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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롤 모델, BBC가 달라졌다

BBC트러스트 10년 만에 폐지…영국의 방통위 ‘오프콤’ 규제 속 수신료 징수 변화 전망도

2017년 04월 21일(금)
정철운 기자 pierce@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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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최고권위의 공영방송 BBC의 최고의사결정기구로서 관리감독을 맡아왔던 BBC트러스트가 4월3일 폐지됐다. 2007년 출범한지 10년만이다. BBC트러스트가 맡았던 역할은 신설되는 BBC이사회와 정보통신규제기관 오프콤(Office of Communication)에게 맡겨졌다.

지난해 3월 영국 정부가 의뢰한 보고서에서 BBC감독기관이 의사결정기구를 겸임하는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 같은 지적을 로나 페어헤드 BBC트러스트 회장과 토니 홀 BBC사장이 동의하며 BBC 규제권한은 우리나라의 방송통신위원회 격인 오프콤에, 의사결정 권한은 BBC이사회로 나뉘게 되었다. 지금껏 사실상의 자율규제로 운영되어온 BBC에서 당장 정부 입김이 반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BBC이사회의 절반 이상을 정부가 위촉할 수 있어서다. BBC역사상 외부규제기관 감독은 이번이 처음이다.

BBC의 자율규제모델을 이상적으로 묘사해왔던 한국 입장에선 BBC의 변화에 당장 눈길이 간다. 공영방송 전문가인 정준희 박사(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는 “오프콤이 우리나라 방통위처럼 논란이 있는 규제기관은 아니다. 바뀐 구조 자체가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이후 BBC의 상황을 두고 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 영국 BBC 정문. ⓒ정철운 기자
▲ 영국 BBC 정문. ⓒ정철운 기자
BBC는 2012년 국민MC 지미 새빌이 사망한 뒤 그가 명성을 이용해 수백 건의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폭로가 등장해 위기를 겪었다. 새빌이 BBC방송국 내에서만 공식적으로 16건의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내부 조사결과가 나온 가운데, 새빌의 범죄를 다룬 BBC 시사물 ‘뉴스나이트’ 방영이 내부 지시로 취소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때부터 BBC트러스트 폐지안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샤론 화이트 오프콤 의장은 BBC 규제안 준비현황을 밝혔다. 그는 오프콤이 평가하는 BBC의 품질은 독창성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무엇보다 “BBC는 다양성을 더 이끌어내야 한다”며 수용자 연구 결과 노인층과 여성, 소수인종이 TV에서 자신들이 부정적으로 묘사되고 있다는 답변을 예로 들었다.

오프콤은 BBC가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적서비스라는 점을 고려해 BBC의 결과물이 상업방송과 구별되는지 역시 감독하게 된다. 2015년 11월 BBC 프로그램 ‘보이스’는 상법방송 프로그램과 유사한 포맷이란 이유로 제작권한이 경쟁사인 ITV로 넘어갔다. BBC 영리기구인 BBC스튜디오와 월드와이드에 대해서는 규모로 시장을 왜곡시키지 않도록 보호 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 BBC 로고. ⓒBBC
▲ BBC 로고. ⓒBBC
BBC는 수신료 폐지를 주장했던 존 위팅데일 문화부장관을 비롯한 보수당의 ‘편파보도’ 공세와 지미 새빌 스캔들 속에서도 다음번 국왕칙허 갱신 때까지 수신료를 기반으로 한 재원 구조를 지켜낸 것이 성과라면 성과다. BBC 수신료는 연간 24만5000원으로 TV를 보유한 가구 모두 납부 대상이다. 영국에선 TV 보유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가구에 의무적으로 수신료를 부과하고 있는 독일처럼 바뀌어야 한다는 논의를 비롯해 수신료를 주민세와 통합시켜 일종의 누진세처럼 걷자는 논의도 있는 상황이다.

독일은 2013년부터 수신료를 방송분담금이란 이름의 세금으로 걷으며 공영방송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독일 연방행정법원은 2016년 “방송분담금은 공영방송 프로그램을 수신할 가능성에 대한 반대급부로 거둬들여지며 공영방송의 분명한 사회적 역할을 정립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정준희 박사는 이와 관련 “기술이 발달하며 비실시간 시청자도 늘고 TV수상기 보유를 기준으로 수신료를 책정하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경우 최근 박주민 더민주 의원이 수신료를 전기요금에서 분리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준희 박사는 “한국의 수신료 징수방식은 공영방송에 대한 보편적 지지만 있다면 효율적인 징수시스템이지만 현재 전기세 통합징수는 (정부와 공영방송이) 보편적 지지를 회피하려고 만든 제도”라고 지적하며 “국민들이 공영방송을 지지하고 공영방송은 국민들에게 존재이유를 입증하는 책임 있는 연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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