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을동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4·13 총선에 도전하는 여성 예비후보자들에게 “여성이 너무 똑똑한 척을 하면 굉장히 밉상을 산다”며 “약간 좀 모자란 듯한 표정을 지으면 된다”고 충고했다.

김을동 최고위원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의 제20대 총선 여성예비후보자 대회 ‘여성, 개혁 앞으로!’의 멘토와의 만남 코너에 멘토로 출연해 이같이 답했다.

김을동 최고위원은 한 예로 “김숙향 예비후보가 김수한 전 국회의장의 딸인데 그 어머니는 선거 때 어떤 민원이 들어와도 ‘네 네 네 네 ’ 딱 한 가지 답변만 했다”며 “왜 저럴까 싶었는데 나중에 보니 김수한 전 의장이 전국 최다 득표로 당선됐다”고 말했다.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무대 왼쪽)와 김을동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0대 총선 새누리당 여성 예비후보자 대회에 참석해 예비후보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유리 기자


김을동 최고위원은 “후보자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비판하든 칭찬하든 ‘네네네’ 하는 것이 선거에 도움이 된다. 그동안 배운 이론을 개진하는 것은 (선거에 도움 되는 일이) 아니다”며 “완전히 자기 자존심이고 넣어놓고 얼굴을 포커페이스로 만들어야 내 주변에 사람이 모인다는 게 내 경험”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유세 경험을 전하며 “인간 심리가 이상한데 자기보다 똑똑한 건 안 좋아하는 것 같다. 나는 그저 조금 모자란 사람이라고 할 때 사람들이 다가온다는 것을 현장에서 경험했다”고 강조했다.

여성 정치인으로서 효과적인 선거 전략에 대한 질문에 김희정 전 여성가족부 장관은 “우리 딸 같다, 엄마 같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우리’라는 말이 붙는 것이 중요하다”며 “내 딸 같다, 우리 조카 같다, 엄마 같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여자가 가진 최고의 운동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을동 최고위원은 이에 더해 “여성보다는 아줌마 이미지가 다정다감해 한결 장점이 있다”며 “어떤 사람이 와서 싫은 소리를 해도 웃으면서 다가갈 수 있는 푸근한 이미지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예비후보는 “최근 출퇴근 인사를 하면 새누리당을 안 찍겠다고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2010년에 출마했다가 낙선하기 3일전 반응이 지금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김을동 최고위원에게 질문했다.

김을동 최고위원은 “인구의 반이 우리 당과 대척관계에 있고 그때마다 반가우면 좋지만 그럴 수 없다”며 “그럴 땐 완전히 얼굴이 포커페이스가 돼서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자꾸 말하면 상대방도 무안하게 생각하고 세 번째 네 번째엔 그렇게 못하게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플로어에서는 “그건 당연한 건데 요즘 지역 분위기가 조금 이상한 거 같다”는 뒷말이 나왔다.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 30대 총선 여성 예비후보자 대회에 참석해 여성 예비후보자들의 인사를 받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이 자리에는 전국에서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70여명의 여성 예비후보자와 지지자들이 모인 자리로 이번 20대 총선에 적용될 공천 룰 설명과 조동원 홍보본부장의 메시지 멘토링 등 행사를 진행했다.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에서 당헌당규를 개정하며 두 차례 치러질 당내 경선에서 여성 후보 10%, 신인 후보 10%의 가산점을 주기로 해 여성·신인 등용에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무성 대표는 “여성 예비후보자도 과거처럼 선거 때만 되면 중앙당에 와서 당직자 방에 죽 줄 서서 인사하고 얼굴 도장 찍을 필요가 없어졌다”며 “화장발에 불과한 인재영입 쇼에 열 올리는 야당의 꽃꽂이 후보와 달리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은 생명력이 강한 풀뿌리 민주주의 후보라는 자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김무성 대표는 또 “(여성 후보에게) 10~20% 가산점을 줬는데 더 이상 도와드릴게 없다”며 “다들 오셨는데 마지막으로 도와드릴 건 없고 이따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김무성 대표는 행사가 진행되는 한 시간여 동안 자리를 지켰으며 여성 예비후보자와 모두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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