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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한 ‘혼술남녀’ PD 유가족 “그들은 괴물이었다”

[현장] tvN 혼술남녀 고 이한빛PD 유족 기자회견 “살인적 노동구조 반성 없이 아들 폄하만”

2017년 04월 18일(화)
정민경 기자 mink@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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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괴물이었습니다. 인간의 정서와 마음을 따뜻하게 움직이는 콘텐츠를 만드는 곳임에도 비인간적이고 야비했습니다. 한빛이가 실종이 됐을 때도 찾을 생각도 않고 새벽까지 먹고 마셨습니다. 실종신고가 들어가자 책임회피를 위해 엄마에게 아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폄하했습니다.”

tvN 드라마 ‘혼술남녀’의 조연출 고 이한빛(27)씨 어머니의 말이다. 고 이한빛씨는 지난 10월26일 ‘혼술남녀’ 종방연이 있었던 서울 강남의 호텔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관련기사: tvN '혼술남녀' 조연출 종방연 다음날 자살)

18일 오전 고 이한빛씨의 유가족과 청년유니온 등 26개 단체는 대책위원회 발족을 알리고 CJ E&M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유가족과 청년유니온 등은 그가 목숨을 끊은 이유를 ‘시청률 경쟁에만 혈안이 돼 구성원을 도구화하는 드라마 제작환경과 군대식 조직문화’라고 규정하고 ‘사회적 살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고 이한빛PD를 죽음으로 몰고간 이유를 △살인적인 노동강도 △본인의 신념과 맞지 않는 일을 하게 되며 괴로워함 △연출팀 내 따돌림 등으로 꼽았다.


고 이한빛씨의 어머니 김 모씨는 “대책위가 꾸려지고 이렇게 기자회견을 하게 되는 것이 아들의 죽음을 인정하는 것 같아 나서지 않았다”며 “하지만 아들이 죽은 이후 남편이 술과 수면제로 살면서 간이 망가져 중환자실에 입원해있어 유족 대표로 나서게 됐고, 한빛에게 갚아야 할 것이 많아 나서기로 결정했다”며 늦게라도 기자회견을 열게 된 이유를 밝혔다.

어머니 김 모씨는 CJ E&M측의 이씨의 사망 이후 대응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김씨는 “아들의 실종사실을 알고 tvN에 찾아가 선임PD를 만났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한 시간 넘게 한빛이 불성실했고 비정규직을 무시해 갈등을 초래했다고 비난했다”면서 “나중에 한빛이의 유서를 보니 이 선임PD의 말이 철저한 책임회피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김씨는 아들을 죽음으로 몰고간 이유 중 하나가 CJ E&M의 ‘살인적인 노동강도’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아들에게 건너들은 회사생활 이야기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 투성이었다”라며 “우선 촬영에 들어간 이후 얼굴을 볼 수 없었고, 일주일에 한 두 번 들어왔고 집에 들어와서도 2시간을 자고 다시 나가 몸이 버틸 수 있을지 걱정됐다”고 전했다.

이어 김씨는 “식탁에 앉아서 아들의 상한얼굴을 보고 힘드냐고 물어봤는데, 사람이 오죽 없으면 A부터 Z까지 모든 일을 해야 하나, 기계처럼 사람을 쓴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렇게 일이 많으면 인력을 충원하는 게 맞는데 신입이라고 마음대로 시켜도 된다고 생각하는 그들의 조직에 의문이 들었다”고 밝혔다.

▲ 고 이한빛PD의 동생 이한솔씨와 어머니 김혜영씨.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고 이한빛PD의 동생 이한솔씨와 어머니 김혜영씨.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유가족의 주장에 따르면 고 이한빛씨는 ‘혼술남녀’의 조연출을 하며 촬영 중간에 촬영팀 교체를 겪었고, 촬영팀에게 계약파기를 알리고 계약금을 환수 받는 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일을 하며 본인의 신념과 충돌하는 부분 때문에 고통을 받았다고 한다.

고 이한빛씨의 어머니 김씨는 “아들이 첫방송 직전에 촬영팀 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계약파기로 인한 비정규직들에 대한 애환, 고통에 대해 마음 아파했다”면서 “나 역시 그들은 그렇게 사람을 쉽게 자를 수 있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고 이한빛PD의 동생인 이한솔씨 역시 “형이 촬영팀 교체에 대한 일을 맡으면서 이전 촬영팀에 대한 계약금 등을 환수하는 일을 했는데, 환수하면서 너무 힘들어했다”라며 “촬영팀이 바뀐 것은 촬영팀이 잘못해서가 아니라 ‘혼술남녀’팀의 시스템상 잘못이었는데 계약직들의 책임으로 넘어가고, 그 상황에서 ‘관리’를 해야 하는 상황을 괴로워했다”고 설명했다.

고 이한빛PD는 이렇게 자신의 신념과 맞지 않는 일을 하며 괴로워했고 팀 내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한솔씨는 “10월1일 형이 선임PD와 함께 이야기를 하는 녹취파일이 있다”면서 “형이 촬영팀 교체건과 관련해 문제제기를 하자 선임PD는 비난을 시작했고, 형은 말이 안통한다고 생각했는지 말을 접는 상황이 녹취돼있다”고 말했다.

또한 유가족들은 고 이한빛 PD가 연출팀 내에서 따돌림과 같은 상황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따돌림의 이유를 촬영팀 교체와 관련한 문제제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고 이한빛PD의 어머니 김씨는 “단체카톡방을 보니 한 젊은이를 비열하게 모멸감을 주며 코너로 몰아갔는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가족과 청년유니온 등 시민단체는 18일 ‘tvN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앞으로 진상조사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CJ E&M의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운동 △고 이한빛PD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시민 추모제 (4월28일 금요일 저녁 7시, CJ E&M 앞) △드라마 현장 내 노동실태와 폭력에 대한 제보센터 운영‧추후 토론회 개최 등의 활동을 펼칠 것이라 밝혔다.

또한 19일 CJ E&M 사옥 앞에서 고 이한빛PD의 동생 이한솔씨의 1인시위를 시작으로 릴레이 시위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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