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부패 기득권·좌파 세력의 우병우 죽이기”

청와대가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우병우 대통령 민정수석 감찰 내용 누설 의혹에 ‘집권 후반 정권 흔들기’, ‘식물정부 만들기’라는 등 강경 일변도로 나오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와 친박 일색의 새누리당 지도부가 우 수석 감싸기에 손발을 맞추면서 민심과 담을 쌓고 고립을 자초한다는 비판도 거세다. 

청와대는 우 수석 사퇴 요구를 ‘대통령 흔들기’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특별감찰관이 하나도 진전된 진실을 규명하지 못한 채 언론 플레이에만 충실했다”며 “이건 의도된 공작과 협잡, 음모라고 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병우 죽이기의 본질은 임기 후반기 식물 정부를 만들겠다는 의도”라면서 “일부 언론 등 부패 기득권 세력과 좌파 세력이 우병우 죽이기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우 수석 의혹에 대해 입증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겨레는 소수 친박 지도부를 제외하고는 새누리당 안에서조차 우 수석 자진 사퇴를 상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20일 “대통령이 임명한 특별감찰관이 (우 수석의) 검찰 수사를 의뢰한 것 아니냐. 사정기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수석이 그 자리에 있어서 되겠느냐”면서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 주는 결단을 내릴 때가 왔다”고 말했다.

한 친박 중진 의원도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우 수석이 박근혜 대통령의 신뢰만 믿고 국민이 이미 자신을 버렸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국정을 생각하는 마음이 손톱만큼도 없다”며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의 음주운전 전력을 걸러내지 못한 책임만으로도 한시 바삐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22일자 4면
박 대통령, 인천상륙작전 관람하며 ‘안보·애국팔이’

박근혜 대통령은 영화 ‘인천상륙작전’을 관람하며 안보 행보를 이어갔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영화 선택을 ‘안보 위기 속 국민 단합’ 의미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한 영화관을 방문해 일반 시민들과 대통령 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 행정인턴 등과 함께 영화를 관람했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 외부에서 영화를 본 것은 지난 5월 북한 주민 일상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태양 아래’ 관람에 이어 3개월 만이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인천상륙작전’ 관람을 두고 “누란의 위기에서 조국을 위해 헌신한 호국영령의 정신을 한 번 더 되새기고, 최근 북한 핵 위협 등 안보 문제와 관련해 국민이 분열하지 않고 단합된 모습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향신문은 “박 대통령이 ‘우병우 민정수석 지키기’ 논란으로 시민사회와 정치권에 ‘분열의 불씨’를 던져 놓고, 다른 한편으론 안보를 내세워 ‘분열되면 안된다’는 메시지를 강조한 것이다. 모순적인 행보로 전형적인 ‘안보·애국팔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한겨레 22일자 5면
박근혜의 눈물겨운 ‘우병우 구하기’… “레임덕 가속화할 것”

청와대가 우 수석을 수사의뢰한 이 감찰관을 오히려 문제 삼고 나선 것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원 댓글 사건이나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 때처럼 궁지에 몰릴 때마다 ‘물타기 전략’으로 상황을 모면하려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겨레는 “국정원의 조직적 선거개입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박 대통령은 정권의 ‘정통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했다”며 “2013년 9월 조선일보는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자 의혹을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박 대통령은 ‘사생활과 관련된 도덕성 의혹이 제기되면 스스로 해명하고 그 진실을 밝힐 책임이 있다’고 채 총장을 겨냥했다”고 설명했다.

한겨레는 “이 과정에서 청와대 행정관이 혼외 아들로 지목된 어린이의 인적사항 열람에 개입한 것이 드러나는 등 ‘청와대 개입설’도 함께 제기됐다. 이렇게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은 ‘채동욱 사생활 문제’로 비화됐고,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 수사를 지휘하던 채 총장은 결국 사퇴했다”고 덧붙였다.

한겨레 22일자 4면
한겨레는 이번 청와대의 ‘우병우 감싸기, 이석수 죽이기’ 논란은 2014년 이른바 ‘정윤회 문건유출 사건’의 흐름과 매우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2014년 11월 ‘비선 실세’인 정윤회씨와 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이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의 사퇴를 공작하고 있다는 내용의 내부 문건이 노출됐다. 하지만 사건은 ‘비선 실세의 국정농단’이라는 핵심과는 달리 ‘문건 유출’ 논란으로 흘러갔다. 

