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역에서 열린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1차 집회는 애초에 취재 계획이 제대로 잡혀 있지 않았다. 집회 규모가 작아보였고 매체 특성상 영어권 독자를 주 대상으로 삼고 있기에, 잠깐 들려 사진 몇 장 찍고 단신 보도를 할 계획이 다였다. 그러나 도착해서 본 건 1시간 만에 4천 명 이상 모인 여성들이었다. ‘이건 취재감이다’ 판단이 서 카메라를 들었고 사진은 온라인 상으로 폭발적으로 공유됐다. 당일 현장을 지킨 매체가 적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상황이다. 그 날 집회 구석구석을 담은 영상역시 국경을 가리지 않고 퍼져 나갔는데, ...
한국 냉전 보수파는 북한을 제재하고 압박하는 것만이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박근혜의 ‘통일 대박론’을 떠받든 이들은 북·미 정상회담이 진행 중인 지금도 “이제 남은 것은 대북 제재”(조선일보 2018년 6월13일자 사설)라며 “사회주의 경제 건설에 총력을 집중”하겠다는 북한을 여전히 타협할 수 없는 ‘악’으로 규정한다. 이종태 시사IN 기자가 지난해 12월 펴낸 책 ‘햇볕 장마당 법치’를 보면, 북한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건 ‘법치’(法治)다. 북한이 국가로서 인민 삶을 책임질 수 없는 상태에서 인민 스스...
대구·경북은 보수의 아성인가 6·13 지방선거로 자유한국당은 대구·경북 지역정당으로 전락했다. 대구·경북에 기반한 온라인매체 ‘뉴스민’은 선거 내내 대구·경북 곳곳을 돌며 보수에 몰표 주는 그곳 주민을 취재했다. 뉴스민이 노력했지만 이번에도 속절없이 대구시장과 경북지사는 자유한국당이 가져갔다. 대구·경북 기초단체장도 대부분 자유한국당 몫이었다. 그나마 박정희의 고향 구미에 민주당 시장이 당선된 것에 위안을 삼는다. 대구·경북에서도 보수의 뿌리라는 안동은 원래 저항의 도시였다. 안동시 동쪽의 내앞, 무실과 서쪽의 금계, 가일, ...
경복궁 3번 출구를 나오면 곧바로 맞닥뜨리는 골목길이 있다. 불과 7~8년 전만 해도 3000원짜리 돼지국밥집부터, 생선구이가 일품인 수산식당, 해장라면을 잘 끓이는 분식집까지 다양했다. 회사 인근이라 회식을 할 때도 가끔 이곳을 찾았다. 숨겨진 맛집 찾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곳은 족발집이었다. 가성비는 좋으면서 사람이 붐비지 않기에 자주 애용했다. 하지만 이 가게는 회사가 장충동으로 이사하면서 이용하지 못하게 됐다. 이따금 그 족발이 생각났다. 붐비는 손님에 비해 특별한 맛을 느끼지 못하는 장충동 족발을...
장애인 단체가 지난 14일 지하철에서 이동권 시위를 했지만 다수 언론에서 이를 다루지 않거나 시민이 겪는 불편을 더 강조해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서울장차연)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지하철 1호선 신길역에서 시청역까지 휠체어를 타고 정거장마다 타고 내리기를 반복하는 ‘휠체어 탑승 승하차’ 시위를 했다. 이는 지난해 10월20일 1·5호선 환승역인 신길역에서 한경덕씨가 장애인용 휠체어리프트를 이용하다 계단 밑으로 추락해 98일간 사경을 헤매다 사망한 사건이 때문이다. 당시 신길역 측은 ...
“내가 차례가 아닌데 외람되게 왕위를 이어받았고, 재주와 덕이 없는데도 옛 정치를 변개한 것이 매우 많았다. 군적(軍籍)의 정비, 호패법 실시, 사민(徙民) 정책, 경국대전 편찬 등의 일을 모두 한 때 거행하였고, 변방의 군사를 일으키는 일도 끊임이 없었다. 이 모두 백성들의 원망과 한탄이 되었다. 민심이 고요하지 않았는데 천심이 어찌 편안했으랴. 요즘 내가 왕위를 세자에게 물려주고자 하는 일은 진실로 불가한 것인 줄 안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이유는 내 병이 이미 5,6년이나 되었기 때문이다. … 내가 세자에게 왕위를 물려준...
