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박아무개 시인과 박아무개 작가와 관련해 성폭력 폭로가 잇따르는 가운데 출판계에 종사하는 여성 노동자 중 37%가 업무와 관련돼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결과가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출판노조협의회가 발표한 ‘2015 출판노동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응답자 384명 중 142명(37.0%)이 업무와 연관돼 성적 수치심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다. 상당한 빈도로 성폭력을 겪고 있는 것이다. 

가해자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172명 중 61.6%가 사용자나 상사라고 응답했고 40.7%가 저자와 역자 등이라고 응답했다. 지부는 “직장 내 사용자나 직원에 의한 성폭력뿐만 아니라 업무상 소통하고 접촉하는 인사들과의 성폭력 비율도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출판계의 대응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언론노조 서울경기지역 출판지부는 “2014년 한 출판사에서 사내 성폭력 사건이 일어나 많은 언론을 통해 보도가 돼 해당 출판사가 사과하는 일이 있었지만 아직도 많은 피해자들이 회사의 무책임한 조치로 인해 노조에 피해 사실을 제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은 2011년 일어난 것으로 유명 출판사 이아무개 상수는 수습사원 A를 자신의 오 피스텔로 데려가 옷을 벗으라고 요구한 뒤 입을 맞췄다. 또 이 상무는 정직원 전환을 앞둔 A씨에게 최종 면담 성격의 술자리도 요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해당 상무는 출판사로 복귀했다. 

출판노조협의회 여성위원회는 잇따르는 폭로를 계기로 터져나오는 목소리들에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여성위원회는 25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를 통해 이는 일부 개인의 경험이 아닌 보편적인 사회적 불평등으로 접근하고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위원회는 “여전히 피해 경험의 악몽에 치가 떨리고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피해자들이 많다”며 “우리는 계속해서 터져나오는 목소리들에 귀를 기울이고 함께 할 것이며 문화계, 출판계 여성노동자들의 일터의 노동 관행을 바꾸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지부는 이른 시일 내에 출판계 성폭력 긴급실태조사를 실시해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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