳은 경기도 ...
미디어오늘이 최신 해외 미디어 소식을 종합해 전달해드립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해외 미디어 업계에서 벌어지는 사건, 미디어 혁신, 정책과 시장 문제를 다룹니다. 1. 구글, 삼성과 애플에 검색엔진 탑재 대가로 막대한 비용 지불 구글이 애플과 삼성의 단말기에 기본 검색엔진으로 탑재되는 비용을 지불한다는데요.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구글이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기본 검색엔진을 유지하기 위해 연간 30억 달러(한화 약 3조원)을 지급하고 있다고 합니다. 애플 측은 정확한 비용은 밝히지 않았는데요. 번스타인(시장조사기관)의 토니...
‘회사에 섹시한 여자가 없다’ ‘가슴만 만져도 리스펙(respect·존경)’ ‘가슴 보려고 목 빼고 있다가 걸린 것 같다’ ‘아무개, 성감대 많음’ 최근 국회를 출입하는 남성 기자 4명이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단톡방)에서 동료 여성 기자들을 대상으로 나눴던 대화 내용 중 공개된 일부다. 이런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후 국회 출입 기자들 사이에선 이번 ‘단톡방 성희롱’ 사건은 드러나서 문제가 된 것이지, 이와 비슷한 일은 국회 내에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톡방 남기자 4명은 단지 ‘재수가 없어서 공론화된 것뿐...
‘세기의 재판’ 삼성그룹 뇌물공여 국정농단 사건 재판이 오는 25일 1심 선고만을 남겨두고 있다. 지난 2008년 삼성 특검은 ‘봐주기 수사’, 1·2·3심 선고는 ‘면죄부 판결’이란 평가를 받아온 점에 비춰, 이 사건 선고에 더욱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3개월 간 공판 과정을 빠짐없이 지켜 본 미디어오늘은 유·무죄 판결만큼 이 재판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미디어오늘은 삼성 1심 재판이 우리 사회에 던진 교훈을 선고 전까지 연속기획으로 다룬다. (편집자주) 싣는 순서 ① ‘삼성공화국’ 총수를 구속한...
MBC의 ‘비판언론 겁박소송’이 또 다시 법의 심판을 받았다. 2014년 10월 MBC경영진이 교양제작국을 해체한 이후 MBC 시사·교양프로그램을 비평했던 미디어오늘 상대로 정정보도 및 1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던 MBC가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앞서 MBC는 1심과 2심에서 모두 기각 결정을 받았다. 지난 18일 대법원은 MBC의 상고를 기각했다. 상고비용은 MBC가 부담한다. 미디어오늘은 2015년 11월21일자 ‘요즘 MBC, 왜 이렇게 볼 게 없나 하셨죠?’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교양국 해체 이후 1년 간 ...
안광한 전 MBC 사장과 ‘박근혜 비선’ 정윤회씨가 만났다는 TV조선 보도에 대해 검찰이 “공적 관심 사안에 대해 합리적 의혹을 가지고 기사를 게재한 것”이라고 밝혔다. MBC와 안 전 사장이 명예훼손 혐의로 TV조선과 미디어오늘을 고소한 사건에 대해 검찰은 지난 9일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미디어오늘이 18일 확보한 서울중앙지검의 불기소이유서를 보면, 검찰은 TV조선 보도에 대해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던 상황에서 방송사 사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이던 정윤회와 접촉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는 공...
김익중 동국대 교수의 탈핵강의를 괴담이라고 집중 비판했던 조선일보가 다시 김 교수의 주장을 비판하는 칼럼을 실었다. 이번엔 김익중 교수가 인터뷰 요구를 거부했다고도 했다. 김 교수는 신뢰할 수 없는 신문이라 인터뷰하지 않은 것이라며 칼럼 내용을 반박했다. 박은호 조선일보 사회정책부 차장은 17일자 조선일보 ‘동서남북’ 칼럼 ‘명태야말로 억울하다’에서 김익중 동국대 교수의 주장에 대해 “‘방사능에 조금이라도 오염되면 위험하다. 일본산은 위험하다’는 내용은 엉터리나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박 차장은 그 근거로 “1998년부터 시...
교육 분야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둘러싸고 이해당사자들 간 첨예한 갈등이 일고 있다. 이해당사자 간 미묘한 입장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결국 갈등이 발생한 원인은 오락가락했던 이전 정부의 교육 인력 수급 정책 때문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교육대학교 비상대책위원회 학생들은 서울특별시 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교육 분야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 예비·현직 교사 등 교육현장의 의견을 적극 수렴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교육대학교 학생들은 비정규직 교원을 양산하는 강사...
언론사 간부들이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에게 보낸 문자 내용이 공개됐다. 이른바 ‘장충기 문자’ 파문은 그동안 삼성과 언론의 ‘검은 유착’이 얼마나 천박하고 노골적으로 이뤄졌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광고와 협찬을 요구한 뒤 ‘지면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하는 언론사 편집국장이 있는가 하면 ‘어떻게 삼성을 도울 수 있는지 말해 달라’는 기자도 나타났다. 대놓고 사외이사 자리를 요구하는 고위급 간부도 있었고, 자식의 취업을 청탁하는 언론사 간부도 등장했다. 삼성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한국 언론이라는 비아냥을 넘...