국내외 유력 인터넷 기업들이 유튜브와 유사한 동영상 서비스를 선보이며 ‘갓튜브’ 견제에 나섰다. 사진 기반 SNS 인스타그램은 20일 세로 전용 동영상 앱 IGTV를 출시했다. IGTV는 앱에 접속하면 바로 동영상이 나오고 누구나 채널을 개설해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IGTV는 짧은 영상 위주로 구성된 인스타그램과 달리 일반 계정 최대 10분, 팔로워 1만 넘는 계정일 경우 최대 1시간 길이의 콘텐츠를 제작해 올릴 수 있다. 인스타그램은 IGTV에 맞춤형 광고를 넣고 인스타그램과 창작자가 배분하는 방식의 수익모델을 도입할 ...
“닷페이스는 젊은이들이 연성뉴스만 좋아하는 건 아니라는 점을 증명했다.” 20일 오후 한국방송학회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사회혁신을 위한 미디어 스타트업과 저널리즘’ 세미나를 개최했다. 발제를 맡은 강정수 메디아티 대표는 미디어 지각변동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변화한 독자에게 맞는 콘텐츠 제공이 중요하다고 보면서 ‘실패’를 반복하더라도 지속적인 혁신 시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아티는 미디어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기관이다. 1호로 닷페이스에 투자했으며 쥐픽쳐스, 긱블, 코리아엑스포제, 디에디트 등을 지원하고 있다...
“서초구는 무슨 용도로 백화점 상품권 1332만 원어치를 구입한 건지?” “김포 의원님들은 업무추진비 내역을 밝히지 않는다네요.” “해외여행 엄청들 좋아하시네요. 우리 세금인데 ㅜㅜ” “사람들이 요즘 이걸로 맛집 검색한대요.” 중앙일보에서 만든 뉴스 콘텐츠 ‘우리 동네 의회살림’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자발적 ‘바이럴’에 힘입어 언론사 인터랙티브 뉴스로는 이례적으로 100만 조회 수를 기록했다. 지역 의회를 조명하겠다는 취지로 기획된 이 기사는 지방의회 데이터를 분석해 이용자가 지역구를 검색하면 해당 지역 의원들이 주로 가는 ...
청와대가 나서 70년째 계속된 검경 수사권 갈등을 풀 합의를 이끌어냈다. 22일 모든 일간신문이 1면에 이 내용을 실었다. 한겨레신문 ‘한계도 지적’ 한겨레는 1면에 ‘경찰은 수사독립 명분, 검찰은 실리 챙겼다’는 제목으로 합의된 사실 위주로 보도하고, 4면엔 ‘검찰, 특수수사 그대로 유지… 경찰, 모든 고소·고발 담당’이란 제목으로 합의내용을 충실하게 소개했다. 그러나 한겨레는 5면에선 ‘경찰 부실수사·검찰 정치편향 우려 씻기엔 부족’하다며 한계도 빠뜨리지 않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치욕, 숙원, 한(恨) 동원해 ‘대통령의 복...
검찰이 정치권 불법 후원 혐의를 받고 있는 황창규 KT 회장 등 전현직 임원들에 대해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불구속 수사하라’고 지시한 것을 두고 검찰과 경찰 간에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경찰은 검찰이 금품 수수자(받은 국회의원쪽) 수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영장 기각사유를 제시했지만, 첫 구속영장 신청에서부터 ‘불구속 수사’ 지휘를 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수사권 조정 문제를 의식해 경찰을 길들이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반해 검찰은 수사 자체를 불구속수사로 하라는 것이...
세상이 빠르게 변하지만 언론은 이 흐름을 따라잡지 못한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이런 문제의식을 담아 2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촛불, 언론운동의 방향을 틀다’라는 토론회를 열었다. 언론, 특히 방송사가 소수자의 문제를 외면하고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게 참가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저널리즘의 문제’를 규정하는 방식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정주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미디어를 비평할 때 저널리즘의 문제를 여전히 공정성·신뢰하락으로만 얘기한다”며 “소수자의...
연합뉴스가 지난 19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사내 안팎에서 ‘언론 부역자’로 꼽혀 온 이창섭 전 편집국장 직무대행에 권고사직 결정을 내렸다. 연합뉴스는 이창섭 전 대행(디지털뉴스부 부국장급)이 오는 25일까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26일자로 해임하겠다고 밝혔다. 징계 사유는 공정보도 훼손 및 회사 명예 실추, 법인카드 부정 사용 등이다. 이번 인사는 ‘혁신 인사’를 공약으로 내건 조성부 연합뉴스 사장이 지난 3월 취임한 이래 연합뉴스 신뢰도를 추락시킨 보도 책임자 징계 가운데 가장 강도 높은 조치다. 지난 2015년 3월 ...
