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중앙일보·JTBC 회장직을 전격 사퇴한 홍석현 전 회장을 두고 “상당히 폭발력이 있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너무 늦은 것 아닌가”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박 대표는 20일 오전 tbs 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통해 “(중앙일보·JTBC) 사원들에게 보낸 내용을 보면 상당한 (대권)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면서도 “회장을 사임하기는 했지만 이제 대통령 후보로 나오실 수 있을까. 너무 늦은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홍 전 회장과 국민의당 대선 주자 안철수 전 대표의 경쟁 가능성을 묻자 박 대표는 “홍석현 회장은 중도 보수를 표방하지만 통일 문제에 대해서는 상당히 진보적 태도를 취해왔다”며 “경쟁해볼 만한 좋은 후보감”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직접 출마를 하든 킹메이커가 되든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폭발력을 가지신 분”이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대선 주자인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20일 SBS 라디오 프로그램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에서 “그분(홍석현)은 우리 홍씨 종친회 멤버”라면서도 “서로 연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홍 전 회장의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개인의 선택”이라며 “여론을 모으기에 조금 늦은 것 같다. 저도 탄핵 심판 끝나고 시작했는데 저보다 늦으면 많이 늦은 것”이라고 말했다.

▲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 사진=이치열 기자.
▲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 사진=이치열 기자.
이준석 바른정당 노원병 당협위원장은 같은 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낚이면 안 된다”라며 “대선 50여 일을 앞두고 있다. 후보 등록까지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후보를 새로 만들어내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위원장은 “홍 회장이 나온다면 ‘정몽준 모델’인데 정몽준 전 의원도 적어도 8개월 전에는 출마를 선언했다”며 “그 정도 시간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어렵지 않나”라고 말했다.

같은 프로그램 패널로 출연한 허성무 새미래정책연구소 소장도 “국민 후보로 출마해 바른정당이나 자유한국당 후보와 단일화를 꾀할 가능성. 민주당 쪽에서 안희정 후보가 될 경우 그쪽과의 연대. 이 두 가지 가설을 많이 이야기하는 것 같다”면서도 “어느 가설도 쉽지는 않다. 선거 때 나타나는 제3의 후보들은 잠시 관심은 끌지만 한 번도 잘된 경우가 없다”고 말했다.

정치평론가 고성국씨는 이날 MBC 라디오 프로그램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지금은 범보수 진영을 아우를 대표성 있는 후보가 없는 상태”라며 “그래서 (홍 전 회장이) ‘내가 한 번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씨는 “(홍 전 회장이) 탄핵 전에 일찍 움직였으면 어땠을까 생각하지만 탄핵 후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랐기 때문에, 또 탄핵이 될지 안 될지도 몰랐기 때문에 먼저 움직이는 것은 너무 리스크가 컸다. 출마를 결심한다면 지금 아니면 때가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 전 회장은 지난 18일 중앙일보·JTBC 사원들에게 “우리 사회는 오랜 터널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갈등과 혼란으로 치닫고 상생과 공멸의 갈림길 위에 서 있는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오랜 고민 끝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기로 결심했다”고 밝히며 사의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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