“2012년 파업 전에는 나름 괜찮은 아나운서”였던 박경추 MBC 아나운서. 그는 지난 16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12년 파업 전에는 MBC 아나운서국에 40여 명이 있었지만 현재 그만두거나 타 부서로 배치된 사람만 20명이 넘는다”며 “다들 방송을 잘했던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박 아나운서는 “MBC의 큰 자원이자 얼굴이었던 이들은 지난 5년 간 철저히 방송에서 배제됐다”며 “방송을 못하게 된다는 건 아나운서 생명을 뺏겼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박 아나운서를 포함해 MBC 아나운서 27명은 ...
‘MBC판 블랙리스트’가 공개되며 MBC 노동 탄압이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최기화 기획본부장과 백종문 부사장 등 사측 인사들이 17일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에 출석하는 등 정부 차원의 진상 조사에도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MBC와 노동부 안팎을 취재한 결과, 최 본부장과 백 부사장은 17일 오후 4시 서울 마포 서부지청에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2시간여 뒤인 6시께 출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4시 무렵엔 취재 기자들이 서부지청 앞에 진을 치고 있었다. 이들에 대한 조사는 6시간가량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MBC를 대...
1990년 4월 이전 KBS에 입사한 PD 63명이 18일 고대영 KBS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후배들의 방송 정상화 투쟁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1990년 4월 KBS 언론인들은 노태우 정권의 낙하산 사장 임명에 반대하며 36일 동안 파업에 돌입했다. 18일 성명을 낸 KBS 고참 PD들은 이른바 ‘KBS 4월 투쟁’에 동참했던 인물들이다. 63명의 KBS PD들은 “작금의 상황은 1990년 4월을 떠오르게 한다”며 “그해 우리는 상대적으로 독립성을 지켜오던 사장을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교체하려는 노태우 정권의 방송...
“하늘색 운동화랑 분홍색 운동화랑 뭐 살까요?”(송은이) “전 두 개 다 샀어요.”(사연 보내온 당사자) “그리고 여기서 또 목폴라를 샀어요. 왜냐면 운동화랑 색깔을 맞추려고!”(김생민) “스튜핏!(Stupid)”(김생민) ‘김생민의 영수증’은 청취자가 자신의 영수증을 보내오면 방송인 김생민이 영수증 주인의 소비 패턴을 평가해주는 팟캐스트 코너였다. 잘못된 소비를 하면 ‘스튜핏’, 소비를 잘하면 ‘그레이트’ 라는 평가를 내려주는 것이 코너의 핵심이다. ‘스튜핏’은 최근 유행어가 될 정도로 입소문이 났다. ‘김생민의 영수증’은 ...
MBC 표준FM 라디오프로그램 ‘잠 못 드는 이유 강다솜입니다’를 진행하는 강다솜 아나운서가 18일 오전 마지막 생방송 클로징 멘트를 통해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소속 아나운서 조합원의 제작중단 소식을 알렸다. 그는 “오늘(18일) 아침 8시부터 아나운서 조합원들도 제작거부, 방송거부를 하기로 해 ‘잠 못 드는 이유’ 생방송은 오늘까지 하고, 일요일 방송분까지는 녹음을 해놔서 일요일까지는 제 목소리가 나가게 됩니다”라며 “‘잠 못 드는 이유’가 저에겐 너무도 소중하고 정말정말 사랑하는 프로그램이라서 한시라도 떠나고 싶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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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와 영국인 판사 1922년 3월 18일, 간디는 영국제국에 맞서 비협조운동을 선동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다. 간디는 유죄를 인정한다면서 브룸필드 판사에게 인도에 적용하고 있는 영국의 법 체제를 진정으로 믿는다면 법정최고형을 내려달라고 말한다. 브룸필드는 간디에게 자신이 재판한 어떤 사람과도 다른 범주의 사람이라며, 징역 6년을 선고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자신의 의무라고 말한다. 그리고 언젠가 감형이 된다면, 자신보다 더 기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인다. 간디 영화의 한 장면이다. 위대한 간디도 간디지만 영국 판사인 브룸...
나는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를 ‘극우들의 놀이터’라고 부른다. 2012년부터 5년 동안(현재 방문진을 출입하는 기자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 지켜본 결과 이보다 적합한 말은 없다고 생각한다.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는 발언으로 유명세를 탄 공안 검사 출신 고영주 이사장은 물론이거니와 ‘뉴라이트 인사’ 김광동 이사, 문 대통령에 대한 “사상 검증이 필요하다”던 언론학자 유의선 이사, 친북인명사전(1차 발표 명단에 박원순 서울시장,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임종석 비서실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편찬사업을 추진한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