당시 박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찌라시에나 나오는 그런 얘기들에 나라가 흔들린다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며 “문건 유출은 결코 있을 수 없는 국기문란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검찰은 조응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박관천 행정관 등을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기소했지만, 법원은 문건 유출을 ‘지휘’했다는 조 비서관에 대해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한겨레는 “청와대는 이번 우병우 민정수석 논란을 ‘정권 흔들기’로 규정해 총력태세에 나선 상태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을 향해 ‘(기밀 누설 등) 현행법을 위반한 중대사안’이라며 사실상 검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며 “하지만 총선 참패에서 확인된 민심 이반과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 등을 볼 때, 오히려 청와대의 ‘물타기’ 전략이 임기 말 권력누수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내다봤다 

조선일보 22일자 5면
성주 사드투쟁위 ‘제3의 후보지’ 요청, 김천시민 반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철회를 요구해온 성주투쟁위원회가 21일 기존 사드 배치 후보지인 성산포대 이외에 제3후보지를 검토해줄 것을 국방부에 공식 요청키로 결정해 사실상 사드를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성주투쟁위는 21일 대책회의를 열어 투쟁위원 거수표결로 제3후보지 검토를 국방부에 요청하기로 결정했다. 제3후보지 요청 안건에 관한 표결 결과 투쟁위원 33명 중 찬성 23명, 기권 9명, 반대 1명으로 나왔다. 투쟁위는 특정 장소를 추천하지 않고 국방부가 제3후보지를 검토해 발표할 것을 요청키로 했다.

백철현 투쟁위 공동위원장은 “국방부가 성산포대를 제외한 제3지역을 행정적 절차를 거쳐 검토해줄 것을 건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항곤 성주군수는 “지금까지 투쟁위가 많은 심사숙고를 한 만큼 이번 결정사항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해당 지자체를 통해 공식 요청이 오면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3후보지로 거론되는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과 인접한 김천시에서 반발이 확산되고 있어 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일보 22일자 1면
한국일보는 “국방부는 지난달 13일 성주읍 성산리의 공군 미사일 포대(성주포대)를 사드 배치 부지로 발표했고, 26일에는 ‘제3의 장소는 모두 부적합하다’고 공언한 바 있다”며 “제3후보지에 대한 기초조사를 끝냈다는 것이다. 이어 초전면의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이 대안으로 급부상하자, 지난 11일 류제승 정책실장이 발 빠르게 현장을 답사하며 사전 점검을 마쳤다”고 밝혔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는 제2의 강정마을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제주 해군기지의 경우 당초 최적지인 화순항에서 위미리로, 다시 강정마을로 위치를 바꾸다 10년 넘게 표류한 전례 때문이다. 성주군민의 의견을 존중해 제3후보지 검토에 나서겠지만, 기존 발표를 뒤집을 경우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한겨레는 “롯데스카이힐 골프장 매입은 국가 재정이 투입되기 때문에 국회 동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 또한 예기치 않은 복병”이라며 “헌법 60조는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또는 입법사항에 관한 조약’에 대해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롯데스카이힐 골프장과 국가 소유의 다른 토지를 맞바꾸거나 기존 예산을 전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국회 동의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천 시민들은 이미 20일부터 촛불집회를 여는 등 사드 배치 반대 집회에 나서고 있다.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은 반경 5.5㎞에 김천시 남면과 농소면 주민 2100여명이 살고 있고, 김천혁신도시(거주자 1만4000여명)도 골프장과 불과 7㎞ 떨어져 있다. 김천민주시민단체협의회와 농소면·율곡동 사드반대대책위는 지난 20일 김천 부곡동 강변공원 공연장에서 첫 사드 반대 촛불문화제를 열어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의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원불교 쪽의 반발도 문제다. 골프장에서 1.9㎞ 떨어진 곳은 2대 종법사인 정산종사가 태어난 원불교 성지다. 정산종사의 생가와 원불교 대각전, 원불당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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