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면 대통령 박근혜씨가 21일 약 21시간 검찰 조사를 받은데 대해 전여옥 작가는 22일 SBS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와 인터뷰에서 “사실 여부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검사가 뒷목 잡았을 순간이 굉장히 여러 번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전 작가는 “박 전 대통령은 모든 것은 최순실이 하고 나는 1원도 먹은 게 없기 때문에 정말로 결백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며 “지난번 특검 수사를 했던 수사진은 ‘너무나 어이가 없고 황당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사회자가 “박 전 대통령이 심정적으로 혐의를 감추고 부인하는 차원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묻자 전 작가는 박씨에 대해 “도덕 자체가 없는 사람도 있다”며 “그것을 아모랄(amoral, 도덕관념이 없는)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전 작가는 인혁당 사건을 예시로 들었다. 전 작가는 “인혁당 사건에 대해 엠네스티에서 세계 역사상 가장 잔혹한 범죄라고 말했을 정도인데 사형선고를 받은 대학생들이 하루 만에 사형집행됐고, 그 사체조차도 가족에게 인도되지 않았다”며 “당대표 시절 이것은 분명히 사과를 해야된다고 했는데 저한테 ‘당시 법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그러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역시 자신의 잣대로 볼 때 아무것도 잘못한 것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헌정사상 처음으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마친 뒤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을 들어서며 지지자들을 향해 환하게 웃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를 통해 뇌물수수·직권남용·강요·공무상 비밀누설 등 13개 혐의의 공범으로 적시된 상태다. 사진=포커스뉴스
▲ 헌정사상 처음으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마친 뒤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을 들어서며 지지자들을 향해 환하게 웃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를 통해 뇌물수수·직권남용·강요·공무상 비밀누설 등 13개 혐의의 공범으로 적시된 상태다. 사진=포커스뉴스

사회자가 헌재 선고에 대해 “청와대 참모·대리인단이 계속 부정확한 보고를 이어가고 선고 순간까지 박 전 대통령은 기각을 생각하고 있었다는 얘긴데 어떻게 보시느냐”는 질문에 전 작가는 “제가 아는 사람에게서도 흘러나왔는데 청와대 분위기는 영상 10도”라며 “봄이 왔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직언을 하는 사람을 옆에 두기보다는 변호인단도 끊임없이 대통령의 기분과 심기를 북돋아주는 역할에 치중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작가는 “박 전 대통령이 아주 일정한 소수의 특정한 지지자들과는 소통한다고 볼 수 있다”며 “8인의 호위무사와 집 앞에 계신 몇 백 명의 분들과 친박집회에 나오는 분들과 교감을 통해 촛불집회 2배다, 3배다 이렇게 생각하는 대통령을 볼 때 얼마나 그동안 국내 상황이나 대외 상황에서 인지 능력이 부족했는가 느끼게 된다”고 지적했다.

전 작가는 “유아무야 동정론으로 넘어가게 되면 제2의 최순실, 제3의 최순실이 분명히 나올 것이고 5년 정도 형을 받아 2~3년 만에 나오게 되면 또 하나의 박근혜 소공국이 어느 지방에서 세워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우려했다.

박근혜와 최순실의 관계에 대해서 전 작가는 “40년 동안 최순실이 박 전 대통령을 대했던 상황은 일종의 재주 부리는 곰을 만들기 위한 사육과 조련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표현했다.

전 작가는 “그렇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은 모든 것은 최순실이 했다고 하고 최순실과 고영태의 불륜이 국정농단의 빌미였다는 한심한 말을 하지 않느냐”며 “둘 사이는 경제공동체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이 1년 이상 진행될 재판에서 최순실에게 모든 것을 떠넘긴다면 최순실로서도 놀라운 말들을 많이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 작가는 “5년 뒤에 나와서 많은 돈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굉장히 많다”며 “최순실과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은 매우 엄정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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