부실·늑장조사라는 비판을 받았던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전 서울동부지검장)에 최근 ‘장자연 리스트’ 사건으로 재수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의 아내가 포함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성추행 사건 조사단은 지난 1월29일 서지현(사법연수원 33기) 검사의 검찰 내 성폭력 피해 폭로 이후 출범했는데 정작 이 조사단에 포함된 검사 중에는 ‘미투’(Me Too) 고발의 원조 격인 ‘장자연 사건’에서 강제추행 혐의를 받았던 피의자 가족이 포함돼 있었던 셈이다. 지난달 28일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
“오보라고 말씀하시는 근거가 뭡니까.” 이례적으로 의견진술자가 질문을 했다. 강상구 TV조선 정치부장은 ‘외신기자 풍계리 취재비 1만달러 요구’ 보도가 문제 없다며 심의위원들과 설전을 벌였다. 21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최대 쟁점인 ‘TV조선 풍계리 외신기자 1만 달러’ 보도가 심의에 올랐다. 심의 전부터 신경전이 벌어졌다. 자유한국당 추천 전광삼 상임위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요청하고 “조선일보가 회의장 스케치 촬영을 요청했는데 왜 불허했는가”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박상수 바른미래당 추천 위원도 “왜 막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한국이 세계적으로 언론사 기부 참여 의향이 높은 수준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발표한 ‘디지털뉴스리포트 2018’에 따르면 “좋아하는 언론사가 비용을 충당하지 못한다면 기부에 참여하겠다”는 응답비율에서 한국이 22곳의 조사대상 국가 중 전체 1위로 나타났다. 한국은 해당 응답비율에서 29%를 나타내 전체 평균인 22%보다 높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최근 미디어이슈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뉴스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을수록 자신이 좋아하는 언론사가 비용을 충당하지 못한다면 기부에 참여하겠...
“11년차 초등학교 스포츠강사다. 일은 상시·지속업무지만 우리는 비정규직이다. 2013년까진 10개월, 2017년까진 11개월 단위로 계약했다. 매년 20통 넘는 이력서를 들고 학교를 돌아다녔다. 임금은 단 두 번 올랐다. 총 12만 원이다. 다른 무기계약직이 받는 급식비, 교통비, 명절비 일절 못 받다가 갑자기 올해부터 받았다. 무기계약직 전환 탈락시키면서 교육부가 정했다.”(정동창 스포츠강사) “‘이번엔 선생님이 기간제, 선생님이 방과후강사 하실래요?’ 경북의 한 학교가 유치원 방과후강사, 기간제교사 비정규직 둘을 데려다 ...
6. 13 지방선거 서울 기초자치단체장 25개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이 유일하게 살아남은 곳이 있다. 민주당 후보와의 격차를 보면 살아남았다는 표현도 무색하다. 조은희 서울시 서초구청장은 이정근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재선에 성공했다. 개표 초반 조은희 구청장과 이정근 민주당 후보가 접전 양상을 보이긴 했지만 최종 결과 조 구청장 52.4%, 이 후보 41.1% 득표율이 집계돼 25,388표 차가 났다. 선거 결과로만 보면 서초구는 민주당 광풍 바람은 확실히 비껴갔다. 어떤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서초구민 2명을 만났다. 정아무개(...
정부는 경찰이 1차 수사권과 종결권을 갖고 검찰이 사건 송치 전 수사지휘를 폐지하는 내용의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을 21일 발표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의 취지는 종래 검경의 수직적 지휘관계를 벗어나 수평적 사법통제 모델로 개선하는 것에 있다. 수사권 조정 합의문의 핵심은 모든 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와 수사 종결의 권한을 갖도록 해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사건 송치 전 검찰이 수사를 지휘하는 것은 폐지토록 하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뤄졌다. 대신 경찰이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불송치하면 불송치 결정문과 사건기록 등...
노동시간 단축에 조선·경향 다른 목소리 7월1일부터 시행되는 노동시간 단축이 사실상 6개월 뒤로 미뤄졌다. 정부가 올 연말까지 단속과 처벌을 6개월 유예하기로 해서다. 조선일보는 21일 1면 머리기사에 ‘시행 열흘 앞… 발등의 불만 끈 주52시간’이란 제목으로 이 소식을 전했다. 조선일보는 3면과 4면에도 관련 해설기사를 실었다. 동아일보도 1면에 이어 3면에 관련기사를 실었다. 두 신문은 해설기사에서 6개월 뒤에도 여전히 문제가 될 것이라며 법을 다시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3면에 ‘주 52시간, 보완 입법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