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토론보니 역시 토론은 둘이서 맞짱 뜰 긴 시간이 필요하다. 문재인 VS 이재명, 이재명 VS 안희정, 안희정 VS 문재인. 이렇게 3회 매치시키는 거 안 되나? 토론룰이 문제였어.”(트위터 @piafi****)

“토론회를 대폭 늘리자. 유승민 남경필을 보니 내 지지 정당은 아니다만 역대 새누리 계열 후보 가운데 가장 양질의 토론회를 선보이고 있다. 나름 수준있다.” (트위터 @dasi****)

20일 오후 KBS·MBC·SBS·YTN 공동 생방송으로 열린 ‘2017대선 바른정당 후보자 경선 토론’에 대한 시청자 의견이다.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 두 후보는 지지율 하락, 당내 계파 갈등, 대선 후보 단일화 등에 관한 격돌을 벌여 흥미진진한 풍경을 만들어냈다. 

후보간 차이가 가장 두드러진 건 ‘보수 후보 단일화’였다. 유 의원은 경우 자유한국당 의원 90명이 모두 국정농단 세력은 아니기 때문에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의원 일부와는 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남 지사는 단일화가 아니라 해당 의원들이 바른정당으로 와야한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보수진영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가 누군지 (보고)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모두 가능성이 열려있다”면서 “다만 한국당은 헌법재판소 결정에 불복한 후보라면 단일화는 어렵고 국민의당은 사드 반대와 같은 국가안보 부분을 합의한 다음에 단일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자유한국당에 90명이 넘는 의원이 있는데 오늘날 이 사태를 끌고 온 정치꾼들 숫자는 기껏해야 10명 20명”이라며 “나머지는 건전한 보수로 언제든지 갈 수 있는데 정치적인 일신 때문에 못 나오고 있는 것 아닌가. 한국당 전체를 국정농단 세력으로 규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바른정당의 대선 주자인 남경필, 유승민 경선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경선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바른정당의 대선 주자인 남경필, 유승민 경선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경선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그러나 남 지사는 한국당을 ‘수구’ 세력이라고 못 박았다. 남 지사는 “한국당은 변화하고 있지 않다. 반성하고 있지 않다. 한국당은 수구”라며 “한국당 주도세력은 친박세력이고 국정을 농단하고 탄핵에 불복한 세력이다. 이 분들이 어떻게 보수냐”고 비판했다. 

남 지사는 유 의원에게 “(그렇다면) 유 후보는 그럼 왜 탈당을 했나. 그 안에 남아서 후보가 되면 되지”라며 “선거에 불리하다고 뭉쳐보자는 것은 명분이 없다. 당론으로 보수단일화는 안 하기로 했기 때문에 (보수단일화) 말이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유 의원은 남 지사를 향해 “남 지사는 더불어민주당하고 ‘연정’도 이야기 하시는데 한국당과는 단일화도 못 한다는 건 앞뒤가 안 맞다”고 맞받아쳤다. 이에 남 지사는 “민주당이 국정농단 세력이냐”며 “연정은 선거를 끝내고 정책을 공유하면서 운영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두 후보는 ‘기웃거린다’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공방을 이어갔다. 남 지사가 “자꾸 (한국당) 기웃기웃하니까 바른정당 정체성도 모호해지고 지지율도 떨어지는 것”이라고 하니 유 의원이 “오히려 남 후보같은 분이 민주당에 기웃거리니까 바른정당 정체성에 더 혼란을 준다”고 반박한 것. 

당내 계파를 둘러싼 갈등성을 두고도 두 후보간 공방이 벌어졌다. 남 지사는 “유 의원께서는 바른정당에 친유(친유승민)는 없다고 말하고 김무성 고문과 갈등이 없다고 하는데 국민들은 다 안다”면서 “큰 갈등이 있는데 갈등이 없다고 하시면 눈 가리고 아웅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저 개인을 보는 것이 아니라 제 정치철학, 노선, 뜻을 같이해서 저를 도와주는 분들을 유승민계라고 하면 유승민에 종속돼있는 것처럼 들린다”며 “과거 친이, 친박과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유 의원은 남 지사에게 “남 후보를 지지하는 의원은 남경필계냐”고 되물었다. 

▲ 바른정당의 대선 주자인 남경필, 유승민 경선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경선토론에 앞서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바른정당의 대선 주자인 남경필, 유승민 경선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경선토론에 앞서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각자 20분씩 주어진 ‘맞장토론’에서는 정책을 두고 공방을 이어갔다. 먼저 저출산 관련 정책으로 유 의원은 육아휴직 3년, 양육수당 2배, 칼퇴근법 등을 내놨다. 또 유 의원은 어린이집 70%까지 공교육을 하겠다는 정책도 내놨다. 현재 어린이집 공교육은 10% 수준에 머물고 있다.

남 지사는 이를 두고 “개별적으로는 좋은 정책인데 조금 구름에 떠있는 정책”이라며 “저출산 핵심은 일자리와 주거”라고 말했다. 단단한 일자리와 안정적인 주거가 해결돼야 결혼에 대한 상상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는 것이다. 남 지사는 어린이집 공교육 50%를 주장했다.

남 지사의 ‘모병제’ 공약을 두고는 두 후보가 서로 “정의롭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남 지사는 ”지금(징병제)이야 말로 정의로지 못하다. 돈 있고 빽 있는 사람은 잘 빠진다“면서 ”모병제는 정의롭다. 모병제는 일자리를 늘이는 것이다. 직업군인을 만들면 월200만원 짜리 일자리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병역비리가 있으면 (비리를) 때려잡아야 한다. 탈세를 하면 탈세를 합법화 할 것이냐”면서 “남북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국방은 시민의 의무인데 돈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부잣집 아이들은 200만원을 줘도 군대에 안 간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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