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9대 대통령 선거가 5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국의 언론단체 88개가 대선보도 감시를 위해 ‘대선미디어감시연대’를 발족했다. ‘대선미디어감시연대’는 신문, 방송, 종편, 통신, 포털 등을 포함해 대선관련 미디어전반을 모니터링하고 매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20일 발족한 ‘대선미디어감시연대’는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언론시민단체와 언론관련 학회 등 88개 단체가 참여한다.

▲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2017 대선미디어감시연대' 발족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정민경 기자
▲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2017 대선미디어감시연대' 발족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정민경 기자

50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과 관련해 이미 방송사들은 대선보도를 시작했다. 지난 10일 박근혜씨 탄핵 이후 시작된 대선보도에서는 이미 ‘반문재인’ 경향이 뚜렷이 나타났다.

대선보도량이 많았던 방송사는 TV조선으로,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의 보고서에 따르면 3월15일과 16일 이틀동안만 TV조선이 방송한 대선보도는 18건이었다. TV조선 다음으로 대선보도가 많았던 방송사는 MBN(13건), 채널A(11건) 순이었다.

특히 TV조선은 막말 보도가 문제가 됐다. TV조선은 14일 ‘뉴스판’ 방송에서 근거없는 ‘문재인 때리기’ 방송을 내보냈다. 해당 방송에서 ‘앵커칼럼: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라는 코너는 문재인 캠프 인사들을 향해 “입이 머리의 항문”이라고 표현했다.

해당 방송에서 윤정호 앵커는 “비노는 난닝구, 친노는 빽바지”, “문재인 캠프 인사하면 거친 말이 싸가지”, “그들을 보면 입이 머리의 항문이라는 격언이 떠오른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 

▲ ‘친노’를 비속어 ‘빽바지’로 규정하면서 ‘문재인 캠프 인사’를 ‘머리의 항문’이라 비난한 TV조선 3월14일 방송.
▲ ‘친노’를 비속어 ‘빽바지’로 규정하면서 ‘문재인 캠프 인사’를 ‘머리의 항문’이라 비난한 TV조선 3월14일 방송.
반면 JTBC의 경우 야권에 대한 비판을 하더라도 언사검증을 팩트체크하는 식으로 보도했다. JTBC는 문재인 캠프의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과 진익철 전 서초구청장등 최근 인사논란이 되고 있는 이들에 대한 검증 보도를 내보냈다. 채널A와 MBN도 각각 인사 검증보도를 1건씩 내보냈다.

민언련은 “7개 방송사에서 검증 보도가 나온 것은 4건 뿐”이라며 “이렇게 적은 수의 검증 보도가 나온다는 것은 사실상 직무유기나 다름없으며, 검증과 유권자 의제가 대선 보도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선미디어감시연대’는 이러한 민언련의 감시보고서를 발간하는데에서 그치지 않고 시민직접행동 등을 꾸리는 등 적극적으로 대선보도를 감시하겠다고 나섰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공동대표는 “단순히 보고서만 내는 활동이 아니라 보도에 따라 그것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꾸리고 나아가 시민직접행동, 항의행동을 조직하기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미디어감시연대’가 감시의 대상으로 볼 대선 보도는 △유권자의 정치적 냉소와 혐오를 확산기키는 선거보도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지역주의,소지역주의 선거보도 △선정적인 경마식 선거보도 △근거없는 음모론과 흑색선전, 의혹 폭로 등 부정적 선거보도 등이다.

또한 ‘대선미디어감시연대’는 △후보의 자질과 공약에 대한 평가와 정책의제 중심의 선거보도 △양시양비론과 기계적 균형을 넘어서는 선거보도 △유권자의 정치적 관심과 참여를 촉진하고 시민사회의 유권자 운동을 적극적으로 보도하는 선거보도 △유권자의 정치적 선택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신진, 소수, 진보 후보를 충분히 보도하는 선거보도를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방송과 신문뿐아니라 언론사의 페이스북 소개글도 대선보도 감시 대상에 들어간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이전의 선거보도감시가 방송사와 신문에 국한됐다면 이번 감시연대는 방송과 신문은 물론이고 경제지, 통신사, 언론사의 페이스북까지 감시의 대상으로 확대해 감시의 폭을 대폭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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